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스크랩] 65세의 젊은이가 중동과 동유럽을 헤매다<52> 다시 이스탄불로

어르신네 2006. 10. 22. 05:44
 



<다시 이스탄불에서>

2005년 11월 29일(화) 맑음  (아침에는 비가 오고 하늘에 구름이 덮였으나 곧 맑아짐)

밤버스로 셀추크에서 이스탄불로 왔다.

6시경에 버스가 어떤 선착장에 도착하여 배에 버스를 싣고 바다를 건냈다. 비가 내렸다. 정확한 지리를 알 수가 없어서 궁금하였다. 일본 여인들과 함께 버스에서 내려 선박 위층에 올라가서 전망을 살폈으나  미명의 새벽에다가 날씨마저 흐려서 시야가 멀리 및지 않았다. 30여분 도하(渡河)를 마치고 배에서 나온 버스는 빗길을 달려 꾀 많은 거리를 달려 왔다.  이스탄불의 20km지점에 도착하였는데, 좌우에는 인가 밀집지역과 산림지역이 번가라 나타났다.

이스탄불에 가까워지자 출근시간과 맞물려 차량들이 제자리걸음을 하였다. 보스프러스 해를 건널 무렵에 비가 그친 것 같다. 9시가 지나서야 오토갈에 도착하였고, 오토갈에서 슐탄아흐메드로 가는 세르비스를 탔다. 세르비스는 드럼 정거장까지만 운행하므로 거기서 다시 슐탄아흐메드로 가는 드럼으로 갈아탔다. 일본여인들은 나보다 한 정거장 앞서 내렸고 나는 슐탄아흐메드에 내려 동양여관으로 왔다. 나는 일본 여인들의 친절하고 상냥한 행동이 고마웠고, 또 해어지는 것이 좀 아쉬웠다. 그녀들도 트럼에서 내려 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다.


오늘은 여관에 쉬면서 지금까지의 터키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다음 동유럽으로의 여행 계획을 짜보았다.


2005년 11월 30일(수) 흐림 저녁에는 비

터키로 오던 첫날 고고학 박물관 토프카프 궁전 아야소피아 박물관 술탄아흐메트 자미를 둘러보고 그날 저녁에 바로 이스탄불을 떠나면서 다음 이스탄불에 돌아와서 못다 본 것을 마저 보고 돌아가리라 하고 마음먹었다. 

술탄아흐메트에 있는 책방을 돌아다니면서 동유럽에 관한 여행 안내서를 찾아보았으나 론니의 “East Europe" 이외에 마땅한 것을 찾을 수 없어서 그냥 돌아왔다. 여관에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하루 종일 아무 것도 하는 것 없이 여관에 묵고 있는 사람들과 어울려 잡담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후에는 바자르에 나가서 동부 유럽에 가서 입을 웃옷을 40TL주고 샀다. 그리고 돌아오면서 체코의 프라하 행 비행기 표를 구입했다. 12월 3일 새벽에 출발하는 비행기이다. 프라하에서 동부유럽의 몇몇 나라를 돌아다니다가 다시 이스탄불로 올 계획이었다.


신군이 셀추크에서 브르샤에 들렸다가 오늘 여기 동양여관으로 왔다. 그리고 셀추크에서 만났던 다른 젊은 친구 둘은 육로로 불가리아를 향하여 떠났다. 불가리아 국경에서 한국인들의 입국을 까다롭게 다루어 불가리아 입국을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행선지를 바꾸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그들은 많은 걱정을 하면서 떠났다.


나는 동양 여관에 오면, 동유럽을 여행하고 터키로 오는 사람을 만나서 동부 유럽 여행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하였다. 인터넷이 가동되면 거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뉴스에 지금 유럽에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하여 좀 걱정이 된다. 건강을 잘 챙겨야 할 것 같다


2005년 12월 1일(목) 흐리고 한 때 비.  며칠 전부터 어깨에 통증 증세가 있더니 오늘은 좀 심하게 왔다. 일시적인 증상이면 좋겠는데.......... 신군이 파스를 바르고 맛사지를 해주어 한결 풀린 것 같다.

오늘은 걸어서 이스탄불의 아시아 쪽에 갔다가왔다.

여관을 나서서 갈라타 다리 앞에 있는 예니 자미에 갔다. 자미에는 많은 신도들이 모여 앉아 회의를 하는 것 같았다. 나도 그 옆에 가서 앉아 그들이 하는 모양의 예를 올려보았다. 그랬더니 한 젊은이가 나에게 다가 와서 회교도들이 쓰는 실로 뜬 빵모자를 주는 것이었다. 돈을 달라고 할 것 같아서 사양하였더니 통하지 않았다. 돈을 보여주었더니 손사래를 치면서 받지 않았다. 무엇을 바라고 준 것인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예니 자미(Yeni Cami)를 나와서 이집션 바자르로 가 보았다. 일용품상과 각종식품 등 없는 것이 없는 시장이고, 그랜드 바자르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아주 번잡했다.


바자르를 나와서 칼라타 다리를 건너려고 갔는데 다리 난간에는 낚시대를 다리 밑 바다에 드리워 놓고 고기를 낚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리를 건너 신시가지 쪽으로 가서 돌마바흐체 궁전 가까이에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좀 바가지를 쓴 것 같다.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그 인근에 있는 고등학생들이 귀가하는 길에서 떼거지로 담배를 피워 물고 가는 것이었다. 고얀 놈들..... 그런데 이곳 학생들은 우리나라에 비해서 귀가 시간이 무척 빠르다. 고등학생들인데 오전 공부만 하고 귀가하는 것 같다.


