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스크랩] 65세의 젊은이가 중동과 동유럽을 헤매다<41> -카파토키아로-

어르신네 2006. 10. 8. 23:45



<말라탸에서 카이세리로 가는 길>

2005년 11월 14일(월) 구름

9시 40분에 말라탸(Malatya) 오토갈에서 카이세리 행 버스가 출발하였다.


말라탸에서는 넴룻 다이 투어에 참가한 것 밖에 없는데, 그래도 넴룻다이 투어가 말라타를좋은 곳으로 기억할 수 있게 만들었다. 말라탸를 좀더 확실한 기억으로 묶어두기 위해서는 박물관이라도 한번 둘러보고 올 것을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말라탸 오토갈을 출발한 버스가 25분 정도를 평지를 달려와서 오르막 산길로 접어들었는데 좌우로 과수원들이 많이 보였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Rakim1800m라고 적혔다. Rakim이란 터키말의 뜻을 알 수가 없다. 해발(海拔)이란 뜻인가?


10시35분경에 산협의 마을 Kozluca를 지나서 ‘Kayseri 280km’라는 표지(標識)가 보였다. 산협에서 좌측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가 우측 큰 산 허리를 감돌면서 계속하여 올라갔다. 그리고는 고갯마루에서 급강하하여 깊은 계곡을 빠져나온 지역은 Balaban이란 곳이었는데, 산간의 분지였다.


분지가 끝나고 또 산협으로 들어섰는데 11시15분에 산협의 소읍 Darende란 곳에서 10여분 이상 정차하였다. 이 지역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니 무척 두터워 보였다. 그리고 꾀 번창한 시골 도시로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수효도 상당하고, 지나다니는 차량들도 수월찮게 많아 보였다.


Darende을 출발한 차는 숨 가쁘게 산길을 올라갔다. 조그만 고개를 넘어가서 11시 40분경에 Veliuglu라는 식당에서 정차하여 점심 식사를 하였다.


점심을 먹은 곳에서 분지를 빠져나온 버스는 또 높은 산을 향하여 오르는데 이번에는 그 높이가 지금까지 넘었던 어떤 고개보다도 훨씬 높은 곳이었다. 1800m라고 추정되는 고개를 두 번이나 넘었는데 이번의 고개는 올라온 시간과 올라온 경사면 등을 고려해보았을 때 가장 높은 곳으로 2000m를 훨씬 상회할 것 같았다. 눈[雪]을 뒤집어쓴 산들이 눈[目] 아래로 굽어보였다.


이 고래에 올라서니 드넒은 평원이 펼쳐졌다. 고갯마루에서부터는 내리막길이 아주 완만하였다. 도로은 진행방향으로 내리막길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이 고원에 있는 드문드문 보이는 나무들이 땅에 붙어있는 듯한 모습으로 보아, 이 지역이 고산지대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이렇게 고산지대의 내리막길을 두 시간 이상 달려서 카이세리에 도착하였다. 3시 20분이 되었다.

카이세리 오토갈에서 4시에 괴레메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괴레메에 5시20분에 도착하였다. 해가 져서 밤이 되었다.

Ishtar Pansyan을 찾았다. 영국 스코틀랜드 夫婦와 같은 도미토리에서 지내게 되었다. 이 여관의 도미토리는 동굴을 파고 방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건조한 사막지대라서 그런지 동굴 방안이 건조하여 습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 여행한지 꼭 한달 보름이 되었다. 오늘은 터키의 대표적인 관광의 명소 카파토키아에 온 것이다. 내일부터 유명한 카파토키아를 직접 본다는 기대감에 잠이 잘 오질 않는다.



<괴레메의 첫날>

2005년 11월 15일  (화) 구름(간간히 푸른 하늘도 보였음)

도미토리의 불편한 점이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방이니까 옆 사람을 배려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유롭지 못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는 했는데, 아직 깊은 잠에 빠져있는 옆의 젊은 영국인 부부에게 방해가 될까하여 일어나지 못하고 이불 속에서 숨을 죽이고 누워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시간은 새벽 4시 30분인데 눈을 감은 채 잠자리에서 지난 여행 중에서 겪었던 일들을 생각하고 또 오늘의 일정을 생각하면서 시간이 가기를 기다렸다. 다시 시계를 보니 5시 30분밖에 되지 않았다. 살며시 침대에서 내려와 밖에 나가서 체조를 하면서 몸을 풀었다. 새벽 공기가 무척 차가웠다.

날이 밝아지면서 앞에 나타난 희한한 광경에 마음을 빼앗겨 추운 날씨라는 것도 잊고 나도 모르게 산으로 다가갔다. 고깔을 세워놓은 것은 바위들 그리고 그 바위 속을 파고 들어가 창문을 달아 놓은 것 같은 것들이 기괴한 모습에 넋을 잃어버렸다. 전날 밤에 이곳에 도착하였을 때 희미한 달빛을 받아 언뜻언뜻 비취던 것들이 무슨 사원의 지붕처럼 느껴져 호기심이 일었는데 아침에 보니 그 신기함 더하다.

