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동남아 여행.25 - 끄라비(Krabi) - 라이레(Rai Leh)

어르신네 2009. 6. 29. 14:32

   끄라비(Krabi) - 라이레(Rai Leh)

 

2009년 4월 12일(일) 맑음

어저께 밤에 탔던 VIP버스가 2층인데 맨 앞좌석이 배정되었다.

2층이라서 많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하였으나 차안이 안정감이 있었다.

의자를 뒤로 눕히면 어느 정도 잠잘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었다.

그런데 에이컨이 너무 추워서 밤새도록 추위에 떨었다.

늙은이라서 그런지 초저녁에 차를 타고 의자에 앉자마자 잠에 깊이 빠졌다가 깨니 새벽 3시였다.

그 이후에는 날이 훤해질 때까지 눈을 감았다 떴다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7시 40분에 끄라비(Krabi)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도착하자마자 14일 저녁 6시 방콕 행 버스 티켓을 예매했다. KR 맨션 호텔에서 픽업해주었다. 호텔에서 여행사도 겸하였다. 그래서 13일(내일) 섬 투어(Island Tour : 450바트)를 신청하였다.

 

아침 식사를 하고 끄라비 선착장으로 나갔다.

 

 

끄라비 선착장

선창 여객실을 찾아가서 피피 섬(P. P Island)으로 가는 배 시간을 알아보았다.

아침 9시에 끄라비를 출발하여 피피 섬에 11시경에 도착하고 피피에서 돌아오는 배는 오후 2시에 출발하여 끄라비에 4시경에 도착한다고 한다.

만약 피피 섬에 간다면 3시간 정도 돌아다니다가 올 수 있다. 14일 저녁에 방콕으로 가는 버스가 6시에 있으니까 14일 피피 섬을 갔다가 오는 계획을 고려해 보아야겠다.

끄라비와 피피 섬 왕복 배싹은 800바트이다. 그런데 여행사에서 하는 피피 섬 투어는 1000바트라 하였다 그래서 피피 섬에 내 혼자 가면 3시간 안에 구경거리를 효율적으로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여행사에 가서 투어를 신청하려 하였더니 요즈음이 비수기라서인지 투어 계획이 없다하여 신청하지 못했다.

 

끄라비 시내를 둘러볼까 하고 언덕길을 내려가는데 호주의 영감 그레이(Gray)를 만났다.

아오 낭(Ao Nang)에 가는 그를 따라 생태우(50바트)를 탔다.

아오 낭에 이르니 긴 해안을 따라 수영하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아오 낭 앞 바다에는 보트들이 많이 보여 흡사 보트장 같았다.

 

 

아오 낭 앞 바다

 

 

우리는 아오 낭 해변에서 다시 보트를 타고 라이 레(Rai Leh : 현지 사람들은 Railay라고 한다.)로 갔다. 보트를 타고 라이 레로 가는 해안은 말로는 형언하기 어려운 절경이다.

 

 

아오 낭에서  라이 레로 가는 바닷길

 

라이 레에 도착하니 모두 수영복 서양인들이 모래밭을 가득 채웠다.

 

서쪽 라아 레에 정박한 보트들

 

서쪽 라이 레 해수요장

 

 

우리가 보트에서 내린 곳은 서쪽 라이 레(West Railay)였다.

우리는 조그만 둔덕을 넘어 동쪽 라이 레(East Railay)로 갔다.

서쪽이나 동쪽이나 모두 같은 해변이지만 서로 다른 풍치를 이루고 있다.

서쪽 해변은 모래밭으로 이루어졌지만 동쪽해변은 바닷물 속에서 자란 나무들이 숲을 이뤄 해변에 그늘을 드리웠다. 서쪽 해변에서는 물놀이를 하다가 백사장에 나와 몸을 말리기도 하고 모래에 찜질도 하고 태우기도 한다. 그러나 동쪽 라이 레에서는 숲속의 바닷물에서 물놀이를 즐긴다. 

 

 

 

동쪽 라이 레

우리는 동쪽 라이 레에서 점심(밥값이 엄청 고가임-최저210바트)을 사먹고 전망대가 있다는 그레이의 말을 듣고 다이아몬드 동굴로 가서 우측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리조트들이 산 중턱까지 올라와 있다.

산 중턱에서 만난 사람에게 전망대의 위치를 알아보았더니 우리가 정반대쪽으로 가고 있었다.

동쪽 라이 레에서 프라 낭으로 넘어가는 산길

전망대 가는 것을 포기하고 울창한 산림과 기묘한 바위들이 한데 어울려 아름다움을 토해내고 있는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재를 넘어 프라 낭(Phra Nang)으로 갔다.

재를 넘는 길이 가파른데다가 1km이상의 거리라서 그레이 영감이 무척 힘들어 하였다. 내가 열 살이나 더 많은데....

 

프라 낭 백사장에도 반나의 서양 사람들 세상이었다.

 

프라 낭 해수욕장

프라 낭의 해안은 하얀 모래밭과 높은 암벽으로 이루어졌는데 암벽 중간에 종유석 꼬리가 아래로 길게 늘여진 것이 아주 기묘하다. 프라 낭은 해안선과 암벽이 절묘하게 어울려 그야말로 지상낙원처럼 아름답다.

암벽 타기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조그만 동양 여인이 로프에 몸을 맡기고 암벽을 타고 내려오기에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대만 사람이라면서 한국 사람들도 저 위에서 암벽을 타려고 대기하고 있다고 하였다.

프라낭 절벽에 매달린 종유석

그레이와 나는 프라 낭의 쪽빛 물속에 들어가서 더위를 식혔다.

 

프라 낭 해변에서 호주사람 Gray와 함께

젊은 서양 남녀들의 날씬한 몸매, 쪽빛 바다, 백옥같은 백사장, 기묘한 모습의 암벽들이 하나의 화폭 속에서 조화롭게 어울려 있는 듯하다. 내가 이 아름다운 그림 속에 뛰어들어 아름다운 풍경화를 망가뜨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는 배를 타기 위하여 프라 낭에서 가시 넝쿨을 헤치고 울퉁불퉁하고 날카롭게 모진 바위 위로 난 길을 따라 웨스트 라이 레로 넘어갔다. 여기서도 그레이는 쩔쩔맸다.

서쪽 라이 레

 

그레이가 다시 전망대에 올라가고 싶어 했으나 배 시간과 끄라비로 가는 차 시간이 너무 빠듯하여 포기하고 말았다.

 

오늘은 그레이 영감 덕분에 라이 레와 프라 낭을 쉽게 갔다가 왔다.

 

라이 레에서 아오낭으로 돌아오는 뱃길

아오 낭에서 라이 레로 가는 바닷길 주변의 아름다움 경관과 지상낙원처럼 아름다운 라이 레와 프라 낭을 다시 와서 볼 수 있을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뒤로 하는 아쉬움이 너무 컸다. 언제인가는 꼭 다시 와 보리라.

 

그레이는 같이 찍은 사진을 이 메일로 꼭 보내달라고 당부하였다.

그는 집짓는 일을 하는데 얼마 동안 일을 하고 나서는 여행을 즐긴다고 하면서 마누라도 자식도 없고 독신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이곳 끄라비가 좋아서 7일째 머물고 있다면서 나와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