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 코펜하겐(Copenhagen)
코펜하겐(Copenhagen)
어저께 베를린 시내 관광을 나가기 전에 중앙역으로 가서 코펜하겐 가는 열차표(135유로 )를 샀다. 운임이 너무 비싸지만 다른 도리가 없었다.
10월 26일(오늘) 새벽에 체크아웃하려고 호스텔(Circus hostel)카운터에 갔더니 clerk이 체크인 영수증을 보여달라고 하여 짐을 뒤져보았으나 찾지 못하였다. 카운터의 clerk이 컴퓨터에서 내가 체크인하였을 때의 상황을 점검하고 확인하고 난 후에야 체크 아웃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 영수증은 꼭 챙겨두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호스텔에서 시내버스로 베를린 중앙역으로 갔다.
베를린 중앙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함부르크 중앙역까지만 갔다. 함부르크 중앙역에서 내려 역광장에 대기하고 있던 버스로 갈아탔다. 버스를 타고 페흐만(Fehmam) 지역까지 가서 발틱 해(Baltic Sea)를 건너는 배를 탔다. 거대한 나름대로 호화여객선처럼 생긴 배로 발틱 해를 건너 덴마크의 로드비하븐(Rodbyhavn)에 도착하였다. 거기에 대기하고 있던 기차로 갈아타고 코펜하겐 중앙역에 도착하였다.
베를린에서 함부르크까지 논스톱으로 가는 고속열차는 매우 쾌적하였다. 승객의 대부분은 말쑥한 정장차림의 단아하고 반듯한 자세로 자리에 앉아서 노트북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열차가 함부르크에 도착할 때까지 자기일에 열심이었다. 이른 아침 베를린에서 함부르크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객실 안에는 열차가 괘도를 미끄러져가면서 내는 마찰음만이 들릴 뿐 인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였다. 혹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는데 옆 자리의 사람들이 느끼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말을 나누었다.
그들의 모습에서 아리아 인종의 우월주의를 내세워 아리아 인종에 의한 세계 지배를 획책했던 히틀러의 모습이 얼핏 머리를 스쳤다. 또 전후 비참하도록 파괴되었던 독일을 부흥시키고 동서독의 통합을 이룬 아리아인들의 위대한 업적이 겹쳐 떠올랐다. 저 사람들이 축이 되어 오늘의 독일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위대한 국민이란 생각도 들고 무섭고 지독한 국민이란 생각도 들었다.
함부르크 역 광장에서 버스를 타고 Fehmam의 발틱 해안 항구에 갈 때까지는, 이른 새벽에 호스텔에서 나오느라고 부족했던 잠을 보충하느라고, 내도록 졸고 갔다.
해안 항구에 도착하여 앞에 나타난 발틱해는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 하늘에 떠있는 솜털같은 구름이 그야말로 한폭의 담백하면서 거대한 그림이었다. 그리고 우리를 싣고 갈 엄청 큰 여객선이 트랩으로 연결되어 있다.
배가 항구를 출발하여 발틱 해를 행진할 때 나는 갑판으로 나가 북해의 맑은 공기를 크게 들여마시면서 이 아름다운 대자연의 풍치를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배를 타고 가는 시간은 고작 1시간 남짓. 선상에 더 머물고 싶었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기차로 갈아탔다. 열차에서 내 앞의 영감은 스톡홀름에 가는 길이라 하였다. 나도 스톡홀름에 가고 싶었으나 경비도 그렇고 날씨가 너무 추울 것 같아 가는 것이 망설여졌다. 결국 가지 못했지만 지나고 나니 무척 아쉬웠다.
버스에서 내려 배에 연결된 트랩에 올라 배를 향하여 걸어감
여객 선실
발트(Balt) 해
로드비하븐(Rodbyhavn)
소르테담스 호(Sortedams So)
10월27일 아침 호스텔의 카운터에서 오늘 다녀야 할 곳을 지도에 체크하여 일찍 호스텔을 나섰다. 날씨는 쾌청한데 영하의 날씨라서 옷을 두텁게 입고 나왔다. 오늘은 전 일정을 걸어다녔다. 소르테담스 호(湖)를 가로지른 다리를 걸어서 건넜다. 호스텔에서 중앙역까지는 꽤 먼 거리였다.
중앙역에서 내일 함스부르크로 갈 기차를 예매해 놓았다.
중앙역 바로 앞에 있는 티볼리 파크(Tivoli Park) 앞을 지나 시청으로 갔다. 코펜하겐에서의 일정은 오늘 단 하루 뿐이라서 티볼리 파크 관람은 포기하였다. 시청 광장에서는 소방훈련 때문에 출입을 제한하였다. 안데르산 동상도 보지 못하고 스트로이에()Stroget )거리로 갔다.
