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파타고니아

어르신네 2012. 2. 12. 14:49

 

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는 남아메리카의 최남부를 포함한 지리적 영역이다. 남위 40도 부근을 흐르는 콜로라도 강 이남 지역을 말한다.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양국에 걸쳐 있으며, 서쪽에서 남쪽으로는 안데스 산맥, 동쪽으로는 고원과 낮은 평원을 포함한다.(백과사전)

오늘 열망하던 파타고니아 지방에 왔다.

 

 오후3시 부에노스아이레스 뉴베리 공항을 출발한 Argentina Flight는 예정 시간보다 10분 빨리 칼레파테(Calefate)비행장에 착륙하였다. 깔레파떼에 가까워지면서부터는 저공비행을 하였는데 내려다보이는 산야가 황무지이고 비행장 바로 옆에 큰 호수가 보였다. 호수의 물결이 크게 일고 몇 포기 안 되는 나무들이 바람에 심하게 흔들렸다. 을씨년스런 바깥풍경이 한여름 옷을 입고 트랩을 내리는 나그네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막상 바깥에 나가니 바람은 불었지만 추운 날씨는 아니었다.

버스 티켓을 사서 공항버스에 올랐다. 버스 기사가 승객들이 묵을 여관을 종이에 적더니 깔레파떼 시내에 도착하여 일일이 승객이 묵을 여관 앞에 내려주었다. ‘남미사랑’에서 예약해 준 여관으로 갔다. 일본인과 한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여관이다. 미리 와있던 한국인 투숙객들과 밤늦도록 여행이야기를 나눴다.

 

 Calefate라는 곳은 트레킹을 위한 거점 도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agency에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판매하는데, 내 능력과 분수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트레킹을 하기로 하였다.

 

 

 Perito Moreno

 2 011년 3월 11일 (금)맑음

 오전에 호스텔에서 쉬다가 Perito Moreno의 투어에 참여하였다.

 버스를 타고 카레파테 시내를 벗어나자 우측에 넓은 호수가 나타났다. 어제 공항에서 보았던 호수와 같은 호수인데 엄청 넓다.

 

 

 칼레파테 시를 벗어나자 넓은 호수 건너편에 만년설봉들이 가까이 다가왔다.

 국립공원 입구에서 입장료100A$을 지불하고 산림이 울창한 길을 따라 좌측 호수를 바라보면서 달렸다. 그런데 웃자란 나뭇가지들은 푸른 몸체 위에서 고사(枯死)하여 하얗게 빗을 발하는 것이 특이해보였다. 아마 이 지역이 고도가 높거나 겨울에 혹독한 추위 때문에 위로 돌출한 부분의 나뭇가지들이 동사(凍死)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모든 산들의 높은 봉우리에는 나무라고는 하나도 볼 수 없고 눈이 덮였거나 검은 돌산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산위로는 더할 수 없이 푸른 하늘과 솜사탕 같은 구름들이 아름답게 그림을 그려놓았다. 호수와 산, 그야말로 산수화(山水畵)의 슬라이드를 보는 것 같다. 게다가 빙하 가까이 갔을 때는 호수 한 가운데로 어름덩어리가 두둥실 떠 있고...

 

 버스에서 내려 배를 탔다. 배가 산모퉁이를 돌자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뱃전으로 밀려왔다.

 전방에 날카로운 창을 든 병사들을 앞세워놓은 것 같은 빙벽이 뱃머리 앞을 가로막았다.

 

 

 

   

 

 

 사람들이 빙하를 좀 더 잘 볼 수 있는 곳을 찾아 뱃머리를 분주히 오갔다. 빙하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자 장대한 빙벽이 앞에 우뚝 서 있었다. 웅장한 빙벽은 흰색 사이로 푸른 기운을 뿜었다. 모두 탄성을 질렀다. 정말로 장대한 빙벽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한 순간 천둥소리가 울리더니 빙벽의 일부가 호수로 내려앉는 것이었다. 빙벽으로부터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불어왔다. 심호흡으로 빙산으로부터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을 가슴깊이 들여 마셨다. 이 신기하고 황홀한 광경과 함께 빙산이 뿜어내는 신선한 기운을 심장 깊이에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다.

 돌아서는 배가 미웠다. 좀더 머물러주지 않고 돌아서는 배의 후미로 가서 멀어져가는 빙산을 아쉬운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다시 버스는 빙산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View Point로 가서 내려주었다. 배를 타고 빙산 바로 밑에서 쳐다보았을 때와는 또 다른 흥분을 가져왔다. 빙하가 아득하게 넓은 벌판에 울퉁불퉁 굴곡을 이루면서 장대하게 펼쳐있다. 얼음 덩어리가 호수로 내려앉는 소리가 대지를 흔드는 것 같다. 이 장대하고 엄숙한 광경에 그만 압도되었다. 그 자리에 서서 아무리 보아도 지치지 않았다. 이제 버스로 돌아가야지 하면서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좀더 잘 눈여겨보려고 View point의 여러 곳을 오갔다. 그러느라고 시간이 꾀 흘렀다.