돌마하흐체 궁전이 기가막히게 좋다는데 관람일정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해서 들어가지 못하였다. 돌마하흐체 궁전(Dolmabahce Saray) 앞을 지나서 베시크타스(Besiktas)에서 배를 타고 마르마라(Marmara) 海를 통하여 카드쾨이(Kadicoy)지역으로 갔다. 사실은 우스퀴다르(Uskudar)라는 아시아 지역으로 가서 보스프러스(Bosphorus) 다리를 건너는 버스를 타고 돌아오려고 했는데 배를 타고 보니 카드쾨이 행이었다. 배 삯이 1TL이다.


카라쾨이 지역의  칼라미스(kalamis)항구에 내리니 빗방울이 오락가락하였다.

이 지역에 대한 아무 정보도 가지고 오지 않아서 무턱대고 큰 길을 걸어갔다. 일용품 상회들이 즐비한 거리에 들어섰다. 서민들의 생활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나는 이런 시장을 보면 거기에 어떤 구경거리가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한다. 그래서 아무 볼 일도 없으면서 돌아다녔다. 

거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치열함이 보인다. 악을 쓰면서 소비자들을 끌어 모우는 시끌벅적함이 내 발길을 묶어두기도 했다.

시장에 나와 있는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면서 소비자들의 눈과 마주치려고 무던히 애쓰는 눈빛은 이글거리는 불같기도 하고, 읍소하면서 다가서는 모습에서는 애절함도 보였다. 여기 기웃 저기 기웃거리면서 장사꾼들의 속을 태우는 모습도 보이고 어떤 곳은 물건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는 곳이 있는가하면 사람들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상점도 있다. 


꽃장수 아주머니가 내 앞으로 꽃을 들고 와서 팔아달라고 막아섰다.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흔들었더니 하얀 꽃 한다발을 내 바지 주머니에 강제로 끼워놓는 것이었다. 얼마냐고 하니까 5TL라고 하였다. 나는 미안하다는 시늉을 하면서 돌려주려니까 3TL에 가져가라고 하였다. 그래도 나는 고개를 흔들었더니 2TL로 값이 내려갔다. 할 수 없이2TL를 주고 샀다. 그녀는 돈을 받아들고는 내소매를 끌고가더니 고맙다는 시늉을 하면서 노란 꽃 한송이를 덤으로 주는 것이었다.

배를 타려고 돌아서서 꽃이 있는 가게 앞을 지나오는데,

내가 꽃을 가지고 가는 것을 보고는 사람들이 꽃을 들고 따라오면서 자기들의 꽃도 사라고 졸라대는 바람에 겨우 그 앞을 빠져나왔다.


꽃을 들고 배를 탔더니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로 쏠렸다.

당황스럽기는 하였지만 태연한 척하였다. 돌아올 때의 배는 시르케지(SIrkeci) 역 앞의 에미뇌뉘(Eninono) 항구로 돌아가는 배를 탔다. 돌아오면서 마라마라 해에서 바라보이는 토프카프 궁전과 아야소피아 박물관 술탄아흐메트 자미 등의 광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만약 날씨가 맑았으면 일몰광경이 더하여 천하절경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에미뇌뉘 항구에 내렸을 때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였다.

항구에서 내리고 보니 꽃을 두고 그냥 내렸다. 배를 타고 오면서 갈매기들이 나는 모습에 정신이 팔려 사진을 찍다가 의자에 놓고 깜빡했던 것이다. 나는 매사가 그 모양이다.



2005년 12월 2일 (금) 흐리고 한 때 비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니 어깨 통증이 또 일어났다. 신군이 맛사지를 해주어 한결 좋아진 것 같긴 한데......

오늘은 하루를 쉬면서 체코에 갈 준비를 해야 했는데 사실은 마음만 달았고,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다.

지하에 있는 홀에서 여행하는 젊은이들과 담소로 시간을 보냈다. 젊은이들의 순발력을 따라잡기는 어렵더라도 내 나름대로 잘 조절해 가면서 여행을 해야겠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오늘도 동유럽에 대한 변변한 정보를 얻지 못하였으니 현지에 가서 부딪히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게 되었다.

오후에는 그랜드 바자르에 가서 신발을 샀는데 발에 좀 헐렁한 것 같다. 신발이 편해야 여행도 편한데

저녁에는 신군이 실린제에서 가져온 포도주로 작별 주를 나누었다. 신군과는 안탈랴에서 만나서 지금까지 서로 인연의 끈을 달고 있었다.

이곳 동양여관이 좀 비싸긴 하지만 같은 한국인들끼리 정보를 나눌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많이 모여드는 것 같다. 

대한항공 기장이라는 사람이 찾아와서 나의 여행 경험담을 듣겠다고 찾아왔다. 경험한 대로 좀 얘기는 해 주었지만 별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없어서 미안하였다.


내일 새벽 3시에 일어나서 공항으로 가는 차를 타야 하기 때문에 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예니 자미 (야경)


예니 자미 앞의 비둘기 모이 파는 사람들

예니 자미 내부

 

이집션 바자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워 물고 가는 고교생


배를 다고 술탄아흐메드를 바라본 광경--날이 흐려서 사진이 잘 보이지 않는데

그 바라보이는 광경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출처 : ONE WORLD TRAVEL MAKER 5불생활자
글쓴이 : kks720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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