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20 - 메콩델타(2) : 껀떠(Can Tho)
껀떠(Can Tho)
2009년 4월 1일(수) 맑음
껀떠 선착장에 있는 공원
강에서 바라본 껀떠의 성착장
오늘은 깐떠(Can Tho)의 메콩 강에서 수상 시장의 활기찬 모습을 보았다.
껀떠의 보트 선착장에서 수상시장을 보기위해서 배를 타고 가는데 점점 강폭이 넓어지고 물결이 세차다. 배를 타고 가면서 나타난 낯선 풍경들에 마음이 빼앗겼다. 강의 좌우에 나타난 해안가의 반 수상가옥들의 모습도 특이하고, 스피드 보트가 강의 물살을 세차게 가르며 달리는 모습도 시원하다.
강변의 수상 가옥들
한껏 멋을 부려 치장한 각양각색의 크고 작은 배들이 짐을 잔득 싣고 무수히 스쳐지나갔으며, 사람들을 한 줄로 나란히 앉힌 작은 배들의 이동 모습도 괜찮은 볼거리였다.
강을 간단없이 왕래하는 짐배들
수상시장이 가까워지자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분주히 수산 시장으로 몰려드는 농산물을 실은 배들이 장관을 이룬다. 각종 농산물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일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베에 싣고 온 상품들이 우리나라 농산물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박, 야자, 파인애플, 감자 양파 등 다양하다.
수상시장
수상시장
수상시장
수상시장
수상시장
수상시장의 다양한 모습들
농산물을 가득 싣고 와서 물건을 넘겨주는 분주한 모습들도 보였고, 아직도 팔지 못하여 구매자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배들도 보였다. 농수산물을 구매자에게 넘기고 돌아가는 사람을 상대로 공산품이나 생활용품을 싣고 다니면서 장사하는 배들도 보였고, 음식이나 간식거리를 파는 조그마한 배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물론 관광객을 실은 보트들도 그 사이를 오가며 수상시장의 진풍경을 구경하면서 전체 풍경을 이루는데 한 몫을 하였다. 또 하나의 진풍경은 엄마는 노를 저으면서 관광객들이 탄 보트로 접근하면 어린이가 바나나를 들고 서서 관광객에게 팔아달라고 애소하는 장면이었다.
바나나 파는 어린이
모두 애처로워하는 눈빛과 딱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늙은 서양 여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오늘 일정의 하이라트는 수상시장 투어로 미토의 보트 두어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꼈다. 수상에서의 농산물 거래가 이루어지는 진풍경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진기하고 이채로웠다.
수상시장을 지나 쌀국수를 만드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배에서 내려 한참 걸어 가다가 가이드가 어떤 상점의 마당에서 쉬었다 가게 하였다. 그 가게에서 손님들이 사먹는 상품에 대하여 구전을 뜯어내는 것 같았다.
가게에서 게임을 하면서
쌀국수를 만드는 곳에 도착하였는데 대형 공장이 아니라 가내 공업이었다. 쌀국수를 만드는 과정의 많은 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쌀국수 공장 옆에서는 또 돼지 사육도 하였다. 돼지를 목욕시키고 먹이를 주는 것도 구경거리였다.
쌀국수 공장을 돌아보고 나와서 다시 배를 타고 해변로에 있는 시장을 둘러보았다. 거기도 우리나라의 재래시장처럼 질박한 삶의 모습이 서렸고 소박하면서도 고단한 삶도 보였다. 강변으로 사다리처럼 버팀목을 세운 주거지가 위태롭게 보이기도 하고 그 아래 각종 오물이 버팀목에 걸려 악취를 풍길 것 같은데 어떻게 그런 곳에서 생활하는지 참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배를 타고 이동하여 껀떠 중심지로 가서 점심을 각자가 사서 먹었다.
점심을 먹고 쩌독(Chau-Doc)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도 가이드도 바뀌었다. 쩌독으로 가는 중간에 악어농장을 들렀다. 대형 악어 사육장인데 악어의 발육정도에 따라 구분하여 사육하는데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악어사육장
여기서도 악어가죽제품 선전이 있었다. 악어농장을 신용장으로 제품을 판매하는데 사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돈도 그렇고 또 장기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서 그걸 사가지고 다니는 것도 부담이 될 것 같아 구매할 마음을 접었다.
오후 4시에 쩌독에 도착하였다.
삼(Sam)이라는 산 뒷면에 있는 사찰을 방문했는데 삼의 꼭대기에는 올라가지 않았다 .
삼 산 뒷면에 있는 사찰
산이 평야지대에 홀로 우뚝 솟아 있는 것이 신기하게 보였다.
이곳 사람들은 이 산을 신성시한다고 한다.
여관에 와서 방 배정 받았는데 오늘도 Egon과 한 방을 쓰기로 했다.
시내도 구경할 겸 저녁을 먹을 만한 곳을 찾고 거리로 나섰다.
저렴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돈이 달랑 5천동 밖에 남지 않았다.
저녁을 먹고 여관으로 돌아가는 길을 잘못 들어 헤매다가 겨우 여관을 찾았다.
Egon은 여관을 찾아갈 생각은 안 하고 바나나 조림을 사서 들고 걸어가면서 어린이들을 만나면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서양인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이곤에게 ‘헬로’를 연발하고 이곤은 그에 대한 응답을 유쾌하게 받아주었다. 서양인 특유의 제스처는 사람을 유쾌하게 만든다.
여관에 돌아와서 둘이서 맥주를 네 병씩 마셨다. 그는 약간 취기가 오르는 듯 말이 많았다.
이곤과 함께 마지막 날 밤 맥주를 마시면서
두 번 결혼생활을 했는데 두 번째 여자와 헤어지게 된 것은 결혼반지를 빠찡코 하다가 잡혀 먹어서 이혼 당했다고 하였다.
자기 집은 두 곳에 있는데,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아파트는 작고 협소한데, 포르투갈 집은 별채가 딸려 있으며 넓어서 좋다고 자랑하였다. 그리고 내가 만약 유럽에 오면 E-mail로 알리라고 하였다.
전직은 공항 통제실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는데 지금도 가끔 요청이 있으면 일을 도와주고 수당도 받는다고 하였다. 2일간 그와 함께 붙어 다니면서 외롭지 않고 즐겁게 여행했는데, 내일부터는 또 외톨이로 다녀야 한다. 오늘 저녁이 베트남 마지막 밤이다. 베트남에서는 정말로 빡빡한 일정이었고, 비자 만료기간을 꽉 채우고 떠나게 된다.
베트남이 통일이 되고 나서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지만 베트남은 전쟁을 겪은 나라 같지 않게 모든 면에서 활기차고 성장을 위한 역동성이 보였다. 대체로 좀 낙천적인 기질도 보였고, 그런가 하면 적극성도 보였다. 하여간 베트남에 대해서는 대체로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되었고,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 베트남 여행의 마지막에 델타 메콩을 선택한 것은 참으로 잘 했다.
하롱베이의 참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그리고 사이공에서 여러 날 묵으면서 알뜰하게 구경하여야 했는데 단 하루만 묵고 시내 주요부분만 잠깐씩 돌아본 것은 너무 소홀하였다. 베트콩의 활동 근거지였다는 구찌 터널을 다녀오지 못한 것도 아쉽다.
이번 15일 간의 베트남 여행은 너무 시간에 쫓겨 제대로 된 여행을 하였다고 할 수도 없지만 그런대로 만족한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