 

  

 

 

View Point에서 바라본 빙하

 오후 8시 20분에 버스가 칼페파테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런데 7시 30분경에 버스에서 내린 곳으로 갔더니 버스가 보이지 않았다. 다른 버스는 손님을 태우고 연신 출발하는데 내가 타고 돌아가야 할 버스와 같이 타고 왔던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나는 사람들에게 버스회사 티켓을 보였더니 모두 고개를 흔들었다. 말도 통하지 않고 답답하였다. 그 때 마침 승용차가 보이기에 버스 티켓을 보이면서 칼레파테에 돌아가야 하는데 버스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더니, 자기도 칼페파테로 돌아가는 길이라면서 자기 승용차에 태워주었다. 칼레파테의 여관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너무 고마웠다.

 

승용차로 나를 칼레파테까지 데리고 왔던 분

그런데 내가 타야 할 버스는 다른 곳에 주차해 있다가 시간이 되어야 우리가 내린 곳으로 와서 자기 손님들을 태운다고 한다. 좀더 신중하고 침착했더라면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았을 텐데, 당황하고 상황판단을 잘못하여 생긴 일이었다. 지구 반대편에 와서 상황판단 잘못으로 낭패 당하는 일이 더 생기지 않도록 조심조심해야겠다.

 

 

 El Chalten

 2011. 3.12(토) 맑음 오후에는 흐림

 오늘은 El Chalten을 다녀왔다.

 아침 일찍 칼레파테를 출발한 버스가 서북쪽을 향하여 호수를 건너고, 황량한 사막 길을 오르고 내리고, 산 모퉁이를 돌고 돌았다.

 10시 경 호수 너머 저 멀리 약간 희고 붉은 색을 띤 하늘에서 막 내려선듯한 거석(巨石)이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멀리 우리를 지켜보면서 서 있는 것 같았다. 햇볕을 받아 우뚝 서있는 그 아름다운 자태를 그냥 ‘찬란하다’라로밖에 달리 표현할 길 없다.

 

 

10시 30분 경에 엘 찰튼 시내에 도착하였다.

 El Chalten은 하늘을 찌를 듯이 장대한 Cerro Fitz Roy 를 비롯하여 기묘하게 생기거나 창날같이 끝이 쬬족한 봉우리들이 도열해 있다. 설산들이 거봉(巨峰)을 호위하듯 둘렀고 설봉이 흘러내려 설원을 이룬 곳도 여럿이다.

 버스에서 내려 공원 안내소에서 설명을 듣고 일본인 오야 씨를 만나서 같이 산에 올랐다. 오르는 길이 녹녹치 않았다. 길이 가파르고 굴러다니는 돌들이 길에 널려 있어 걷기가 불편했다. 오야 씨는 60세라는데 가파른 길을 평지 걷듯이 잘도 올라갔다. 나는 두어 달 산에 오르지 않아서 그런지 다리가 무겁고 발바닥에 통증도 느껴졌다. 그러나 그게 문제인가? 저렇게 거대한 돌산이, 만년설이 손짓하는데... 나는 만년설을 직접 가서 밟아보고 싶었다.

 

  

 

  

 

Laguna Capri

 그러나 오늘 우리의 일정은 Laguna Capri 부근에 가서 3405m의 Fitz Roy와 3102m의 Cerro Torre의 고봉의 위용과 그 아래 골짜기에 만년 빙원(Glaciar Grande)를 바라보며 대자연의 오묘함과 위대함을 감상하는 것이다. 우리는 Laguna Capri 호수 가에 앉아 그 늠름하고 장대한 모습에 압도 되어 숨을 죽이고 있었는데, 거석 Fiz Roy는 오히려 수줍은 듯 홍조를 띠고 다소곳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듯하였다.

 

Fitz Roy의 위용

 자연은 위대하다.

 간혹 구름이 일부 봉우리를 가리기도 하였지만 대부분 산봉우리들은 그 위용을 온전히 드러내 보였다. 우리는 El Chalten에서 11시경에 출발하여 오후 1시 경에 Lag. Capri에 도착하였다. 오야 씨에게 만년 빙하가 있는 곳까지 가자고 하였더니 5시 30분에 엘 찰튼에서 자기 딸과 만나기로 약속했다면서 머뭇거렸다. 오후 2시30분까지 빙하가 나타나지 않으면 돌아오자고 했다. 1시간을 더 걸어 간다하더라도 돌아가는 시간은 3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아서 제안하였더니 선뜻 받아주었다.

그런데 Laguna Capri에서 빙하로 가는 길은 더 험했다. 어떤 숲에 들어섰더니 예쁜 새 한 쌍이 나무에 매달려 벌레를 쪼아 먹고 있었다.   오야 씨가 그것을 발견하여 비디오에 담느라고 여염이 없었다. 그러느라고 거시서 10분 이상을 소요하는 바람에 결국 빙하가 있는 곳까지 가지 못하였다.

 

  

 

 칼레파테에서 엘 찰튼으로 1일 투어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Lag. Capri 호수까지만 올라오거나 그것도 힘들면 찰튼 타운에서 거리가 500m밖에 안 되는 가까운 산에 올라가서 설산을 바라보고 돌아오는 코스를 택하는 것 같다. 산에서 1박 혹은 2박하면서 설산 트래킹을 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장하고 부러웠다.

