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09.함삐의 첫 인상

어르신네 2016. 2. 14. 16:27

09. 함삐의 첫 인상


오늘 하루 일과를 생각하다.

호스펫에서 머물면서 버스를 이용하여 함삐를 구경하는 것과 함삐로 아예 이동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았다. 오늘은 체크 아웃 시간이 오후 8시 30분이니까 여유가 있다. 그래서 우선 함삐로 가서 구경을 하고 상황을 보아서 결정하기로 하였다.

짐을 호스펫의 여관에 그냥 두고 함삐로 갔다.

함삐버스 스탠드에서 내려 바자르로 들어가다가 고아에서 만났던 여학생 둘을 다시 만났다. 반가웠다. 그들의 도움을 받아 Shanti G.H의 쪽방을 200루피에 예약하였다. 방이 아주 조악했다. 하지만 성수기라서 방이 금방금방 나가기 때문에 빨리 방을 잡는 것이 좋다고 하여 그냥 잠만 잘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예약을 하고 짐을 가지려 호스펫으로 나갔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인도인들과 몸을 부대끼면서 함삐와 호스펫을 오가는 동안 버스를 타는 것도 익숙해졌다. 버스로 오가는 길에 인도인들에 대하여 친근감을 가지게 되었고,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 웃으면서 눈인사를 나누기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보따리를 가지고 타거나 내리는데 아주 소박하고 순박해보였다. 그리고 우리가 외국인이라서 호의를 베푸는 것인지 우리에게 좌석을 내어주기도 하고, 우리를 위하여 많은 부분을 양보해주었다.

호스펫에서 함삐로 들어가는 길은 한적한 시골길이다. 도로변 농촌풍경이 한가하고 정서가 깊어 보였다. 벼를 심은 논이 많이 보이고 야자수와 바나나 밭도 많이 보였다. 규모가 꾀 큰 호수도 보였다.

어느 한 곳을 지나는데 힌두교의 의식을 가지는지, 많은 사람들이 깨끗한 옷차림으로 운집해 있었다. 한 쪽에서는 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광장과 나무그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 기도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뛰어 내려가서 그들과 어울려 함께 하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뿐 차는 사정없이 지나간다.

차창에 비친 민가들은 대체로 조악해 보였다. 그러나 그들은 종교생활로 심신을 닦으면서 그곳에 정을 심어놓고 소박하고 순수한 삶을 엮어가는 곳이리라.

한 시간 가까이 달려갔을 때 전면(前面)에는 커다란 수많은 바위를 떠받들고 있는 그리 높지는 않은 산이 가로 놓여있다. 함삐의 산들은 나무대신에 바위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겠다. 동글동글한 바위들이 서로 나란히 붙들고 있기도 하고 포개 앉아서 정담을 나누기도 하고 또 어떤 것은 혼자 덩그렇게 나앉아 사색을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저께 고아에서 호스펫으로 오던 길에 Koppal이란 도시를 들어서기 전에 보았던 그 돌산의 발원지가 여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관 바로 앞에 있는 Virupaksha Temple을 관람하였다. 입장료는 2Rs인데 카메라 촬영권이 50Rs로 좀 억울하였다.  그리고 안쪽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그것을 구경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노란색 물감을 찍어서 내 이마에 묻혀주고는 10루피를 내라고 하였다.

사찰 내의 조각품들이 참으로 아름답다. 그리고 하나하나가 모두 정교하다. 건축물에 공간

을 두지 않고 조각품으로 채워놓은 것을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56m의 높은 고뿌람에 있는 조각들이 오랜 세월을 지내오는 동안 비바람에 갈려나간 것과 또 어떤 힘에 의하여 떨어져 나간 부분들도 많았지만 그런대로 그 원래의 형체를 유지 하고 있다. 사원의 바닥에 깔린 돌이나 사원내의 각종 유물들이 오랜 세월을 힘겹게 견뎌왔음을 얘기를 해주었다.

사원을 나와서 Hemakuta Hill로 올라갔다. 함삐가 한눈에 들어왔다. 전후좌우로 펼쳐지는 광경이 그야말로 절경이다.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길게 뻗은 바위산 남서쪽으로 펼쳐지는 야자수와 바나나밭, 그리고 이름모를 농작물과 나무들로 끝없이 이어지는 대평원이 내 시야를 압도한다. 이 바위언덕에서 보는 일몰도 장관이지만 우리가 앉은 자리 옆을 맴도는 원숭이들의 재롱도 눈길을 끈다.  

Hemakuta Hill 거기서 한국 젊은이들을 만났다. 그들은 인도에 온지 4개월 되었는데 함삐에는 두 번째 길이라 하였다. 그들은 우리 부부를 보더니 부모님이 생각난다면서 우리를 극진히 대해 주었다.

해가 기울고 이어 저녁놀이 지더니  바로 어둠이 내렸다. 함삐는 밤에 이런 바위산이나 외진 곳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면서 어둡기 전에 바자르로 내려가자고 하여 우리는 그들과 함께 Hill을 내려와서 여관 앞에 있는 Restaurant에 가서 저녁을 시키려는데, 아침에 여관을 구하려고 할 때 도와주었던 두 여학생을 또 만났다. 우리는 음식에 대한 것과 앞으로의 일정을 서로 이야기 하면서 조언을 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