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남미(南美) 여행 19. - 티티카카 호수의 코파카바나

어르신네 2011. 6. 30. 18:51

 

코파카바나(Copacabana)

코파카바나

 

2011,4,3(일) 맑음

오늘은 코파카바나(Copacabana)로 왔다. 라파즈에서 코파카바나로 오는 버스는 Plaza de Felix Reyes에서 출발한다. 여관 매니저가 택시를 잡아주고 요금도 미리 알아서 확인시키고 태워 보내주었다. 택시 운전사도 확인해 준 요금으로 아주 친절하게 태워주고 짐도 버스매표소까지 날라주었다.

버스 정류장이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다. 정류장에 내려서 주위를 둘러보니 산꼭대기가 코앞에 있었다. 산꼭대기마을의 일부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Plaza de Felix Reyes 에서 올려다본 라파즈의 산동네

 

코파카바나로 가는 버스에는 대부분 Bolivia 원주민들이었다. 나 같은 여행객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이 버스는 현지인 중심 차량인 것 같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마이크로버스를 이용하는 것 같았다.

버스가 7시30분에 출발하였는데 언덕길을 내려와서 큰 도로인 Av. Montes에 들어섰다. 그리고 매인 버스 정류장 옆을 지나 고개를 넘었다.

고개 너머 El Alto 지역에도 골짜기로 흘러내린 넓은 산자락에 가옥이 꽉 들어찼다. 라파즈 인구가 약 110만 명 정도 된다는데 El Alto 지역에 라파즈 인구의 3분지 1이 살고 있는데 대부분 빈곤층이라고 한다. 가옥들이산자락을 타고 올라가다가 멈춘 곳의 꼭대기, 빙하를 덮어쓴 6,402m의 이리마니( Montana Illimani)가 El Alto를 비롯하여 라파즈 전체를 내려다보고 있다.

 

 

El Alto 지역  위의사진에서 - 마을 위의 구름 구름위에 6,402m의 이리마니( Montana Illimani)의 봉우리가 희미하게 보인다.

 

버스가 라파즈의 외곽지대인 고평원(高平原)에서 북쪽으로 달리기 시작하였다. 고평원에도 길 양편으로 상가와 가옥들이 꼭 들어찼다. 외곽 지역을 다 빠져나오는데 1시간 이상을 걸린 것 같았다. 외곽지대를 다 빠져나오니 오른편에 눈이 쌓인 안데스의 산들이 길게 도열했다. 지금 달리고 있는 고평원의 길은 3600m의 라파즈보다 200m이상은 높을 것 같다.

 

눈이 쌓인 안데스의 산맥

 

고원을 3시간 달려오니 티티카 호수가 보였다. 버스에서 내려 San Pablo de Tiquina에서 조각배를 타고 맞은 편 San Peciro de Tiquina로 건넜다.

 

  

버스에서 내려서 Tiquina에서 조각배를 타고 티티카카 호수를 건넜다.

 

호수를 건너서 다시 버스에 올라 1시간 30여분을 높은 산길을 이리저리 돌고돌았다. 높은 산길을 달릴 때나 호수 변 높은 언덕길을 달릴 때는 자릿한 공포에 싸이기도 하였다.

11시 30분경에 코파카바나(Copacabana)에 도착하였다. 티티카카(Titikaka) 호수가 수평선을 이룬 곳도 있지만 대부분 섬과 육지로 둘러쳐진 곳이다. 도시가 아담하고 깨끗하고 산과 호수를 배경으로 하여 아름답다.  티티카카 호수가 해발 3800m라고 한다. 길을 좀 서둘러 걸으면 숨이 가쁘다.

 

코파가바나 항구

 

여관을 정하고 점심을 먹고 나서 시장과 항구 구경을 하고 여관으로 돌아왔다.

3시간을 정신없이 잤다. 오랜 만에 잠다운 잠을 잔 것 같았다.

숙박비에 비해 음식 값은 좀 비싼 것 같다.

 

 

2011년 4월 4일(월) 맑음

오늘은 티티카카 호수 가운데 볼리비아 지역의 섬[Isla del Sol]으로 가서 트레킹을 하였다.

 

티티가가 호수

 

8시 30분에 카파카바나를 출발하여 Isla Del Soi의 Comuinidad Yumai에 10시경에 도착하여 이 섬에서 묵을 손님들을 내려두고 계속 항진하여 Comuinidad Challapampa에 11시경에 도착하였다.

Isla de Sol  

갈대로 만든 원주민의 전통적인 배 

 

배에서 내리니 현지인 안내자가 우리를 한곳으로 모아서 알아들을 수 없는 스페인어로 열심히 설명을 하는데 이 섬의 자원봉사자인 것 같았다.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 수가 없어서 다른 여행자들이 움직이는 모양을 살피면서 그들을 따랐다.