나는 정신없이 산 쪽의 버섯처럼 생긴 것 같기도 하고 삿갓 모양 같기도 한 바위 안을  달려가서 살펴보았다. 첫 번째로 만난 바위 속의 동굴은 짐승들을 키우고 있는 우리였다. 또 다른 곳의 바위 동굴로 가보았더니 각종 병과 음식 취사도구 의자가 탁자가 어지러이 놓여 있었다. 그런 곳이 여럿인 것으로 보아 여름철 관광객을 대상으로 바위 동굴에서 영업을 하다가 관광객이 줄어드는 겨울철을 만나 문을 닫은 채 방치해 둔 것 같았다.


하늘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氣球투어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세 개가 상공에서 내 머리위를 돌더니 옆으로 갔다가 위로 멀리 물러났다. 지도를 보니 여기가 ‘괴레메 파노라마’라는 곳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이른 아침 하얀 서리가 깔린 괴레메 파노라마의 높이 솟은 기괴한 바위들을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완전히 정신을 빼앗겼었다. 정신없이 이리저리 쫓아다니다가 어느 골짜기로 들어섰었다.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은 인적이 드문 외진 곳이라서 더 들어가지 않고 위 언덕으로 올라갔다.


언덕 위에는 포장된 도로가 있었다. 그 길은 괴레메(Gureme)에서 네우세히르(Nevsehir)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 도로변에 버스에서 내린 많은 사람들이 지금 내가 막 올라온 곳의 바위덩어리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동양 사람과 서양 사람들이 각각 한쪽 자리씩 차지하여 사진을 찍고 왁자지껄하였다. 그리고 우측 넒은 밭이 있는 곳에 예의 그 氣球들이 착륙하여 사람들을 내려놓고 정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괴레메 파노라마를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기구에서 내린 사람들이었다.

 

그 언덕에서 네우세히르로 가는 쪽으로 우뚝솟은 우치사르(Uchisar)가 보였지만 새벽에 나올 때 세수도 하지 않았고, 이른 아침이라 춥기도 하고, 또 배가 고파서 그냥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의 영국인 부부가 아직도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아침에 괴레메 파노라마를 보느라고 언 몸을 녹이려고 다시 침대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웠었다. 그런데 영국인 부부는 조리 기구를 가지고 다니면서 직접 식사를 해먹는 것이었다. 그들은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부터 유럽을 거쳐 육로로 자전거를 타고 왔다고 했다. 정말로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나는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


오늘 오전은 야외박물관을 관람하였다. 야외박물관은 괴레메 중심부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거리에서 만난 한 젊은 일본인이 동행해 주어 쉽게 찾아갔다. 그런데 입장료가 12TL이나 되었다. 일본 젊은이는 비싸다면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자신만 찍고 간다고 하여 나 혼자만 입장하였다. 한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보였다. 서울의 어느 교회의 성지 순례단이라 하였다. 나도 그들을 따라 가서 안내원이 설명하는 것을 들었다. 일행이 아닌 내가 그들을 따라다니는 것이 좀 어색하기도 하고 안내원의 눈치도 이상해서 그들로부터 떨어져 나 혼자 다녔다. 설명을 들으면 더 좋겠지만 단체 관광객들의 굼뜬 이동을 따라다니기도 갑갑하였다.


괴레메 야외박물관은 주로 암굴교회였다. 바위를 파고 그 동굴 안에서의 신앙생활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구조물들이 잘 보존되었고, 동굴 교회에서는 여러 가지 프레스코 화들을 볼 수 있었는데 많이 훼손되었다. 이 벽화들은 12~13세기에 그린 것으로 성서 속의 장면을 표현해 놓았는데 훼손되지 않은 부분들은 색상이 선명하고 아름다웠다. 


오늘 이른 아침부터 많이 걸었고 괴레메 야외박물관도 도보로 갔다가 왔기 때문에 오후에는 너무 피로하여 쉬었다.

그런데 이곳의 물건값은 좀 비싼 것 같았다. 아마 관광지라서 물건갑을 좀 낫게 부르는 것 같다. 야채 값도 밥값도 그렇다. 가능하면 빵 같은 것으로 식사를 대신해야 하겠다. 저녁 식사를 4리라짜리 시키고 요쿠루트를 달라고 하였더니 7리를 요구했다.

넴루다이에서 만났던 스위스 사람을 그 식당에서 또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그들은 카자흐스탄 우즈백을 돌아서 이란을 통과하여 터키에 왔다고 하였다. 그들은 나의 카메라에 담은 사진들을 보면서 자기들이 이란과 터키를 지나온 과정과 비슷하다고 하면서 엉터리 영어로 유쾌하게 여행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밤늦게 영국인 부부 Robin과 Erika가 돌아왔다. 그들은 나에게 괴레메를 비롯한 주변 관광루트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해주는데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 못하면서 그냥 들어주었다. 그들은 아주 성실해 보였고 또 검소하고 친절한 사람들 같았다. 그런데 Robin은 생물학도이고 Erika양은 Raw School 5학년인데 실습을 끝낸 후 휴학하고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여행을 마친 다음 공부를 학교를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했다. 그녀의 키는 190cm라고 하였다. 



다음 사진들은 '괴레메 파노라마'입니다.







 

다음사진은 야외 박물관입니다.






출처 : 아름다운 60대
글쓴이 : 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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