코펜하겐 중앙역
티볼리 파크(Tivoli Park) 들어가는 정문
코펜하겐 시청
시청앞 광장에 세운 안데르슨 동상
시청앞
스트로이에 거리는 북유럽에서 쇼핑거리로 유명하다.
쌀쌀한 날씨의 아침나절인데도 불구하고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덴마크를 얘기할 때 제일 먼저 안데르센의 동화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의 동화이야기는 어린이의 관점에서 그들의 생각과 느낌을 자연스럽게 그려내어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감동을 주었다. 안데르센의 뛰어난 상상력은 다른 문화권과도 결부되는 동화의 근간이 되었다. 그런 동화의 나라 덴마크는 요즈음 어린이들 뿐 아니라 청소년에들에게서도 돌풍이 불고 있는 "레고"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스토로이에 거리에 "레고"와 관련된 상품들이 특히 눈에 들어오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런 현상이다. 거리에 들어서자 마자 대형 "레고" 매장이 보였고 어린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붐볐다.
이 거리는 보행자 거리로 고급 쇼핑 점뿐 아니라 서민적인 매장들이 한데 어우러져있다. 재미있는 디자인으로 고객의 시선을 끄는가 하면, 희극적인 모습의 마네킹, 역시 희극적인 로봇 등을 이용하여 통행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였다. 유럽의 거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거리공연자들도 통행인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스트로이에 거리
|
|
|
|
|
|
스트로이에 거리의 여러 모습들
스트로이에 거리가 끝나면 뉘하운(Nyhavn) 항구로 바로 연결된다. 스트로이에 거리가 끝 나는 곳에서 큰 길과 광장을 건너면 Kongelige 극장이 있고 극장을 끼고 우측으로 가면 바로 뉘하운 항구가 나타난다.
뉘하운 항구에 무수하게 정박해 놓은 배들을 보기만 해도 이곳의 분위기가 느끼질 것 같았다. 그런데 여기에 정박해 있는 배들이 고기를 낚는 어선들인지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어항이라면 비린내가 풍기고 어부들의 작업하는 모습도 있을 터인데 그렇지 않았다. 항구에는 갖가지 모양의 멋진 배들이 단정하게 정박해 있고 항구 주변은 깨끗하고 비린내 같은 냄새오 풍기지도 않았다. 레스토랑에서 고기 굽는 구수한 냄새가 풍기고, 관광객들이 노천 카페에서 음료수와 맛있는 요리를 즐기는 낭만적인 분위기였다. 아침 나절이라서 그런지, 바다에서 돌아와 작업을 끝낸 억센 선원들이 선술집에서 한잔하면서 왁자지껄한 그런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다.
Det Kongelige Teater
뉘하운 항구 입구에 있는 닻 모형의 조각품
뉘하운 항구
|
|
|
|
뉘하운 항구
-뉘하운에서 아말리엔 궁전으로 가는 길 중간 kvaesthusbroen에 정박해 있는 대형선박 -
|
|
-뉘하운에서 아말리엔보리 궁전으로 가는 길 중간 kvaesthusbroen에 정박해 있는 대형선박 -
이 선박 내부를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나도 한번 배안으로 들어가 구경하려고 긴 줄 뒤에 섰다가 시간을 많이 빼앗길 것 같아서 아말리엔보리 궁전(Amalienborg Slot)로 발길을 돌렸다. 아말리엔보리 궁전으로 향하여 가는데 오른쪽 바다 건너에 멋진 사각형 대형 건물이 눈길을 잡았다. 그것은 덴마크 오페라 하우스라고 하였다. 그 멋진 모습이 나의 발길을 한참 동안 멈추게 하였다.
덴마크의 오페라 하우스
아말리엔보리 궁전은 깨끗하고 자로 젠듯 반듯하고 소박하면서도 근엄함이 느껴졌다. 근위병들의 절도 있는 동작과 마네킹처럼 초병하고 있는 자세는 엄정함을 보이면서도 미소를 머금게 한다. 기마병들이 순회하는 모습도 딱딱함이 아니라 멋이 풍겨지고 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그런 느김을 주었다. 현재 덴마크는 여왕이 재위하고 있는데 이 아밀리엔보리궁전이 덴마크 왕실의 주궁이라고 한다. 왕이 현재 왕궁 안에 머물러 있으면 궁중 안의 깃대에 깃발이 올려진다고 한다. 오늘은 왕궁에 깃발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여왕이 왕궁 안에 머물러 있다는 표시인 것 같다.