처음 들린 곳은 Inca 족들의 고대생활과 관련된 유품들(토기 등)과 사람들의 뼈를 모아 전시해 놓은 조그만 박물관이었다.

박물관에서 이 섬 입장료를 지불하고 바로 트레킹에 들어갔다. 삼삼오오 흩어져서 산을 오르는데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코스가 단순하여 혼자 행동하기로 맘먹고 산길로 들어섰다.

 

Comuinidad Challapampa

 

섬의 북쪽 트레킹 마지막 코스까지 오르는데 1시간30분가량 걸렸다. 거기에 옛날 Inca 족들이 생활했던 터전을 둘러보고 바로 돌아서서 능선을 타고 난 길을 따라갔다.

 

inca 족의 유적지

 

능선을 타지 않고 Challapampa로 되돌아오면 1시 30분에 코파카바나로 돌아가는 배를 탈 수 있다. 그런데 그 배가 1시 30분 Com. Challapampa에서 출발하여 Com. Yumai에 가서 능선을 트레킹 하는 사람들을 태우기 위해서 3시간을 대기했다가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산의 능선을 택하면 3시간 내지 4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하여 산길 능선 코스를 택했다.

티티카카 호수의 수면이 해발 3,800m인데 배에서 내려 산길을 올라야했다. 오르막길을 쳐다보면 긴장되어 과연 저 높은 곳에 무사히 오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빨리 움직였다가는 몇 발자국 가지 못하여 주저앉을 것 같았다. 그래서 몸의 상태에 맞춰 발을 옮겼다. 특히 오르막길에서는 천천히 걸었다. 그런데도 앞서가던 서양인들이 뒤처지기 시작하였다. 덩치가 커다란 서양 사람들이 헉헉거리는 모습을 보고 내가 늙었어도 저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만심이 들면서 힘들기는 했지만 산 위에 무사히 올랐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다.

티티카카 호수

티티카카 호수

 

 

섬의 산마루 트래킹 로드

 

능선 어느 지점에선가부터 25세의 뉴질랜드 청년과 동행이 되었다. 그는 남미에서 3개월째 여행 중인데 마지막 여행지 볼리비아가 단연 최고라고... 산마루를 타고 3시간 30분 만에 Com. Yumani에 도착하였다. 산마루 길은 해발 4000m이상은 될 것 같았다. 막상 트레킹을 마치고 나니 칠십을 넘은 나이지만 잘 해냈다는 자만심까지 은근히 일었다.

눈이 부시도록 강열한 햇빛 아래서 산길을 걷는 것이 힘들었고, 시간 내에 당도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보아야 할 아름다운 경관을 많이 놓친 것 같다. 맑고 잔잔하게 파도치는 호수, 바다처럼 넓은 호수, 호수의 어느 한 면은 산 정상에서 보아도 수평선만 보이는 호수, 호수 서남쪽으로 길게 뻗은 눈 덮인 안데스 산맥, 파란 하늘에 솜털처럼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뭉게구름, 어느 것 하나 내 마음을 빼앗지 않는 게 없는 트레킹 코스였다. 고지대인 산마루는 사막성 토양이라 식물들이 힘들게 뿌리를 박고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 낯선 식물들이 가는 발길을 멈추게도 했다.

가파른 산꼭대기에 오를 때는 정말로 숨이 가빠 옮기는 발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뉴질랜드 청년도 한 발자국씩 옮길 때마다  헐떡거렸다. 그리고 나를 쳐다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데 배에서 내려서 Challapampa의 박물관에서 입장료 10Bs를 냈는데, 트래킹 중간 산마루에서 또 5Bs를 지불하였고, Yumai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또 5Bs를 지불하였다. 그러니까 Tracking Road를 관리하는 구간별로 요금 징수하는 것이라 짐작되었다.

 

트레킹 마지막 코스인 산마루에서 Yumani항으로 내려가는 길

 

트레킹 마지막 코스인 산마루에서 Yumani항으로 내려가는 길은 절벽에 가까울 정도로 가파르다. 이 산마루에 제법 큰 촌락이 이루어졌는데, 사람들이 항구에서 당나귀 등에 짐을 싣고 이 가파른 돌길을 오르는 모습이 여간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이런 척박한 곳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것이 신기하였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업종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마을이 있는 산마루에서 항구까지 내려가는데 30여분이나 시간이 걸렸다.

