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南美) 여행 6. - 이과수(Iguazu)
브라질 이과수(Iguazu)
2011.3.3(목) 맑음
아침에 일어나서 밖으로 나와보니 바로 길 건너에 저렴한 여관이 있는데, 어제 밤에 좀 더 살펴보지 못했던 것이 못내 후회스럽다. 방값을 거의 배나 지불하였으니, 이틀 치나---
아침 일찍 이과수 폴(Iguazu Fall)로 갔다. 브라질 이과수는 아침에 가야 좋다고 하여 일찍 서둘렀다. 시내버스로 국립공원 입구까지 가서 내렸다. 공원 입장 티켓(38R$)을 구입하여 공원에서 운행하는 2층 버스를 타고 20여분 폭포 가까이 가서 모두 내렸다.
거기서부터 폭포의 중심지로 걸어서 내려간다. 숲을 헤치고 조금 내려가니 전면(前面)에 보이는 아르헨티나 땅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국경역할을 하는 파라나 강(Rio Parana)으로 떨어지는 폭포들이 나타났다. 폭포의 굉음을 들으면서 좌측 산길을 따라 가면 곳곳에 폭포를 “관찰할 수 있는 지점[view point]”를 설치하여 놓았다. 1km이상을 걸어가면서 숲을 관찰하기도 하고, 시원한 숲 속에 앉아서 하얀 비단을 걸어놓은 것 같은 폭포를 바라보면서 넋을 놓기도 하였다.
10시 30분경에 ‘악마의 숨통’이라는 절경(絶景)에 닿았을 때는 엄청난 수량(水量)이 절벽을 쏟아져 내렸고 곳곳에 아름다운 무지개가 걸려있었다. ‘악마의 숨통’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폭포 가까운 강(江) 중앙에 'view point'를 설치해놓고 연결다리를 놓았다. 폭포에서 날아오는 물보라가 옷을 다 적시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분수처럼 흩날리는 물보라를 맞으며 다리 안쪽 view point로 들어갔다.
정말 멋진 광경이다. 정작 view point에는 물방울이 적게 날아왔다. 잔뜩 부풀어 오른 구름뭉치가 하늘에서 굴러내리 듯이 엄청난 양의 물이 천지를 진동하는 굉음을 내며 높은 곳에서 힘차게 쏟아지는 장대한 광경에 감격하면서 그 감격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참으로 대자연의 장엄한 광경에 압도되어 끝내는 정신이 혼미하였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곳으로 나와서도 장엄한 광경에 눈을 떼지 못하고 30여분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그 자리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멀리 ‘악마의 숨통’ 위에 있는 아르헨티나 지역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폭포를 내려 보고 있었다. 사람들이 장중한 폭포의 모습을 하나라도 더 담으려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출구로 나왔다. 폭포 위에는 물이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이렇게 고요하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흐르던 물이 갑자기 폭포를 만나 천지를 진동하는 굉음을 내며 흘러가는 파라나 강을 뒤로 하고 버스에 올랐다.
오늘은 참으로 웅대한 대자연의 향연에 함께 한 벅찬 감격에 푹 빠졌다. 이 감격스러운 광경을 좀 더 선명하게 간직하기 위하여 카메라에 담았다. 촬영 기술도 없고 사진기도 똑딱이라서 아쉽다. 그러나 이 향연에 함께 할 수 있는 영광, 축복받은 몸이라 생각하면서 알량하나마 똑딱이에라도 담아가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였다.
이과수에서의 일정을 3일로 하였더니 너무 여유롭다. 대부분의 배낭여행객들은 하루 일정으로 오전에는 브라질 이과수 오후에는 아르헨티나 이과수를 관광하고 돌아간다고 하는데 그렇게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2일이면 충분한 것을 내 나이를 생각해서 넉넉하게 3일을 잡았더니 너무 한가롭고 비용도 낭비가 된다.
이번 브라질의 상파울로 리오 이과수 세 도시를 다니면서 느낀 것은 위험 요소가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거기에 철저히 대비하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중동이나 인도에서처럼 끈질긴 삐끼들이 없다는 것, 택시 기사들의 극성스러운 호객행위가 보이지 않는 것,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절하고 활기차 보이는 것이다. 사막은 보이지 않았으며 대부분 녹지대로 이루어진 것 같다. 살바도르와 브라질리아를 가보지 못하고 브라질을 떠나는 것이 아쉽다. 단 물가가 비싸고 여행비용이 만만찮게 들었다.
