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65세의 젊은이가 세계를 헤매댜 <106> 고아(Goa)

어르신네 2007. 11. 26. 23:11
 


고아(Goa)

2006년 2월20일(월) 맑음

어제 저녁 6시에 뿌네를 출밤한 버스는 오늘 아침7시 30분경에 고아(Goa)의 빤짐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였다.

빰짐에서 바로 마드가온으로 가는 미니버스(17Rs)로 갈아탔다.

마드가온의 까담바(Kadamba) 버스 정류장에서는 다시 꼴바(Colva)로 가는 버스로 갈아탔다. 꼴바와 베나울림으로 갈라지는 길목에서 두 번째 정거장에서 내렸다.

숲 속으로 난 길을 따라 가다가 Malika G.H.에 들었다. 방이 깨끗하고 넓어 마음에 들었다. 1박 300Rs.

짐을 풀고 빨래를 하였다. 지금까지 밀렸던 빨래를 몽땅 다했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이라 3일 정도 쉬었다가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빨래를 한 다음 밤차에서 시달린 몸을 풀기 위해 잠자리에 누웠더니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환전도 하고 에나꼴람 행 기차표 예매를 하기 위해서 마드가온에 나갔다가 왔다.


외국에 나와서 돌아다니는 것이 꼭 5개월이 되었다. 5개월 동안 외국에 다니면서 시달릴 만큼 시달렸고 어려웠던 고비도 많이 넘겼다.  자만심 같은 것이 생기기도 하였다. 자만심은 금물인데.........

여관에 돌아오니 발코니에 햇빛이 걸려있었다. 바다에 나가서 일몰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바닷가로 나갔다. 예상은 했지만 여관과 바닷가와의 거리가 꽤 멀었다.

바닷가에 닿기도 전에 해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을 지도 모른다는 조급한 생각이 들었다. 바뿐 걸음걸이로 해변으로 향하였다. 해변으로 가는 길은 작년에 아내와 함께 왔을 때 베놀림에서 내려 바닷가로 갔던 바로 그 길이었다.

다행히 해가지지 않아서 일몰의  장엄한 광경을 볼 수가 있었다. 일몰을 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해변에는 수영복 차림의 서양인들과 그들에게 팔 물건을 들고 다니는 인도 행상인들로 북적였다.


해는 지는데 아직도 물 속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고 꼴바 북쪽 끝자락에서는 Sun down cruises가 한창이고 Boat에 hang glider를 메어달고 즐기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해는 지고 아직도 해변에는 어둠이 내리기 직전이지만 사람들은 해변을 떠날 생각을 않았다. 나도 그 속에서 붉게 타는 놀을 보면서 오래도록 서 있었다.

어둠이 드리워진 해변을 빠져 나와 꼴바의 한길로 들어서자  각종 기념품 가게와 음식점들이 휘황찬란한 조명으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식당에 들어가 인디안 커리(curry)를 100Rs에 시켜먹었다. 좀 과분한 금액이한 생각이 마음을 눌렀지만 오늘 아침 점심을 시원찮게 먹었으니 저녁이라도 괜찮은 것을 먹고 싶었던  것이다. 맥주도 한 병 사서 마셨다.


저녁을 먹고 나니 7시 20분이었다. 꼴바에서 베나울림으로 가는 길목에 여관이 있는데  2km 정도 걸었다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여관을 살펴보았으나 전혀 낮선 곳이었다. 그래서 좀 더 걸어갔다. 아 그런데 앞에 철길이 가로 막아서질 않는가? 가당치 않은 곳이었다. 그래서 어딘가 하고 물었더니 이 철로는 마드가온에서 와스코다 가마(Vascoda Gama)로 가는 철로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꼴바에서 상가건물들이 밝혀놓은 전등불빛이 밝은 곳으로만 쫓아가는 바람에 마드가온까지 걸어나온 것이었다. 맥주를 마셔서 방향감과 거리감을 상실했던 모양이다.

나는 꼴바까지 되짚어 갔다가 다시 돌아나오면서 유심히 살펴보았다.

갈림길이 나왔다. 낮에 보았던 갈림길이 아니었다. 거기에는 학교가 있었는데 이 갈림길에는 학교가 없었다. '아, 그럼 마드가온에서 들어오다가 베나울림과 꼴바로 갈라지는 곳이 또 있는가? 그랬다. 그 갈림길에서 불빛이 밝은 좌측으로 가지 맑고 불빛이 거의 비치지 않는 골목길 같은  베나울림으로 난 길로 가야 했다.

잘못된 판단과 약간이 취기와 언어의 장벽으로 생고생을 했다. 어둑한 길을 따라내려갔더니 학교가 보이고 길이 낯이 익었다. 여관에 도착하니 10시50분이었다. 여관주인도 걱정이 되었던지 내가 돌아올 때까지 밖에서 서성익 있었다.  온몸에 땀이 주르르 흘렀다.


이 경관좋고 쉬기 좋은 고아에서 3일 정도 쉬었다가 가려고 생각했는데 에르나꿀람 행 기차표를 보니 22일자가 아닌가 하루밖에 더 쉴 수가 없게 되었다. 어제 밤 덜컹거리면서 좋지 못한 길에서 14시간을 버스에 시달렸던 몸이라 피곤이 누적될까 걱정이 되었다. 코친에 가서 사정이 좋으면 거기서 좀더 쉬었다가 가기로 해야 할 것 같다.