오늘은 내 몸의 상태가 좋지 않았던지 무척 힘들었다.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서양젊은이들이 빙하가 있는 곳까지 갔다고 돌아오고 있었다. 힘도 좋고 다리가 길어서 걷는 속도도 빠르고 산을 오르내리는 모습이 우리보다 월등 수월해 보였다. 우리도 그들의 뒤를 따라서 엘 찰튼 시내로 돌아왔다. 5시였다.

 

 

 Torres de Paine

 2011.3.12(일) 구름

 오늘은 Torres del Paine 투어에 참가하였다. 새벽 5시 30분에 픽업하였다. 그리고 버스가 시내 각 여관을 돌아다니면서 픽업하느라고 6시 넘어서 칼레파테를 출발하였다. 새벽의 어둠을 뚫고 버스가 5시간 달려서 파타고니아의 대설원이며 많은 관광객과 ICE CLIMBER 들을 끌어들이는 파이네에 도착하였다.

 남반구의 새벽하늘에 유난히 빛나는 별 하나가 눈을 끌었다. 금성(샛별)이 아닌가? 남반구에서도 샛별이 보이는가? 우리나라에서는 새벽 동녘하늘에서 유난히 빛을 발하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남반구의 샛별도 저렇게 영롱한 빛을 발하는가?

 국경이 가까운 아르헨티나 사막 평원 지대에서부터 설산이 보였다. 그 중에도 장대하고 돋보이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국경 부근에서 파이네까지의 거리는 90km인데, 파이네의 설산이 지척에 있는 것처럼 가까워보였다. 자동차 진행 방향의 전방에 보이는 산들은 모두 만년설을 덮어썼다. 남반구의 파타고니아 빙하지대도 북반구의 캐나다의 로키 산맥의 콜롬비아 아이스 필드와 비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경을 지나서부터는 야생 조류와 남미 안데스에서만 서식하는 야생 라마와 같은 짐승들이 보였다. 라마는 다리가 껑충하고 목이 길어 날씬하게 생긴 짐승으로 온순해 보였다. 야생 조조류(鳥類)들과 들짐승들이 먹이를 좇아 무리지어 다녔다. 만년설이 녹아 흐른 물이 곳곳에 호수를 만들었다. 그래서 산과 호수가 어울려 아름다운 풍치를 이룬다. 거기에 갖가지 새들과 짐승들이 들판을 누비면서 더욱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놓았다. 또 하늘에서는 콘도르가 멋진 비상으로 대자연의 역동성을 느끼게 하였다.

 

 

 장장 6시간을 달려와서 Paine 앞에 당도하였다. 멀리서부터 눈길을 끌던 기묘한 설산의 풍치가 눈앞에 다가섰다. 공원입구 가까운 호수 앞에서 버스를 세웠다. 석회분이 가라앉아 호수의 테두리가 하얀 물감을 칠해 놓은 듯하고 석회가 녹아 물빛이 파란 호수였는데 홍학 두어 마리가 한가롭게 먹이를 찾아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또한 우뚝 솟은 거대한 설산이 파란 호수에 내려와서 그려놓은 그림이 신비로웠다. 우리는 그 모습을 사진에 담기에 바빴다.

 

 

  

 

  

 

  

 

  

 

  

 

 그저께 이곳을 다녀간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Paine는 바람이 심하고 비가 올 수도 있으니, 그에 대한 대비를 잘 해가지고 가야된다고 일러 주었는데, 오늘은 바람 한 점도 없고 비도 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장난인가? 구름이 몰려와서 저 기묘한 설산을 가렸다가 살짝 보였다가 애간장을 태웠다. 웅장한 산과 만년설의 멋진 어울림이 목전에서 전개될 듯 될 듯하더니, 모두 구름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그러다가 희미하게 살짝 모습을 보였다가는 사라지기를 반복하였다. 희미하게 구름 사이로 살짝 나타났다가 얼굴을 감추는 거석들의 모습이 신비하기 그지없다.

 

 오후 4시에 버스가 돌아섰다. 국경을 넘고 칼레파테로 돌아온 시각은 10시 20분이었다. 돌아오니 한국 여인이 한 명 더 늘었다. 정말로 우리 대한민국 여인들이 대단하다 그들은 조금도 두려움없이 세계를 누비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녀들은 내가 내일 새벽 3시 버스로 우수아이아로 떠난다는 것을 알고 먹을 빵과 음료수까지 준비해 놓았다가 아침 식사하라고 주었다.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주인 아주머니(한국인-남편은 일본인)는 일본 관리인을 두고 여관을 운영하는데, 낮에는 남편이 하는 ‘스시’ 음식점 일을 돕는다. 저녁에 여관으로 돌아와서 투숙객들 꼼꼼하게 챙기고, 여관도 빈틈없이 관리해 나가는 것 같다. 내가 우수아니아로 갈 버스편과 민박 예약 등을 직접 챙겨주었고, 내가 버스 타려 새벽에 나설 때도 관리인이 있는데도 직접 나와서 배웅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