아르헨티나 이과수(Iguazu)
2011.3.4 (금) 맑음
브라질 국경 검문소에서 간단하게 출국도장을 찍고 다시 버스 타고 아르헨티나 검문소에서 간단하게 입국수속을 밟았다. 국경을 넘어오면서 특이해 보이는 것은 땅이 적색(赤色)을 띠고 있는 것이다. 보도 불록이나 아스팔트가 파손된 곳이나 맨 흙이 드러난 곳이 모두 적색을 드러내 보였다.
Puerto Iguazu(아르헨티나)는 Foz de Iguazu(브라질)보다 도시의 규모가 작아 보인다.
브라질의 폭포는 아침나절에 보고 아르헨티나 폭포는 오후에 보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었었다. 브라질에서는 오전에 보았던 그 말이 맞았다. 그래서 오늘 오후에 아르헨티나 폭포를 보았다. ‘악마의 숨통’이라는 곳에서는 오후가 좋았는데,Low Fall은 오후보다 오전에 보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다.
우물거리다가 오후 2시 30분경에 폭포를 찾았다. 너무 늦은 시간에 들어왔기 때문에 눈도장만 찍고 가는 아쉬움이 너무 컸다. 일찍 브라질에서 넘어와서 폭포를 찾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후회를 하였다. 이곳 Puerto Iguazu는 시간을 넉넉하게 가지고 돌아볼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라질에서는 fall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장대한 광경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 ‘악마의 숨통’이라는 클라이맥스에 닿는 절정이 있다면, 아르헨티나 지역에서는 그보다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공원 입구에서 협궤 트레인을 타고 마지막 역에 내렸다. 거기서 강 위로 놓은 긴 철다리를 10여분 가량 걸어가서 ‘악마의 숨통’의 웅장한 광경을 목도하였다. 브라질에서 폭포를 위로 쳐다보면서 느꼈던 것과는 달리, 아르헨티나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굽어보는 광경이 너무나 장쾌하다.
악마의 숨통
시간이 촉박하여 악마의 숨통을 뒤로하고 다시 트레인을 타고 한 정거장을 되돌아와서 내렸다. 그리고 산책로를 따라 Low Fall로 향하였다. 천천히 걸으면서 자연생태계를 관찰하기도 하였다. 각종 희귀종의 새들과 나비들도 여러 종류를 볼 수 있었다. 강을 가로지른 다리 밑에는 자라들이 교각 밑받침 위에 올라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것 같았다. 그뿐인가, 교각 위에서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과 숲이 한데 어우러져 넓고 시원하게 시야를 터주기도 하고 그와 함께 그 위에 눈이 부시도록 파란 하늘, 그 파란 하늘 위에 솜사탕처럼 피어오른 구름떼, 또 파란 하늘 한가운데 작은 조각배 모양 두둥실 떠 있는 구름 조각 등등 어느 것 하나 마음을 붙잡지 않는 것이 없다.
폭포가 가까워지자 굉음에 귀가 멍멍하였다. 저 밑 숲 사이로 흘러가는 강물이 보이고 숲길 여기저기에는 view point를 설치해서 다양한 모습의 폭포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숲길을 걷다보면 스컹크란 놈도 만나게 되는데 그놈을 관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굉음이 들리는 곳으로 통로를 따라갔다. 아! 저기 어저께 브라질에서 보았던 비단폭포! 폭포 옆에 다가가니 ‘악마의 숨통’ 못지않게 크고 웅장하며 장대함이 하늘을 찌를 것 같다. 사람들이 폭포 바로 아래로 다가가서 일부러 옷을 적시며 폭포가 주는 감동을 온 몸으로 들어 마시고 있었다. 나도 그 곳에 들어가서 흥건히 옷이 젖도록 폭포가 주는 흥취에 동참해 보았다.
내가 가볍게 생각하여 늦은 시간에 찾아온 것이 못내 아쉽고 후회가 되었다.
폭포에서 돌아 나오는데 여자 감시원이 입구에서 들어오는 통로를 막으면서 관광객들을 출구 쪽으로 인도하고 있었다.
관람객들을 출구로 인도하던 여자관리인과 같이 한 컷 -마지막 트레인을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