외국여행

65세의 젊은이가 중공과 동유럽을 헤매다<39>-네룻다이의 해맞이오 하산하는 길-

어르신네 2006. 10. 5. 19:57
 


넴룻다이의 일출 과 하산하는 길

2005년 11월 13(일) 높은 구름

아침 5시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sun rise를 보기 위해 넴룻다이 정상을 올랐다.

2150m의 山上이라서 여간 춥지 않다. 옷도 시원찮아 걱정을 했지만 용케 잘 견뎠다. 다행히 눈도 많이 쌓이지 않았고 바람도 없어서 등반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물론 자동차로  산마루 아주 가까이까지 가서 정상을 오르는 것이었다. 어저께 일몰 광경을 감명 깊게 보았고 정상에 있는 원추형 무덤과 동서 테라스에서 석상(石像)들도 이미 보았다. 그러나 다시보고 좀더 그 모습을 마음에 각인하고 싶었다.


동쪽 테라스에는 신상의 머리가 지진으로 인하여 좌대에서 떨어져 내린 것을 좌대 앞에 배열해 놓았는데 서쪽  테라스에는 좌대의 몸체가 모두 파괴되어 두상과 함께 땅 바닥에 흩어져 있다.


새벽에 우리보다 앞서 터키 남녀들이 여러 명 올라와서 무덤의 꼭대기에 올르고 내리면서 작은 돌들을 흘러내리게 하고 있었다. ‘정상 봉우리에 오르지 말라’는 표지가 써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면서 마냥 즐거워하였다.


새벽 일출은 어제 저녁 일몰의 모습에 못지않게 장관이었다. 아침 날씨가 맑아 솟아오르는 해의 아름다운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다. 너무나 감격스러워 솟아오르는 해의 모습에 정신이 빼앗겼었다. 세상에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이 또 어디 있겠는가! 해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저 멀리 지표면으로부터 붉은 빛이 하늘을 붉게 물들여 그 고운 색상은 이 세상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지상 최고의 그림이었다. 넴룻다이에서 아침 해의 감격을 안고 이 대자연 속에 함몰되고 싶었다. 그러나 워낙 기온이 낮고 추위서 더 이상 산상에 있는 것이 무리였다. 대만 아가씨는 벌써 차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산장 Gunes로 내려오니 아침 식사 준비를 해 놓았다. 아침식사라고 해야 우유와 찐 계란 한개 그리고  샌드위치가 고작이긴 하지만.....마침 식사가 끝나자마자 배낭을 챙겨 말라탸로 떠났다.


대만 아가씨는 더운 지방에서 태어나서 추위에 적응하지 못하여 고통스러워 하였다. 내가 좀 어떻게 도와 줄 방법이 없어 안타까웠다. 그 좋은 아침 일출도 그녀에게는 추위 때문에 그리 좋은 경험이 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녀는 돌아오면서 추위에 대해서만 얘기를 했다. 한국의 겨울과 비교하여 오늘 아침 추위가 어떠냐고 물으면서 추위에 진저리를 쳤다.


옵션을 권하는 것을 미리 차단하였더니 다른 곳을 더 보고 가자고 보채지도 않고 그냥 말라탸로 바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도 어제처럼 아슬아슬한 낭떠러지를 끼고 산모퉁이를 이리저리 휘감고  돌아갈 때는 마음이 아찔아찔하였다.


산이 크고 골짜기가 깊은데도 골골이 사람이 들어 살고 있다. 깊은 골짜기 길을 다녀야 하는 이곳 사람들은 말과 당나귀를 주로 이용하는 모양이다. 자동차를 가진 집들도 보였지만 남녀노소 없이 말과 당나귀를 타고 길을 가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마을을 지날 때마다 집의 뜰에 말이 매여 있는 것도 많이 보였다.


산에 조림을 해서 숲이 제법 형성되었다. 늦가을 단풍이 곱게 계곡을 장식하여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였다. 그러나 물이 흐르는 골짜기에서 산등성이 쪽으로 올라서면 대부분 말라붙은 잡초들이 엉성하게 땅에 붙어있고 대부분 민둥산들이다. 그런 민둥산에 먹일 것이 어떤 것이 있기에 양들을 그리고 데리고 가는지 궁금하다.

 

이번 넴룻다이 여행은 생각했던 것보다 쉽게 그리고 싼 값으로 갔다가 온 것 같다. 50TL가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이 정도의 돈으로 그 험하고 먼 거리를 갔다가 오고 거기다가 1박 2식까지 포함하는 것이 우리나라 돈으로 따지면 40,000원도 안 되는데, 글쎄, 이곳 사정과 한국 사정은 다르지만 오히려 싼값에 투어를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넴룻다이 등정에서 너무 기분이 좋은 나머지 모든 것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실 옵션을 권하지도 않았고 여행이 끝날 때까지  계약한 것  이외에는 다른 잡비나 팁도 요구하지 않아서  일체 얘기가 없어서 고마웠다. 넴룻다이 등정은 참 잘 했다. 아-- 그 먼 거리를 단 두 명의 손님으로부터 100TL(80,000원 정도)로 운전수와 함께 3명이서 1박 2일에 다녀온 것이다.

말라탸에 돌아오니 12시가 조금 지났다.


오늘은 말라탸에서 하루 더 쉬고 내일 카이세리를 거쳐 누구나 한번은 꼭 가고 싶어하는 유명한 카파토키아 지역으로 가기로 하였다. 카이세리행 버스는 내일 아침 9시 30분에 발차하는 것을 예매해 놓았다. 대만 아가씨는 오늘 오후 2시 30분에 마드린으로 가는 버스표를 예매하였다. 나는 마드린에서의 유의해야 할 점을 몇 가지 알려 주었더니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해어졌다.


아침과 점심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저녁에는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으려고 시킨 저녁밥이 값이 만만찮아 배가 부른 것이 아니라 아팠다.

여관에서 사워를 하려고 했더니 3TL를 더 내야 샤워기에 더운 물을 공급해 주겠다고 하여 기분이 상하였다. 그래서 본전을 찾을 요량으로 샤워를 하면서 입고 있는 옷을 모두 빨았다. 새까맣게 된 조끼를 벗어 빨았더니 마음도 깨끗해지는 것 같았다.


다음은 넴룻다이의 일출입니다.




 

 

다음은 일출을 맞이하는 넴룻다이의 동쪽 테라스의 신상들입니다.

 

 

다음은 넴룻다이 서쪽 테라스에 았는 신상들입니다


 

 


목동

 


말라탸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말탄 사람

 



넴룻다이에 있는 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