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65세의 젊은이가 중동과 동유럽을 헤맸다<10> -에르주룸-

어르신네 2006. 5. 29. 15:14


<에르주룸(Erzurum)>  2005년 10월10일(월) 맑음


청명한 날씨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밖을 보았더니 에르주룸 시가지 남쪽의 민둥산이 인사를 하였다. 공기가 맑고 상쾌한 거리에 이른 아침 출근하는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들이 보인다. 실내에서 간단한 체조를 하고 빵과 야채로 아침 식사를 하였다.


오전에는 오스만 왕조양식의 라라무스타파 파샤 자미 쪽으로 올라가다가 Rustempasa Carsisi(이층으로 된 이슬람 전통 양식의 건물 안에 은제품과 골동품 염주 등을 파는 상가)를 들렸다 깨끗하게 상품들을 진열해 놓았는데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손님이 없다. 상인들도 자기 가게 앞에서 구경하는 사람에게 달라붙어 물건을 사라고 종용하지도 않았고 그냥 바라다 볼 뿐이었다. 물건을 사지도 않고 구경만하는 것도 미안하였다. 손녀들에게 줄 선물이 될 만한 팔찌나 목걸이의 값을 물어보았더니 턱없이 비쌌다.


라라무스타파 파샤 자미는 수리를 위하여 외벽에 철제 구조물을 설치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라라무스타파 파샤 자미와 Yakutiye Medresesi(신학교)는 공원 가운데 있는데,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침부터 나와 있다.


야쿠티에 신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그 주위만 돌아보고 줌후리예트 거리(Cumhuriyet Cad)의 남쪽 길을 따라 300여 미터 정도를 걸어서 길 오른쪽에 있는 치프테 미나레(Cifte Minare)가 있은 곳으로 가보았다. 여기서도 자미와 미나레는 보수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으며 내부로의 출입을 금하고 있었다. 정면 입구에 두 개의 미나래가 솟아 있는데 자세히 보니 자색(紫色)을 띤 것 같은데, 갈색(褐色)으로도 보이는 자기(瓷器)를 붙였다.


그러나 세월의 무게 탓인지 타일이 다 떨어져나간 부분이 많이 보였다. 석조 건축물인데 전면에는 각종 상징물을 부조하여 현란하다. 모스크 주위를 정리하어 관리에 좀더 신경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주크 왕조시대의 건축물이라 하는데 천여 년의 세월을 견뎌낸 건축물로서는 이만큼이라도 보존되어 온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고 한편 부럽기도 하였다.


치프테 미나르 맞은편에 성채(城砦)가 있다고 하여 찾아보았으나 민가들이 들어서 있어서 어느 것이 성채인지 찾을 수가 없었다.


성채 구경을 체념하고  차프테 미나르(Cifte minare) 건너편 낮은 지역으로 난 도로를 따라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 오른쪽 면은 금방(金房)이 죽 늘어서 있고, 그 맞은편인 길 왼쪽 면은 양복 및 양장점과 포목점 그리고 각종 기기(器機)들을 파는 상회들이 늘어서 있다. 떠들썩한 시장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오전시간을 보냈다. 거기에 바쁘게 살아가는 에르주룸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 길을 따라 기차역까지 갔다. 기차역 앞에 OZMAR라는 꾀 큰 마켓에 들려서 빵과 음료수를 샀다. 그리고 그 부근의 버스 정류장에서 오토갈(버스터미널)로 가는 돌무쉬(우리나라 마을버스와 같은 구실을 하는 것)의 차번호를 알아보기 위해서 지나가는 버스를 살펴보았다. 30여분을 지켜보았지만 ‘오토갈’이라는 행선지 표시를 한 것이 보이지 않았다.  그냥 여관으로 돌아왔다.)


오후에는 오토갈에 가서 도우베야짓으로 가는 버스 시간표를 알아보았다. 11시 30분과 15시시에 떠나는 것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시내로 들어오다가 Ataturk 대학에 가 보았다.

Ataturk대학의 부지가 대단히 넓고 건물들이 띄엄띄엄 있어서 그 넓이를 종잡을 수 없다.


마침 한 학생이 안내를 자청하고 따라왔다. 고향이 보드룸(Bodrum)이고 자기 이름 OZAY라고 하면서 지리교육을 전공하며 장차 지리 선생이 될 것이라 하였다.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많은 얘기를 나누지는 못하였지만 그는 최선을 다해 대학의 구석구석을 안내해 주었다. 그리고 아타튀르크 대학은 파샤 케말이 에르주룸에서 활동했던 것을 기념해서 세운 학교인데 터키에서도 유명한 대학교 중의 하나라고 은근히 자랑하였다.


그리고 몇몇 학생들을 소개해 주기도 했는데, 그 중에 한 학생은 자기 할아버지가 한국전에 참전했었다고 하면서 ‘한국은 터키의 도움을 받았던 나라였다.’는 것을 강조해서 말하였다. 나는 ‘감사하다! 너의 할아버지께서 건강하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하였더니 ‘돌아가셨다’고 하고는 나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가버렸다. 오자이는 친구를 괜히 소개해 주었다면서 나에게 미안해하였다. 그와 늦게까지 필담을 곁들여 얘기를 나누면서 캠퍼스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여관으로 돌아왔다. 정말로 고마운 학생이다.


에르주룸은 해발 1900m가 넘는 지대라서 그런지 아침에는 공기가 차가웠고 한낮에도 햇볕이 좋았다.

오늘 Ataturk 대학에서 자기 할아버지가 한국전에 참전했었다는 말을 하고는 바로 발길을 돌린 그 학생이 한국인인 내게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말했을까? 그렇게 말하고 돌아가던 학생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한국전---터키 군의  참전 ---


 

에르주름 시내

 

다음은 신학교 박물관 전시품입니다.

 

 

 

 

박물관 앞 뜰에 있는 버섯모형의 상

 

신학교 박물관 앞에서 터키 순경과

 

 

 

 

 

 

 

 

 

 

 

 

 


Ciffre Minare

 

 

귀금속 상회


귀금속 및 골동품상이 있는 Rustempasa Carsisi 내부

 

 


무슨 행사인지 늙으니 젊은이 등 주책없이(?) 시내 행진을 하고 있었음


Ataturk대학으 상징팁

Ataturk 대학의 Ozay 학생과 함께

Ataturk 대학의

 

여관주인 남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