왕궁 중앙안쪽에 멋진 돔을 이고 있는 중후한 건물을 찾아 갔다. 아돌프 프레드릭 교회(Adolf Fredri ks kyrka)였다. 교회의 입구에는 네 개의 원주가 박공을 받치고 있고 박공 위로 청색의 웅장한 돔이 하늘로 솟았다. 교회안은 원형으로 이루어졌고 돔부분에는 화려한 성화로 치장하였으며, 화려함 보다는 중후함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였다. 왕실과 깊은 연관을 가진 교회 건물인 것 같다.
아말리엔보리 궁전(Amalienborg Slot)
아말리엔보리 궁전(Amalienborg Slot)
아돌프 프레드릭 교회(Adolf Fredriks kyrka)
아돌프 프레드릭 교회(Adolf Fredriks kyrka)
(동영상)
아돌프 프레드릭 교회에서 나와 인어공주 동상이 있는 곳을 찾아갔다. 그런데 길을 잘못들어 카스텔레트의 요새Kastellet(Kastelskirken)로 올라갔다. 카스텔레트의 요새Kastellet(Kastelskirken)의 건물들은 모두 붉은 색의 건물들로 1662년 항구를 지키기 위해서 만었던 요새라고 한다. 요새를 방어하기 위해 사용하였던 대포 등속의 무기들이 악세러리처럼 드문드문 놓여있다.
카스텔레트의 요새Kastellet(Kastelskirken)는 사방이 해자로 둘러싸여 있고, 해자를 낀 푸른 잔디 언덕과 적당하게 어우러진 숲, 요새를 찾아오는 시민들을 위한 편의 시설물들, 그리고 커다란 풍차들이 한데 어울려서 옛날의 항구를 방어하던 기능은 사라지고 시민들의 휴식과 산책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해자에 면한 언덕길에는 많은 덴마크 시민들이 조깅을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나는 해자를 따라 빠른 걸음으로 한 바퀴돌았는데 40여분 이상이 소요되었다
.
카스텔레트의 요새Kastellet(Kastelskirken)
Kastellet(Kastelskirken)
Kastellet(Kastelskirken)
Kastellet(Kastelskirken)
카스텔레트를 돌아서 성 알반스 교회(St. Albans Kirke)로 갔다. 성 알반스 교회는 영국교회라고 한다. 교회 첨탑이 하늘 높이 솟아 특히 눈길을 끈다. 교회 건축물의 우아함은 물론 교회와 주변환경이 너무나 아름답게 잘 어울려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것 같았다.
교회 옆에는케피온 분수대가 있다. 게피온 분수대의 청동상은 여신 게피온(Gefion)이 네 마리의 황소를 몰고 땅을 파는모습을 조각한 것인데, 그 모습이 참으로 역동적이다. 게피온 청동상은 코펜하겐이 있는 셀린(Sjaelland)섬의 탄생신화를 바탕으로 세워진 것이라 한다. 게피온 분수는 제1차세계대전 당시 사망한 덴마크 선원들을 추모하기 위해서 만든 분수라고 한다.
성 알반스 교회(St. Albans Kirke)
게피온 청동상
게피온 청동상을 보고 동쪽으로 난 길을 따라 2~3백m 걸어가면 "인어 공주" 동상을 만날 수 있다.
"인어 공주"의 청동상은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형상화 한 것이다. "인어공주"의 청동상은 1913년 세워졌다. 덴마크의 조각가 에드바르드 에릭센(Edvard Eriksen)의 작품으로 덴마크의 유명한 발레리나를 모델로 하여 제작한 것이라 한다. 바닷가 한 편에 자연석을 모아 그 위에 세워놓은 조그만 "인어공주"는 지금 세계인들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인어공주 조각상 앞에는 무척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어서 가까이 가서 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한 동화작가의 작품의 주인공을 소재로 만들어놓은 조각품, 바다 한 구석의 바위 위에 아무렇게 올려놓은 것 같은 저 조그마한 조각품, 이 조각품 "인어공주"가 세계인들을 이 지구의 북쪽 끄트머리 코펜하겐의 한 구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
|
|
|
안데르센 동상 앞에서
10월 28일 오늘 코펜하겐에서 함부르크로 가는 기차 시간은 11시였다. 오늘 기차를 타기 전에, 어저께 보지 못한 안데르센 동상과 크리스니엔보리 궁전을 찾아 보기로 하고 아침 일찍 체크 아웃하여 짐 싸들고 여관을 나섰다. 시청앞 안데르센 동상을 보고 크리스니엔보리 궁정을 찾아갔다. 그러나 길을 잘못들어 가방을 끌고 엉뚱한 길만 해매다가 피곤하여 코펜하겐역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코펜하겐에서의 일정을 너무 짧게 잡은 것이 후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