오늘처럼 덤벙이다가 낭패를 당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다.

오늘 손녀들에게 밀라노에서 산 엽서를 마르가온에서 붙였다.


2006년 2월 21일(화) 맑음

어제 밤에 하도 많이 걸었던 탓인지 아침에 몸이 무거웠다. 일곱시에야 잠이 깼다. 그 덕분에 어저께까지 시차로 고생했는데 오늘은 놈 나아진 것 같다. 그런데 이 여관이 행길가에 붙어있어서 오가는 차량들의 소음이 심하다. 게다가 차에 뿜어대는 배기가스가 이층 방으로 밀려드는 것 같다. 집은 공간이 넓고 괜찮은데.....

오늘 하루 더 있으면서 방값을 50루피 할인 받았다.

오전에는 앞으로의 일정을 다시 조정해 보았다. 처음 들러보기로 했던 manglore, Hussan, Varkala, 따밀나두의 Phonichery 등은 인도 비자 만료일이 촉박하여 못 들릴 것 같다.

오후 5시 경에 여관은 나가 꼴바로 갔다. 어저께 저녁에 길을 잃어 하도 혼이 나서 이정표가 될만한 곳은 디카에 담아두었다. 앞으로는 그런 방법을 사용하여 길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

5시가 지났는데도 남쪽 지방(북위 15도)이라 그런지 햇볕이 따갑다.

꼴바에서는 해가 아주 기운 다음에 바닷물에 발을 담구면서 베나울림 쪽으로 걸었다. 해수면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보려고 했는데 수증기인지 구름인지가 가려서 경관이 어제만 못하였다.

어느 지점에선가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우리나라 젊은 여인들을 만났다. 그들은 인도 여행의 끝자락에 고아바다에서 며칠간 놀면서 쉬다가 뭄바이에서 아웃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런 외진 외국에서 젊은 동포를 만나면 참으로 반갑다.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바로 헤어지는 것이 아쉽다.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나기는 폭이 넓어지면서 물결도 약간 높아지는 것 같았다. 해가 완전히 지고 어둠이  살며시 내려와 앉는데도 사람들은 물속에서 그대로 노닐고 모래밭에서 일어날 생각을 않고 밤의 바다를 즐기려 하는 것 같았다.


꼴바의 상가지역으로 나와서 감자 요리를 시켜 저녁 식사를 하였다.

여관과 꼴바로 오가는 지름길을 알려주어서 돌아올 때도 그 길을 택하여 돌아왔는데 해가 진 뒤라 가로등이 없어서 조금 좋지 않았다. 그러나 어저께와는 달리 쉽게 빨리 여관으로 돌아왔다.



2006년 2월 22일(수) 맑음

아침부터 불볕이었다. 그늘은 시원한데 햇살은 견디기 어렵고 힘들다. 짐을 챙겨놓고 체크아웃하였다. 체크아웃은 하였지만 오늘 낮까지 머물러 있다가 오후에 나가기로 했다. 

야자수 나무로 둘러싸인 집이라 이층 발코니에서 접의자에 앉아 있으면 시원하였다. 그래서 오전에는 책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1시 조금 지나서 베나울림 비치로 갔다. 햇볕이 강열하긴 하지만 견딜 만하였다. 바람이 간간히 불어 그늘진 곳은 오히려 시원하였다.

비치에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점심을 시켜 먹었다. 역시 비쌌다.(100루피). 맥주 값 25루피(-맥주값은 인도 전체에서 고아가 가장 싼 곳인 것 같다.) ... 

점심을 먹고 물가로 나갔다. 바다에서 파도가 실어오는 바람과 발끝에 와 닿는 바다물의 감촉이 그런대로 시원하였다. 부드러운 모래 위를 물이 밀고 왔다가 쓸려 내려가면서 내 발들을 간질이는 느낌이 좋았다. 이대로 마냥 걷고 싶었다. 그때 어저께 저녁에 만났던 한국여인들과 또 만났다. 일행이 더 늘었다. 무척 활달해보였다. 한국 여인들은 참으로 강하고 씩씩하다.


꼴바에 이르렀을 때 또 한국인 남녀들을 만났다. 그들은 제트 보트놀이를 막 끝내고 나와서 정신이 없었다. 너무 힘들었던지 몹시 지쳐있었다. 그러나 그런 놀이를 할 수 있는 그들의 젊음이 부러웠다. 그들에게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즐겁게 지내다가 돌아가라고 하고는 곧바로 여관으로 돌아왔다.

4시가 되었다. 8시 20분 발차 시간이니까 여관에서 2시간가랑 더 쉬었다가 나가기로 하고 주인에게 양해를 구했다.

오늘 내가 탈 기차는 델리에서 출발하는 차이기 때문에 먼 거리를 연착하지 않고 제 시간에 도착할지 모르겠다. 기차는 8시 20분에 도착 예정이었는데 40분 늦은 9시에 마드가온 역에 도착하였다. 델리의 니잠무딘(Nizammudin) 역을 출발하여 1488km를 달려왔으니 그 정도의 연착은 별문제가 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차가 들어오고 좌석을 찾아가니 독일인이 절하게 맞아주었다. 그도 코친에 가는 길이라 하였다. 그는 퇴직하고 연금 생활을 하는데 부인이 아직도 현직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오래 여행할 수가 없어서 3주간 허락을 받아 인도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코친에서 마지막날을 보내고 독일로 돌아간다고 하였다. 11시가 되어서야 취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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