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동남아 여행.28 - 아유타야(ayuthaya)

어르신네 2009. 7. 4. 05:20

아유타야(Ayuthaya)

 

2009년 4월 16일(목) 맑음

 

 아유타야(Ayuthaya) 유적지

 

오늘은 아유타야(Ayuthaya)에 왔다.

아유타야는 1350년 우텅 왕(King U-Thong)에 의해 건설된 국가로 1438년 쑤코타이를 통합하여 태국 두 번째의 통일 왕국이었다. 아유타야는 강력한 왕국을 형성해 왔으나 17세기 후반 내부의 권력다툼 때문에 나라가 약해지고 결국은 1767년 버마의 침략으로 멸망하고 말았다.

 

아유타야는 태국의 두 번째 수도로 417년간 아유타야 왕국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아유타야 유적지는 버마의 침략 때 파괴되어 허물어진 사원의 잔재만 남아있다.

아유타야 유적지는 1991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오늘날의 아유타야 시는 차오프라야 강(江), 룸부리 강, 파삭 강에 둘러싸여 있는데, 이 세 강이 만나는 하류에 전개된 삼각주 위에 발달한 운치 있는 도시로, 방콕 북쪽 64 km 지점에 있다.

파삭(Pasak) 강

시가(市街)는 많은 운하망이 종횡으로 통하여 수상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다.

옛 왕궁과 왓 마하 탓을 비롯하여 수많은 사원 유적은 시가지 서쪽에 있다.

유적지가 있는 지역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해 놓아서 시민들의 휴식처로, 산책하는 장소로 또 연인들의 밀애 장소로도 이용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아침에 좀 일찍 움직였더라면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각을 피할 수 있었을 텐데 우물거리다가 방콕에서 늦게 출발하여 12시에 아유타야에 도착하였다.

버스의 종착지가 여관 밀집지역과 거리가 좀 떨어진 곳이었다. 종착역 직전에 많은 사람들이 내릴 때 그들을 따라 내렸으면 여관 가까운 곳에서 내릴 수 있는 것을 그런 사정을 몰라서 종착지까지 갔던 것이다.

날씨가 너무 더워 햇볕이 내리쬐는 길을 걷기가 어려웠다. 여관을 찾느라고 땀을 많이 흘렸다.

 

'Tony's Place'에 숙소를 정하였는데 방안이 너무 후덥지근하였다.

그러나 요즈음 밤에 깊은 잠을 못 잔데다가 몸도 지쳐서 침대에 누웠다가 금방 잠이 들어 두어 시간 잤다.

잠에서 깨어나니 오후 3시 30분이 지나고 있었다. 서둘러 유적지를 찾아 갔다.

 

왓 마하 탓(Wat Maha That) 앞으로 난 길을 따라 연꽃이 많이 핀 호수에 이르니 젊은 남녀들 쌍쌍이 나무그늘이나 운치 있는 곳은 다 차지하였다.

호숫가로 난 길을 따라 걷는데 코끼리 떼가 보였다.

코끼리와 코끼리 모는 사람들은 빨간 복장과 멋있는 모자로 치장을 하고 공원을 한바퀴 도는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코끼리가 쉬고 있는 동안은 지나가는 관광객에게 코끼리 먹이를 팔았다.

나는 옥수수를 사서 코끼리들에게 골고루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코끼리들이 인간에 의해 그렇게 길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이 있었겠는가.

그 큰 덩치의 동물이 유순해 보이기는 하지만 끝이 날카로워 보이는 쇠꼬챙이를 가진 사람의 부림을 받는 모습이 너무 불쌍하게 보였다.

공원을 한 바퀴 도는 관광객을 기다리는 코끼리

근사하게 단장한 큰 절이 보였다. 왓 몽콘 보핏(Wat Mongkhon Bophit)이라 하였다. 이 절은 큰 절인데 15세기에 제작된 큰 청동불상을 모시고 있다하여 가 보았으나 문이 잠겨서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바로 옆에 있는 왓 프라 씨 산펜(Wat Phra Si Sanphet)(60바트)에 들어갔다.

 왓 프라 씨 산펜은 1448년에 아유타야 왕실 사원이었다고 하는데 사원의 중앙에 대형 탑인 프라 씨 싼펫이 있다.

 프라 씨 싼펫

프라 씨 싼펫의 대형 중앙탑

중앙탑은 다른 불탑에 비해 손상을 덜 입은 것인지 보수를 해놓은 것이지 탑이 비교적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대부분의 탑이나 건축물들이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허물어지고, 또 버마의 침략으로 많이 파손된 채 그대로 버려져 있다.

 

왕궁터에서는 청년들이 해가 넘어가는 것도 잊고 축구에 여염이 없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저녁 때에 유적지 공원길을 산책하거나 조깅을 하면서 건강을 다지고 있었다.

 

왕궁터에서 축구하는 현지인들

 

유적지에서 여관으로 돌아오다가 너무 덥고 목이 타서 일레븐 세븐에 들러 콜라를 얼음에 채워 한 컵 들이키고 나니 정신이 드는 것 같았다. 그런데 요즈음 버릇처럼 목이 타면 콜라를 마시게 되는데 이[齒]에 좋지 않다니 삼가야겠다.

 

‘토니 플레스’는 여관비가 싼 대신 음식값이 만만치 않다. 이 여관은 원래 레스토랑이었는데 이젠 룸 대여까지 한다.

방안이 낮보다는 조금 식었으나 열기가 남아 있었다. 종업원에게 방이 더우니 다른 방으로 바꿔 줄 수 없느냐니까 “지금 태국이 온통 덥지 않은 데가 없다.”면서 웃기만 하였다.

