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의 젊은이가 세계를 헤매다<98> 나폴리
나폴리
2006년 2월 10일 (금) 맑음
오늘은 나폴리를 다녀왔다.
오늘 아침에는 민박집에 들어있는 사람들이 모두 일찍 관광을 나가고 없었다. 내가 타고 갈 나폴리 행 테르미니 역 발 기차는 10시 25분이었기 때문에 컴퓨터를 쓸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그래서 피렌체에 있는 민박집을 검색해서 서너 군데를 알아보았다.
기차는 10시 27분에 떼르미니 역을 출발하여 12시 20분경에 나폴리 중앙역에 도착하였다. 테르미니 역에서 정시에 출발한 열차는 남쪽 나폴리를 향하여 힘차게 달렸다. 열차길은 우리나라 중앙선처럼 터널이 많았다. 그런데 로마에서 출발하여 역사를 빠져나가자마자 좌우에 고대 유적지가 많이 나타났다. 이 철도를 만들었을 때 유적지를 많이 파괴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일반 가옥들이 산 중턱이나 높은 언덕에 형성된 것이 많이 보였다. 언덕 아래 양지 바른 곳을 주거지로 정하는 우리나라의 주거형태와는 다른 다른 것 같았다. 그렇게 된 연유는 생활양식 가옥 구조 기후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한 것이 있겠지만 언덕 위에 덩그렇게 가옥들이 올라선 모습은 어쩐지 좀 낯설어 보였다.
12시14분에 나폴리 중앙역에 도착하여 역사로 들어가서, 저녁에 로마로 돌아갈 기차표를 구입하였다. 마침 이탈리아 말을 하는 한국학생을 만나서 표를 사는데 도움을 받았다.
나폴리 관광은 시내 중요지점만 돌아보고 로마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중앙역사(中央驛舍)에 붙어있는 맥도날도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중앙역 앞 광장을 건너서 꼬르소 움베르또 거리로 들어섰었다. 지도를 보면서 10분 남짓 걷다가 우선 두모오(주교 성당)을 보기 위하여 꼬르소 거리에서 우측으로 꺾어 약간 경사진 길을 올라갔다. 두오모 성당은 문이 잠겨 있어서 외관만 살펴보고 나왔다. 오던 길을 되돌아서 다시 꼬르소 거리로 나와서 나폴리 항구가 있는 쪽으로 걸었다.
나폴리 항구를 향하여 꼬르소 거리를 걷다가 오른쪽에 대학(unversita)이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학교의 부지가 도시의 한 블록을 다 차지 한 것 같았다. 학교의 정식 명칭을 알 수가 없었다. 안내판에 쓰여 있는 글자가 전부 이탈리아어로 되어서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건물 사이의 벤치나 계단에 앉아 담소하거나 책을 보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참으로 좋아보였다.
대학에서 다시 꼬르소 거리로 나와서 누오보 성을 향하여 걸었다. 꾀 먼 거리였지만 거리의 풍경을 보기 위해서 걷기로 하였다. 꼬르소 거리는 대체로 옛 건물들이 즐비하게 이어졌는데 간간히 신축건물들도 나타났다. 보비오 광장과 무니씨삐오 광장을 지나서 누오보 성까지 오는데 한 시간 이상은 걸었던 것 같았다. 누오보 성은 웅장한데 개방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리고 성 아래에 있는 나폴리 베베렐로 항구(Porto Beverello)로 갔다. 쏘렌토와 카프리로 가는 선박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수많은 배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항구가 무척 깨끗하고 아름답다. 나폴리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쏘렌토(Sorrento)와 뽐뻬이(Pompeii)를 가보았어야 하는데, 왜 그런 계산을 하고 오지 않았는지 후회가 되었다. 이 아름다운 바다를 한번 훑어보고 지나간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항구에 정박해 있는 예쁜 보트의 모양이 항구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같았다.
누오보 성과 항구 사이에 난 대로변을 따라 뽈레비쉬토 광장(Piazza del Plebiscito)을 향하여 걸었다. 누오보 성의 끝자락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광장으로 올라갔다. 뽈레비쉬토 광장은 무척 넓은데 광장 중앙 전면에 누구를 기념한 동상인지 기마상이 있고 주변에는 네오 클라식 풍의 싼 프란체스꼬 디 파올라 교회(San Francesco di Paola)와 리알레 궁전(Palazzo Reale) 등이 있다. 성당 안에도 정원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고 거기서 바라보이는 바다의 경치도 아름답다.
광장에서 바다가 보이는 언덕으로 갔다. 나폴리 앞 바다는 그림처럼 아름답다. 벤치에 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다만 바라보았다. 바닷가 여기저기에는 연인들이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바다 위에 떠다니는 돛단배들의 완만한 움직임도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 정말로 발길을 돌리고 싶지 않았다.
다시 쁠레비쉬토 광장을 가로 질러 톨레도 거리(Via Toledo)에 들어서서 라 갈레리아 움베르토(La Gallia U,berto)로 발길을 옮겼다. 광장에서 톨레토 거리로 들어서서 조금만 걸어가면 우측에 나폴리의 응접실이라는 갈레리아 움베르토가 보인다. 유리로 천정을 만든 큰 홀인데 거기에 들어가서 돌아보았다. 시민들의 사교와 쉼터 구실을 하는 곳 같았다. 그 안에는 물론 상회들이 있었다. 이 곳은 야외의 삶을 사랑하는 도시민들의 중심지로서 많은 예술가들의 만남의 장소였다고 한다.
이어서 무니시삐오(Municipio)로 향하여 발길을 옮겼으나 지나쳐가서 단테 광장이 나타났다. 해가 질 무렵이 되어서 건물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었다. 이어서 Chissa di Gasu Nuovo로 갔다. 성당안에 들어가니 미사를 집전하고 있었다. 뒷줄에 서서 주모경을 바치고 나왔다. 탑이 인상적이었다. Museo Archeologico Nazionale를 향하여 힘차게 발길을 재촉했으나 시간상 관람이 안 되었다. 두오모 성당 쪽으로 꺾어진 길을 따라 들어갔다. 두오모 성당에 들어갔다. 마침 그 큰 성당안 두 곳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었다. 우측에 있는 미사 집전하는 곳으로 가서 미사에 참여해 보았으나 강론을 알아들을 수도 없고 해서 또 주모경만 바치고 나왔다. 성당 내부는 무척 넓고 각종 장식물로 가득하였다. 그리고 추기경의 유해인 듯한 것을 모셔 놓은 곳 앞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두오모 성당을 나오니 어둠이 완전히 내렸다.
또 Chiesa di S. Caterina a Formiello로 갔다. 어둠이 내려 외곽만 둘러보고 나폴리 역으로 갔다. 나폴리 역 광장 앞에서 3유로짜리 캐밥을 사서 먹었는데, 점심때 8유로짜리 맥도날드에서 먹었던 빵보다 양도 많았고 맛도 좋았다.
7시 14분 나폴리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19시 10분경에 로마 중앙역에 도착하였다. 민박집<이모네>에 들어가니 벌써 술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나폴리는 아름다운 곳으로 인근에 볼거리도 많은데 하루 정도 유숙하면서 더 많은 곳을 돌아보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생각이 짧아서 많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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