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의 젊은이가 중동과 동유럽을 헤매다<45> 카파도키아5.
카파토키아 5. 제미 밸리(Zemi Valley)와 Nevsehir
2005년 11월 19일(토) 하루종일 구름
Robin과 Erika가 자전거로 산르우르파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닷새 동안 한방에서 기거했으니 생각하면 대단한 인연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어지고나면 다시 만날지 기약이 없다. 한국에 오면 나에게 꼭 연락하라고 했다. 그들은 이번 여행을 중국에서 끝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었다. 참 대단한 젊은이들이다. 세계를 자전거로 여행을 하다니...........
나는 오늘 밤차로 안탈랴로 가려고 보따리를 싸서 여관에 맡겨놓고 일단 체크 아웃을 했다. 아침을 여관에서 먹고 로빈이 나에게 소개해준 ‘괴레메 야외 박물과 우측에 있는 Zemi Valley로 갔다. 제미밸리도 굉장한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참으로 장대한 바위들이 보여주는 그 위용에 압도되어 넋을 놓을 지경이었다. 장대한 버섯 바위들이 사람이 일부러 만들어 세운 것처럼 도열해 있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기이하다. 그리고 바위를 파고 들어가 그곳에 사람들의 거쳐로 이용한 것도 신기하기만 하였다. 자연이 인간에게 기꺼이 베풀어 준 것을 인간은 또 그것을 최대로 이용한 것이다.
관광시즌이 지나서 그런가 여기도 2시간이 지나도록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동양인 남녀가 오토바이를 타고 굉음을 내면서 언덕으로 올라와서 오토바이를 세우고 내리더니 앞에 내가 있는 것을 못 보았는지 정신없이 포옹을 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어리게 보였다. 그러다가, 자기들 옆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눈치 차렸는지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급히 더 위쪽으로 달아나고 말았다. 고얀...............
언덕에 오르니 Zemi Valley를 중심으로 Goreme Open Air Musium 그리고 Rose Valley와 Red Valley가 모두 한 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로 Uchisar, 동쪽으로 Ortahisar가 보였다. 괴레메 야외박물과과 그 뒤로 Kiliclar그리고 그 뒤의 로즈밸리와 레드밸리가 도열해 있는 듯하다. 그리고 레드밸리 뒤쪽 제르베(Zelve) 야외박물과 파샤바(Pasabag)가 멀리서 손짓하는 듯하다. 그러니까 제미 밸리의 위쪽 언덕에 올라서면 괴레메의 모든 볼거리가 한 눈에 다 들어온다.
언덕에 올라앉아 제미밸리의 기묘한 바위들을 바라보고 멀리 로즈밸리와 레드밸리 등을 바라보면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골짜기로 내려왔다. 우측에 좀 경관이 좋아 보이는 골짜기로 들어가 보았다. 좀 외지고 인적이 없어서 두려운 생각도 들었지만 암석에 동굴 흔적이 보이는 것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골짜기를 타고 내려가면서 모두 훑어보았다. 그러는 동안 간간히 그곳을 찾아 온 서양 사람들도 만났다.
제미 밸리에서 얼마간 내려와서 우측 언덕 길 위에 써있는 Nevsehir라는 안내판을 따라 올라가보았다. 조금 올라가니 좌측 전면에 좀 낮은 산이 있었지만 사방이 비교적 확 트였고 앞에 큰 버섯바위 두서너 개가 길을 막아섰다. 그 중 하나가 Nevsehir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 영감이 앉아 있다가 반겨주었다. 의자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나서 구경하라는 것이었다. 차와 사과를 얻어먹고 나서 관람료가 얼마냐고 하니까 티켓을 내미는데 5TL이었다. 언덕 위에 덩그렇게 놓인 바위 동굴 교회인데 교회 내부의 성화는 많이 훼손되었지만 성서 이야기를 그린 프레스코화로 그 내용은 선명하다. 그래서 성지 순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동굴의 관람료는 좀 터무니없이 비싼 것 같다. 관리인 영감은 미안해서 그런 것인지 심심해서 그런 것인지 나를 다시 자기 사무실로 이끌면서 추운데 따뜻한 차를 한잔 더 하고 쉬어서 가라고 하였다.
오늘 카파도키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안탈랴로 떠나는 날이다. 산에서 내려와 괴레메 중심지로 돌아와서 인터넷방에 들어갔다. 집에 소식 전하고 나서 내게 온 메일을 열려고 하는데 전기가 갑자기 나가버렸다. 그래서 여관으로 돌아와서 안탈랴로 떠나는 버스 시간(괴레메 오토갈에서 밤 10시에 출발)까지 쉬었다.
오늘 저녁 장거리 야간 버스를 타야하기 때문에 몸을 잘 관리해야 하는데 귀에서 자꾸 울림[耳鳴]이 생긴다. 날씨가 차서 감기 기운도 있는 것 같다. 역시 나이가 드니 생각지 않던 이상이 자꾸 느껴진다.
제미밸리에서 - 저 멀리 로즈밸리와 레드밸리, 중간부분이 괴레메 야외박물관 그리고 가장 앞쪽이 제미밸리. 그리고 저멀리 산 바로 뒤가 제르베 야외박물관입니다.
네우셰히르 동굴교회의 훼손된 벽화입니다.
자전거 여행을 하는 로빈과 에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