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두타연
민통선 두타연
2016.09.10(토) 맑음
오늘은 민통선 안에 있는 두타연을 다녀왔다.
아침 6시에 인천을 출발하여 외곽 순환도로에 이어 경춘 고속도로를 타고 춘천 홍천 양구읍을 지나 9시 30경에 비득안내소에 도착하여 하차하였다. 문명의 이기가 닿지 않은 원시의 세계라는 민통선 안을 걷는다는 설렘이 앞섰다. 버스에서 내려 비득안내소 직원의 민통선 개방에 대한 안내와 보행하면서 지켜야 할 유의 사항들을 듣고 이목정안내소(12㎞)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오늘의 도보는 비득 안내소에서 이목정 안내소로 가는 중간 두타연 위에 있는 주차장까지 걷는 코스이다.
우리는 드디어 좀 살벌해 보이는 철책 민통선으로 들어갔다. 산소통 안에 들어온 것처럼 맑고 신선한 공기가 폐 속으로 가득 밀려드는 것 같았다. 비득 안내소에서 약간 언덕진 곳을 넘어서부터는 두타연까지 깊은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평지와 같은 완만한 내리막길이다.
발아래로 힘차게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소리를 노래삼아, 수십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과 하늘에 닿을 듯 높이 솟은 산을 바라보며 민통선 안길을 걷는 발걸음도 가벼웠다.
1시간 10분 남짓 걸었을 때 하야교가 나타났고 그 옆에 ‘금강산가는길’이라는 팻말이 보였다. 금강산까지 31km라고... 금강산이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왜 가지 못 하는가? 민족이 안고 있는 이 비극이 언제까지 계속될 건지? ‘금강산가는길’이라는 팻말을 바라보니 비감이 엄습한다.
하야교에서 25여분을 걸어서 내려오니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보였다. 숲길이었다. 숲길은 자연이 뿜어내는 신선한 내음이 내 폐 깊숙이 저며 드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숲길에는 이 깊은 계곡의 적막을 일깨우는 문인들과 화가들의 글과 그림들도 만날 수 있었다. 자연에 영감을 불어넣은 작가들의 숨결이 느껴졌다.
12시. 우리는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두타연에 도착하였다. 자연이 만든 이 경관은 인간이 흉내를 낼 수도 범접할 수 없는 조물주만의 영역이다. 폭포, 폭포 아래 깊고 푸른 연못, 그리고 연못을 병풍처럼 두른 바위, 게다가 어떤 연유로 만들어진 것인지 알 수 없는 동굴, 이 수려한 높고 깊은 계곡에서 이 자연물들이 맞물려 이루어놓은 조화롭고 아름다운 풍치에 넋을 놓을 것 같았다. 두타연 가장자리에 앉아 하루 종일 지켜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을 이 경관을 뒤로 하기가 너무나 아쉬웠다. 두타연은 언제라도 한번 더 찾아보아야 할 곳이다.
“두타연은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건솔리 수입천 지류에 발달하여 사태리 하류에 위치한 계곡이다. 두타연은 민간인 출입통제선 북방인 방산면 건솔리 수입천의 지류에 있는데 동면 비아리와 사태리 하류이기도 하다. 유수량은 많지 않으나, 주위의 산세가 수려한 경관을 이루며, 오염되지 않아 천연기념물인 열목어의 국내 최대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높이 10m, 폭 60여m의 계곡물이 한곳에 모여 떨어지는 두타폭포는 굉음이 천지를 진동하고 한낮에도 안개가 자욱하여 시계를 흐리게 한다. 이 폭포 바로 아래에 있는 두타연은 20m의 바위가 병풍을 두른 듯 하고, 동쪽 암벽에는 3평 정도의 굴이 있는데 바닥에는 머리빗과 말(馬)구박이 반석 위에 찍혀 있다. 1천 년 전 두타사란 절이 있었다는데서 연유된 이름이며, 민간인 출입통제선 이북에 위치하여 자유스럽게 출입할 수 없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출처 : 양구군 관광 정보>
오늘 민통선 안에서의 트래킹은 민족 분단의 비극을 실감하기도 했지만,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가를 실감하면서 자연에 감사하였다. 적과 대치한 최전방인 민통선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웅장한 대자연의 넉넉한 품에 안겨서 보낸 아늑한 하루였던 것 같다. 민통선의 원시림이 뿜어내는 산소통 같은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이 세사에 찌들어 내 머리를 꽉 채웠던 불순한 생각과 망상들을 깨끗이 밀어내 주는 것 같았다.
두타연 트래킹이 내 소중한 삶의 한 부분되었다.
'비득안내소'를 출발하여 '이목정안내소'로 향하여 민통선 안으로 들어서면서
비득 안내소에서 오르막 길을 넘어서서
민통선 안 원시림의 높은 산이 북쪽을 막아 섰다.
울창한 숲
비목교 아래로 흐르는 물길
제2 쉼터
'금강산 가는 길' 입구 안내판
구절초 꽃
하야교
여기서 금강산 장안사까지는 31km입니다.
두타 2교
쉼터
두타 3교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하천
제1숲길
제1숲길
예술과 사색의 길
돌징검다리
징검다리에서 위쪽으로 바라본 물길
징검다리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물길
두타연 관찰 데크
출렁다리
포탄 피??
두타연을 배경으로
두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