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65세의 젊은이가 중동과 동유럽을 헤매다<51> 셀추크

어르신네 2006. 10. 20. 23:00
 




셀추크(요한 성당,  실린제 마을, 파묵차크 비치)


2005년11월28일(월) 흐림

아침에 배낭을 여관에 맡겨두고 체크아웃 하고 요한 성당으로 갔다.

예수의 12제자 중 한 사람인 요한이 마리아를 모시고 만년을 보낸 곳이라 한다. 6세기에 황제 유스타아누스가 교회로 바꾸었다가 뒤에 자미로도 사용되었었다고 하는데 모두 파괴되어 돌기둥과 석벽들이 무너져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교회의 규모가 대단히 컸던 것 같으며 시설물도 방대했던 것 같다. 복원작업을 하느라고 부서진 석물들을 모아놓고 원주들을 원래의 장소에 세워두기도 하였다.

요한 성당에서 서쪽 언덕 밑으로 웅장한  이사베이 자미(Isabey Cami)가 보인다. 1375년에 건설되었다고 하는데 셀추크에서 오스만 왕조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건축물이다. 천장이 높고 창과 문에는 아름다운 부조가 남아있다.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더니 문이 잠겨 있었다.

이사베이 자미 앞쪽에는 1300년대에 만들었다는 하망과 좀더 떨어진 곳에는 아르테미스(Artemis) 神殿 유적이 보였다.

기원전 9세기경부터 풍요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신전을 세웠는데 120년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높이 19m, 지름1.2m의 원기둥이 127개나 되는 이 신전은 세계 7대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하는데 7번 파괴되고 7번 재건되었다고 한다. 125년 코트족에 의해 파괴된 채로 있었는데, 6세기에 석재가 다른 곳으로 운반되어나갔다고 한다. 현재는 원기둥 한 개만이 달랑 세워져 있고, 주위에 석재들이 파손된 채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으며 옆에는 연못이 있다.


교회를 나와 시린제행 돌무쉬 타는 곳에서 신군이 나타나기를 기다렸으나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아서 파묵칼레에서 만났던 일본 여자들을 만나서 그들과 동행하였다. 그녀들는 무척 명랑하고 좀 수다스러웠다.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 못하면서 그냥 고개만 끄덕여 주었다.

예전에 실린제 마을에 그리스인들이 살았으나 주민 교환이 이루어져 그리스인들은 떠나고 테살로니크에 살던 터키인들이 이주해 살게 되었다고 한다. 높은 산속에 마을이 형성되었는데 사프란볼루의 전통가옥처럼 토담집으로 소박하였다. 마을이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이다. 특산물로는 포도주를 비롯한 여러 가지의 과일주 그리고 천으로 만든 수제품을 전시해 놓고 고객을 맞았다. 일본여인들은 한 선물 가게에 들어가서 물건을 고르느라고 아까운 시간을 보내기에, 나는 그들을 두고 혼자 나와서 마을 골목길을 돌아다녔다.


골목길에서 마을 뒤편에 근사한 집이 하나 있었다. 집 입구에 조성한 화단도 예쁘고 집도 아주 산뜻해보여서 그 집 마당으로 들어섰다. 한 남자가 나를 보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였다. 이층 거실로 올라갔더니 미인 아주머니가 맞아주었다. 거실의 집기들이 아주 고급스럽고 화려하였으며 벽면은 그림으로 장식해 놓았다. 한쪽에는 고급스런 서가로 장식한 서재도 있었다. 아주머니는 나를 서재로 안내하면서 설명을 하는데 잘 알아듣지 못해서 미안하였다. 그냥 고개만 끄덕여 주었다.

부인은 이스탄불의 어느 대학 교수라고 하며, 자기 남편은 이스탄불과 셀추크에서 사업을 한다고 하였다. 이 집은 그들의 별장처럼 사용하는 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인과 남편이 모두 지성과 세련미가 보였다. 그 집에서 내놓은 차를 받아 마신 다음 좀 앉아 있다가 인사를 하고 나왔다.


그 집을 나와서 마을을 한바퀴 돌다가 포도주 한 병을 사서 물을 마시듯이 마시면서 돌아다녔다. 버스가 출발할 시간에 돌무쉬 정거장에 갔더니 일본여인들이 먼저 와 있었다.


셀추크로 와서 나는 박물관에 갈까 하다가 파묵차크(Pamucack)로 가는 버스를 탔고 일본여인들은 요한 성당으로 갔다. 그들도 오늘 저녁 나와 같은 버스로 이스탄불로 가기 때문에 저녁 버스 정거장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였다.

나는 돌무쉬를 타고 파묵차크의 해변 가까운 곳에서 내려 비치로 갔다. 바다가 조용하였다. 겨울철이라서 그런지 해변에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모래사장만이 길게 누워있었다. 바람결에 일렁이는 에게 해(Aegean Sea)를 바라보면서 가지고 간 포도주를 마시면서 혼자 흥겨움에 취했다. 마침 늘씬한 개 두 마리가 나타나서 함께 놀아주었다. 역시 바다는 마음을 맑고 신선하게 해 준다. 모래펄을 오가면서 마냥 걷고 싶었다.

운전기사가 4시 30분에 셀추크로 가는 버스가 마지막 버스라면서 시간에 맞춰 큰길에 나와 있으라고 하였다. 바닷가를 나서기가 아쉬웠다.


저녁에 여관에 계산을 마치고 짐을 버스회사에 가져다 놓았다. 그리고 인터넷이나 할 요량으로 인터넷 카페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아 헤매다가 한국 젊은이들을 만나서 그들과 여행 이야기 나누면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다. 내가 산 맥주를 마시다가, 그들이 가지고 온 꼬냑도 마시면서........

메트로(Metro) 여행사에 9시 30분에 짐을 찾으려 갔더니 일본 여인들이 미리 와 있었다. 10시 정각에 버스는 이스탄불로 출발.....................





위 석장의 사진은 요한 성당입니다.


이사베이 자미(isabey Cami)


이사베이 자미 앞에 있는 1300년 대에 만들었다는 하맘


아르테미스 신전의 유적


실린제 마을에 들렸던 집의 거실과 부인

실린제 마을에서 들렸던 집의 서재


실린제 마을

실린제 마을에서 만난 말타고 가는 영감




파묵차크의 해변

파묵차크에서 같이 놀아주던 순하디 순한 한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