오후 3시30분 아직도 트래킹 코스에서 도착하지 못한 몇 사람을 위해 기다렸다가 3시 50분에 배가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출발하였다. 얼마나 피곤했던지 돌아오는 배에서는 내도록 눈을 감고 왔다. 잠이 들려하면 선수(船首)에 앉은 아르헨티나 젊은이들이 웃고 떠드는 통에 잠은 안 오고 머리만 지근거렸다.

배가 코파카바나 가까이 와서 항구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항구와 반대방향으로 가더니 호수 가운데 떠있는 인조(人調)섬으로 갔다. 티티카카 호수 가운데 갈대를 엮어서 만든 인공섬에 사는 종족들의 생활 모형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내려서 인공섬을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하는 곳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에서 내렸지만 나는 피곤하여 그냥 배에서 인공섬을 구경하였다.

 

 티티카카 호수 가운데 갈대를 엮어서 만든 인공섬에 사는 종족들의 생활 모형

 

다시 배가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면서 힘겹게 코파카바나 항으로 돌아왔다.

여관에 돌아오니 주인도 없고 집이 텅 비었다. 날이 완전히 어두운 후에 주인이 농작물을 거두어 들고 들어왔다. 오늘은 이 큰 집에 손님이 나하나 뿐이었다. 그래도 길거리에 여행객들이 오가긴 하지만 좀 한산한 편이다. 저녁에 한두 곳에서 음악소리도 들리더니 10시 전에 모두 조용해졌다.

 

 

2011년 4월 5일 (화) 맑음

 내일 라파즈로 돌아가기로 하고 오늘은 코파카바나에서 쉬었다.

아침을 먹고 Cerro Calvario(3996m)에 올라갔다. 오르는 길목마다 십자가상을 돌로 만들어 세워두었다.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힘이 들기는 해도 돌계단을 만들어 놓아 쉽게 오를 수 있었다. Cerro Calvario의 정상에는 십자가와 마리아 상, 성화(聖畵)로 그려놓은 14처 등이 있는데 많은 원주민 신자들이 순례를 마치고 내려오고 있었다.

 

Cerro Calvario의 꼭대기 

 

Cerro Calvario의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일품이었다. 북쪽으로는 바다처럼 시원하게 수평선을 이루며, 서남쪽으로는 멀리 안데스 산맥이 눈을 덮어쓰고 벋어있고 솜털같은 희구름이 피어올라 파란하늘에 아름다운 수를 놓았다. 코파카바나 항구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항구를 빠져나가는 배가 호수에 잔잔한 파문을 일키며 항진하는 모습이 하나의 점이 움직이는 것 같다.  그런 광경에 매몰되어 2시간을 한 자리에 앉아서 지켜보았다.

Cerro Calvario의 꼭대기에서 바라본 티티카카 호수

 

Cerro Calvario의 꼭대기에서 바라본 코파카바나 항구

 

항구를 떠나는 배

그런데 서쪽하늘에 검은 구름이 넓게 하늘을 가리기 시작 하였다. 그리고 저 먼 곳에서 구름과 호수 사이에 큰 기둥을 세워 놓은 것 같은 현상이 보였다. I 字처럼 생긴 그 한 줄기 검은 선이 연결된 해당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고 있는 모습이라 한다. 검은 기둥처럼 보이지만 실은 상당히 넓은 지역일 것이라고 한다. 참으로 신기해보였다.

 

 

Cerro Calvario의 꼭대기에서 호수 저 편에 내리는 빗줄기가 하나의 기둥형상을 하고 있다

 

오늘은 몸도 고단하고 하루 쉬었다가 내일 라파즈로 가려고 했는데 코파카바나 부근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으니 오늘도 그냥 쉴 수만은 없었다.

아침부터 세탁물 때문에 걱정 의심 등으로 마음고생을 약간 했더니 옷을 깨끗이 빨아서 다림질까지 해서 가져왔다. 그래도 늘 조심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 수시로 자신을 돌아보아야 낭패를 당하는 일을 면할 수 있다.

또 우를 범했다. 내일 라파즈로 가는 버스표를 사놓고 보니, 라파즈에 늦은 시각에 도착하는 것이었다. 여러 회사를 찾아다니면서 출발시간을 알아보고 버스표를 살 것을, 리펀드가 되지 않았다. 20Bs를 버리고, 아침 일찍 출발하는 Micro Bus표를 다시 구입하였다.

오후에는 방에만 틀어박혀 있기가 답답하여 시장과 성당 부두를 돌아다니면서 소일하였다. 그런데 높은 지대라서 그런지 바람이 심하게 일고 바깥 공기가 갑자기 차가워졌다. 그래서 일찍 여관으로 들어왔다.

 

 

코파파바나 항구

성당

신부님이 축성을 기다리는 승용차와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