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수리산

어르신네 2014. 7. 13. 19:08

수리산 등산

 

오늘은 수리산의 슬기봉과 수암봉을 다녀왔다.

30년 전에 친구와 함께 슬기봉에 올랐던 적이 있었다. 그 때 우리는 정상 가까이 갔다가 군인들이 군사시설 접근을 금해서 정상을 밟지 못하고 내려와야 했다. 그 때는 수암에서 슬기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험하고 사람의 발길도 뜸했었다. 인천에서 산업도로를 따라 수원을 오갈 때면 늘 저 우뚝 솟은 수리산에 다시 올라가봤으면 하고 생각했던 곳인데, 하실회에서 기회를 마련해 주어 드디어 수리산 등산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수리산 등산을 하기 위하여 전철 4호선의 수리산 역에서 내렸다. 수리산 역에서 능내터널 위를 지나서 암도 5거리를 거쳐 슬기봉으로 향하였다. 암도 5거리까지 오르는 길은 가파른 오르막도 있었지만 대체로 평이한 길이었다. 거기서 다시 우측으로 꺾어진 길을 따라 슬기봉으로 향하는 길을 얼마를 걸어갔다. 드디어 슬기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을 만났다. 숨차게 슬기봉에 올랐다. 슬기봉 가까운 곳에 단체 등산객들이 아직 점심 때가 되지도 않았는데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슬기봉(469.3m)에는 군사시설(軍事施設)이 있기 때문에 우회하여 등산로가 마련되었다. 여기서 우측으로 벋어나간 능선은 태을봉으로 가는 길이다.

슬기봉의 계단 아래에서 간단한 간식과 막걸리로 목을 축였다. 그런데 오늘은 박무(薄霧)가 멀리 시계(視界)를 막아 주변 경관을 전망(展望)하기가 좋지 않았다. 박무가 원망스러웠다. 슬기봉에서 바라보이는 수리산의 산세(山勢)가 웅장해 보이는데 박무 때문에 진면목을 못 보는 아쉬움이 컸다.

우리는 태을봉으로 가는 길의 반대 방향인 수암봉으로 가기 위하여 슬기봉 뒤편의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얼마간 산을 내려가니 포장도로가 나타났다.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서 좌측 등산로 입구에 “수리사 가는 길”이란 계단 입구의 팻말이 보였다.

우리는 그 계단을 따라 다시 숨차게 수암봉을 향하여 올랐다. 수암봉의 전망도 일품이었다. 박무가 시계를 가려 먼 곳까지 전망하진 못하였지만, 수암봉에서 바라보이는우뚝한 수리산의 슬기봉과 태을봉 들의 준엄하고 의젓함이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는 자신의 나약함과 매사에 신중하지 못함을 일깨워주는 것 같았다. 수암봉 저 아래 흐릿하게 펼쳐진 인간들의 조잡한 건축물과 각종시설물들이 장난감처럼 다가왔다. 산을 내려오면서 대자연의 덕을 생각하면서 갈대만도 못한 나약한 나를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수암봉에서 마을로 내려와서, 등산로 진입로에 있는 한 식당에서 오늘 대략 4시간 정도의 등정을 마무리하였다.

 

 

수리산 역 앞에 설치해 놓은 수리산 등산 안내도

 

슬기봉에서

수리산의 웅장한 산세

멀리 희미하게 박무 사이로 보이는 태을봉 

수암봉으로 가기 위하여 슬기봉에서 내려가는 계단

 

 간식과 막걸리로 간단히 목을 축이고... 

 

 

 

수암봉으로 올라가는 계단

 

 

수암봉 오르는 길

수암봉에서 승기봉과 태을봉을 배경으로

 

 

 

 

 

 

수암봉에서 하산길에서

 

 

등산을 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