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65세의 젊은이가 중동과 동유럽을 헤매다<89>아부심벨과 이시스 신전

어르신네 2007. 3. 3. 10:05

  아부심벨과 이시스 신전을 관람하다.


2006년 1월 24일 (화) 맑음

아부심벨로 가기 위해서 새벽3시에 일어났다. 차가 대기하고 있는데 우리 팀이 늑장을 부려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다. 그러나 시내 여관을 돌면서 사람들을 싣느라고 4시가 넘어서 아스완을 출발하였다. 버스 유리창밖은 그믐달의 파리한 빛 속에서 깊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잠을 청하였지만 쉽게 잠들지 않아 눈만 감은 채 자리에 앉아서 갔다.

아침 5시 40분경 밖이 밝아지기 시작하였다. 6시가 조금 지나서 사막 위로 해가 솟아올랐다. 사막을 뚫고 달리는 아침길이 지루하지 않아 좋았다. 바하리아 사막을 다녀왔던 뒤라 차창밖에 나타난 사막 풍경이 낯설지 않았다. 가끔 도로 좌우에 건물과 주거지가 보였고 그 주변에는 식물을 심어서 삭막한 사막의 단조로움을 덜어주었다.

8시 정각에 아부심벨에 도착하였다.

입장료는 일반60EF, 선생과 학생은 38.5EF였다. 


아부심벨은 고대 이집트 신왕국 시대 제19왕조의 람세스2세(재위BC 1279~1213)가 지은 두 개의 신전(神殿)이다. 이 암굴 신전이 모래위에 묻혀 있던 것을 1813년 스의스의 탐험가 부르크할트에 의해 발견되었고 1817년 이집트학 전문가 조반니 바티스타 벨초니에 의해 처음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아부심벨은 아스완 남쪽 280km 지점의 나세르 호반에 있으며, 북회귀선을 넘어 수단과의 국경에 위치한 이집트의 최남단이다. 아스완 하이 뎀을 건설하였을 때 수몰 위기에 처한 것을 1964년부터 1968년까지 세계 50여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 2개의 신전을 블록으로 절단하여 원래의 위치보다 60m 높은 지점에 복구해 놓았다.


대신전(大神殿)의 정면에 있는 네 개의 람세스 2세의 거상(巨像)은 높이가 20m라고 한다.

동굴 입구 벽에 부조한 것들은 시리아와 아프리카 계통의 포로들이라고 한다. 부조가 선명하고 색채도 또렷하여 생동감이 느껴졌다.

대열주실의 좌우 양 벽면의 부조물들은 람세스 2세가 전차를 타고 적(히타이트)에게 활을 당기는 장면들이 특히 눈길을 끈다. 대열주실을 지나 전실 그리고 지성소를 돌아 나오는 동안 벽면과 천장에 빈틈없이 만들어 놓은 선명한 부조물과 그 채색들은 나의 정신을 그대로 빼앗아 버렸다. 좀더 자세히 마음에 담아두려고 오랫동안 그 신비스런 그림들 앞에 서 있고 싶었지만 밀려들어오는 관람객들에게 떠밀려 나올 수밖에 없었다.


대신전을 나와 우측 소신전으로 갔다. 소신전 전면입구에도 왕과 왕비의 동상들이 서있다. 소신전의 내부는 대신전보다는 작은데 열주실이 있고 대신전의 내부와 마찬가지고 열주실과 전실 지성소가 있고 벽면의 부조물들이 선명하다. 부조물들뿐 아니라 상형문자들도 섬세하고 써놓았다.


날씨가 더워서 나무그늘에 들어가 쉬면서 나일 강을 바라보았다. 신전이 있던 원래의 자리는 물속에 잠겼다는데 그 위치를 가늠할 수가 없었다. 강변에는 나무들이 보이는데 조금만 벗어나면 불모의 사막이다. 그런데 이곳에 뎀을 건설하면서 자연 현상 및 생태계의 변화가 여러 가지 새로운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한다. 자연환경의 변화가 신전의 보전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9시 30분경에 아부심벨에서 아스완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다. 사막길을 달리는 동안 대부분의 승객들은 잠의 수렁에 빠졌다.

13경에 이시스 섬으로 들어가는 곳에 도착하였다. 이시스 신전 관람료 20F와 배 삯 4F를 냈다.

이시스 신전이 있는 섬을 필라에 섬이라고도 하는데, 고대 이집트에서 성스러운 섬이라고 하였다. 고대 이집트 말기왕조부터 로마지배시대에 걸쳐 다양한 신전이 세워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것이 이시스 신전이다. 신전의 벽면에 부조한 상(像)들이 힘차고 거대하다. 그리고 벽면은 부조물들로 채워졌다. 각종 인물과 그 인물들의 활약상을 형상화한  부조물들이 역동적이다. 우리는 대열주실을 지나 이시스 신전의 현란하고 웅장하고 다양하고 섬세하고 역동적인 부조물들과 그림과 그림문자들을 보면서 그냥 입만 벌리고 감탄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 신전의 한 귀퉁이에서 눈길을 끈 콥트 십자가도 보였다. 이시스 신전을 나와 뼈대만 앙상하게 서 있는 하토르 신전을 거쳐 섬을 나왔다.


버스는 오벨리스크에서 멈췄다. 롱투어(long tour)를 신청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밤잠을 설치고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아부심벨을 다녀온 여파로 몸이 굳었는지 버스에서 눈을 감은 채 앉아서 일어날 생각들을 하지 않고 미완성 오벨리스크 관람을 포기하겠다고 하여 그냥 여관으로 돌아왔다.


18시에 룩소르로 가는 기차를 탔다. 우리가 탄 열차 칸에 한국 사람들이 반은 차지한 것 같았다. 의외로 한국관광객들이 많아서 낯선 곳에 온 것 같지 않았다. 21시에 룩소르에 도착하였다.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만두’라는 삐끼에 이끌려 여관 Nouvian Oasis Hotel에 들었다. 1인당 1박 10F(아침 식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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