 

 

2009년 4월 17일 (금) 맑음

밤새도록 덥고 힘들었다. 몸까지 무겁다.

몸에 이상증세가 나타나는 것 같다. 이대로 여행이 계속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오늘은 좀 늦도록 침대에 누웠었다. 아침부터 열기가 달아올랐다.

 

낮에는 더워서 나다니기가 힘들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유적지를 돌아보면 좋았을 텐데, 몸이 무거워 늑장을 부리다가 한낮에 돌아다니게 되었다.

오늘 처음 들린 곳은 왓 마하 탓(Wat Maha That)이었다. 왓 마하 탓은 1374년에 시작하여 라메수안(Ramesuan) 왕 1395년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탑과 Phrang, 째디 등 볼거리가 많았다. 그러나 버마의 공격을 받아 많은 부분이 파괴되었다. 특히 큰 나무에 짤린 불상의 두상이 박혀 있는 모습은 여러 책자에 소개되어 잘 알려졌지만 직접 와서 보니 신기하였다. Wat Maha That의 유적을 돌아보면서 태국의 역사와 당시의 문화를 생각해 보았다.

 

 

 

왓 마하 탓(Wat Maha That)

 

다음에 들린 곳은 왓 랏차브라나(Wat Ratchaburana)였다. 왓 랏차부라나는 1448년에 걸설한 왕실 사원으로 사용하였던 것인데 입구에 들어서는 문에서 보이는 쁘랑을 중심으로 사원이 만들어졌는데 쁘랑으로 가는 대형 홀을 지나면 쁘랑으로 오르는 계단이 4방으로 나 있다. 그리고 쁘랑의 네 귀퉁이에 종탑이 각각 하나씩 있다. 쁘랑이 두 개였다고 하는데 하나는 어느 것인지 보이지 않아 알 수가 없었다. 쁘랑의 계단을 타고 오르면 탑의 중간에 지하로 내려가는 아주 가파른 계단이 있다. 지하의 벽에 불화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벽화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지하까지 내려가서 보고 올라온다.

이 유적지는 불상 등이 파괴되어 흩어졌던 파편들을 그것이 있었던 원래의 자리에 배치 놓았는데 부처의 두상이나 몸체들이 파괴된 채로 놓여 있는 모습이 참담해 보였다.

왓 랏차브라나(Wat Ratchaburana)

 

다른 곳 두어 군데를 더 둘러보고 싶었으나 날씨가 덥고 더 다닐 기력이 없어 포기하였다.

대신 어저께 들어가 보지 못했던 Wat Mongkhon Bopit의 청동불상을 보기 위해 갔다. 오늘은 문이 열렸고 많은 방문객들이 자유로이 드나들었다. 15세기에 만들어졌다는 대형 청동불상은 금박이 입혀졌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 앞에서 기도하고 불공을 드렸으며 서양인들도 그 앞에서 조심스레 움직이고 경건한 몸가짐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Wat Mongkhon Bopit

 

 

 

오후에는  빠삭 강(Pasak River)가로 갔다.

물놀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기도 하고 대형 운반선이 물건을 싣고 강을 힘겹게 거슬러 올라가는 것도 보았다. 그리고 시내버스처럼 사람을 실어 나르는 보트들이 분주하게 오갔다.

강물에는 수많은 수초들이 떠 있거나  물따라 흘러 내려가기도 한다.

 

짜프롬 시장을 둘러보았다.

어딜 가나 옷을 파는 곳은 화려하고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특히 아낙네들이 옷가게를 많이 찾는다. 옷  가게들을 지나 식품상들이 있는 곳에 갔다. 식료품 상들은 오후가 가장 분주한 것 같다. 비린내가 코를 파고드는 어물 시장과 육류 시장에는 많은 전등을 밝혀놓았다. 전등에 고깃덩어리들이 유난히 붉은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식료품 상 끝머리의 노천 식당에서는 고기 굽는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꼬챙이에 꿴 닭고기를 사서 들고 먹으면서 시장 안을 누비고 다녔다. 아마도 내 행색이 낮선 이방인이라 이상하게 보이는지 상인들이 모두 나에게 시선을 보내는 것 같았다. 해가 지고  시장에 어둠이 드리워지기 시작하였다.

어둠이 내리자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거나 노점상들은 좌판을 거둬들였다.

 

짜프롬 시장

 

 

 타논 우텅 로드

 

 오늘 오후에는 타논 우텅 길을 따라서 계속 걸었고  또 시장 안을 샅샅이 훑었다.

그리고 땀을 많이 흘렸다.

여관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나니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저녁에는 여관의 2층 테라스에 앉아서 토니 플레이스 앞 카페에서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2009년 4월 18일(토) 맑음

깐짜냐부리(Kanchanaburi)로 가려던 게획을 바꿔 방콕으로 돌아왔다. 너무 덥다.

아유타야에서 방콕 북부 터미널에 오는 길은 서울에서 인천이나 수원 오산 등으로 가는 것처럼 도시가 죽이어진 것 같다. 숲이나 농지와 같은 자연공간이 보이지 않았고 도로변이 거의 건축물로 이어졌다. 책자에는 아유타야에서 방콕으로 오는데 2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했는데 1시간 30분도 걸리지 않은 것 같다.

 

Siri Baan Thai에 도착하니 그저께의 젊은 한국인들이 그대로 있었다. 그들은 오늘 밤에 치앙마이로 떠났다. 조를 짜서 조별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치앙마이로 가서 다시 만나기로 한 모양이다. 여행사 버스로 가는 팀, 로칼 버스로 가는 팀, 기차로 가는 팀 등등....... 젊은이들의 그런 발상과 모험심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