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 십리포 해수욕장
영흥 십리포 해수욕장
6월 28일 (목) 오랜만에 섬 나들이를 하였다.
일주일에 두세 번 만나서 시내 변두리의 산들을 찾아 소일하면서 지내는 지인들이, 오늘 하루는 섬 나들이로 일정을 잡았던 것이다. 아직 해수욕을 하기에는 이른 때이다. 그러나 우리는 해수욕장의 모래톱을 밟으면서 갯냄새 나는 바닷바람을 쐬고 싶었다.
바다를 가로질러 낸 시흥 방조제를 지날 때에는, 가물가물하게 곧게 벋은 12.7km의 방조제와 조력발전소를 비롯한 부대시설들에 그냥 감탄사만 연발할 뿐이었다. 대부도에서 선재도를 잇는 다리를 건너고 다시 선재도와 영흥도를 잇는 영흥대교를 건넸다. 1978년 가을에 처음으로 이곳 영흥과 대부도를 왔을 때가 떠올랐다. 연안부두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는 연락선을 타고 영흥도에 내려서 볼일을 보았다. 그리고 조각배로 선재도로 건너가서 경운기로 선재도를 가로지른 오솔길로 가서 대부도로 건너가는 조각배를 다시 탔던 기억이 새삼스레 떠올랐다. 그 때는 교통편이 불편하여 오가는데 많은 시간을 빼앗겨 1박2일 일정을 바쁘게 다녀갔었다.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지금은 그 때 어느 포구로 들어와서 어느 길로 다녀갔었는지 그 길과 지형조차 기억에 희미하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가 찾아온 길은 시원하게 새로 뚫린 포장도로로, 1978년 내가 이곳을 찾아왔던 것과는 반대로 대부도로 들어와서 선재도를 거쳐 영흥에 들어왔다가 되돌아가는 것이었다.
선재도에서 영흥대교를 넘어서 조금 가다가 우측해변으로 난 도로를 따라 10여분 달려가서 십리포 해수욕장에 도착하였다. 오전 11시 경이었다. 아직 해수욕하는 철이 아니라서 입구에 차량들이 예닐곱 대가 보일뿐 주차장이 텅 비어 있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전방 끝까지 약 400m 정도가 숲으로 둘렀다. 그게 십리포 해수욕장을 통하여 들어오는 바닷바람을 막는 방풍림이다. 수령이 오랜 나무들이 키가 그리 크지 않고 울창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숲을 형성하고 있다. 잎이 느티나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소사나무라고 한다. 소사나무는 해안과 서해안 섬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이곳 십리포 해수욕장의 소사나무 군락은 140여 년 전에 지역 선조들이 농사를 짓는데 해풍이 심해 방풍림으로 조성하였다고 한다. 현재 350여 본이 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풍치를 이루고 있다.
해변이라 한낮이 되니 맨발로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모래가 달아올랐다. 그러나 해수욕하기에는 물이 차가웠다. 우리는 그래도 모래톱을 핥는 바닷물을 따라 길게 벋은 해변을 걷는 즐거움을 맛보았다. 해수욕장은 아직 제철을 만나진 않았지만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들었다. 물에 들어가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도 간혹 보였지만 대부분 모래밭에 앉아 함께 온 사람들과 담소하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었다. 해수욕장 양 끝부분에는 갯바위들이 널려 있고, 갯바위 사이에서는 조개를 캐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가롭게 보였다. 우리가 모래톱을 밟고 있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해변으로 들어왔다. 갑자기 해수욕장이 활기를 띠는 것 같았다. 아마 어떤 단체가 들어온 모양이었다.
우리는 바닷가를 거닐다가 시원한 소사나무 그늘에 찾아 들어서 담소에 빠졌었다. 그렇게 십리포 해수욕장에서 오전을 보내고 선재도로 나왔다. 식당을 찾아서 약주를 곁들여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돌아오는 길에 이번 여름에는 멀리는 못가더라도 이 십리포 해수욕장은 다시 한번 찾아보리라고 생각하면서 오늘의 즐어웠던 일들을 반추해 본다.
해수욕장 입구 - 뒷편 숲이 소사나무로 된 방풍림
십리포 해수옥장 안내표지
해수욕장 전면
해수욕장 서편
해수욕장 동편
해수욕장
점심먹었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