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65세의 젊은이가 중동과 동유럽을 헤맸다<8> 리제와 트라브존의 아야소피아

어르신네 2006. 5. 26. 15:52

<리제 그리고 트라브존의 아야소피아>

2005년 10월 8일(토) 오전은 비 오후는 맑음


아침부터 비가 왔다. 우산을 샀다. 우산을 쓰고 여관으로 돌아오다가 바람에 뒤집혔는데 살이 다 빠져 달아났다. 비를 맞을지언정 다시는 우산을 사지 않으리라.

우준괴르에 가려고 버스 회사로 가 보았더니 비가 와서 운행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비가 온다고 여관구석에 들어박혀 있을 수도 없었다.

리제(Rize)를 가볼 생각으로 여관에서 약 1km정도 떨어진 오토갈까지 걸어갔다. 마침 리제행 Ulusoy버스가 있어서 탔다. 약 1시간 30여분 빗길을 달려서 리제에 도착하였다.

트라브존에서 리제까지의 거리는 약 75Km라고 하였다. 흑해[Black Sea)의 해변을 따라 난 길을 달리는 버스에서 흑해를 보아도보아도 지루하지 않았다. 비가 뿌리기는 하였지만 저 구름 밑으로부터 육지로 이어지는 흑해를 지금 내가 옆구리에 끼고 달리고 있는 기분이다. 버스는 빗길이지만 시원하게 달렸다. 차량 증가를 예상함인가 곳곳에는 도로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드디어 리제에 도착하였다.


리제는 터키 동북쪽에서 가장 큰 도시라고 한다. 흑해 변으로 흘러내린 산 허리부분에서부터 해안도로까지 시가가 형형 되어있다. 도시가 잘 정비되었고 거리가 깨끗하며 집들도 단아하다.


산중허리에는 주택지로 아파트가 많이 보였고 해안과 접한 평지에는 도로와 시장과 각종 공공기관이 밀집한 것 같다. 상가에 진열해 놓은 상품의 형태라든가 그 규모가 우리나라 대도시의 중심거리의 그것과 별로 다를 바 없다. 그리고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단정해 보였다.


마침 경찰이 보이기에 인포메이션 센터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인포메이션 오피스까지 직접 데려다 주었다. 참으로 친절한 경관이었다. 사람들도 트라브존에서와는 달리 동양인인 나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자기 일상에만 전념하는 것 같았다. 비가 오기 때문이었을까......?


시내 중심지에 있는 가장 커 보이는 모스크에는 12시가 가까워지자 늙은이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모스크 입구에 설치해놓은 상수도 앞에서 일렬로 도열하고 앉아 몸을 정결히 씻고 난 다음에 안으로 들어가고 그 뒤에 오는 사람들 역시 계속 씻고 들어갔다.

12시가 되니 모스크 안에는 성직자처럼 보이는 사람의 말에 따라 예식이 집행되었다. 모스크 안에는 여자들은 보이지 않고 남자들만 일렬로 줄지어 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나중에 확인한 것이지만 여자들은 그들만 따로 들어가서 예배를 드리는 방이 있었다.) 기도하고 절하는 모습이 아주 경건하여 존경심마저 일었다.


박물관을 찾아들어갔다. 이 지방 사람들의 전래 생활 풍속 모형물을 만들어 전시하였는데 그것마저 몇 점 되지 않았고 총과 칼을 전시해 놓은 것이 고작이었다. 아마 리제(Rize)가 민족들 간에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지역이라서 총과 칼이 그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추측해 보았다.     .


비가 너무 많이 내리고 쉽게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리제 주변 지역에서 재배하는 차가 유명하다고 하였다. 산 중허리에 차(茶)연구소가 있다고 하여 가서 확인 하려고 하였으나 쏟아지는 비 때문에 포기하고 말았다. 리제 시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걸어서라도 볼거리를 골고루 찾아다닐려고 했는데 트라브존으로 그냥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리제 시내를 본 것, 그리고 원래 해안 도로를 따라 버스를 타고 싶다는 욕구가 오늘 일정에서 어느 정도 채워졌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리제에서 트라브존에 돌아오니 2시가 조금 지났다. 트라브존에 오니 비가 완전히 그쳤다. 여관에 들어가서 빵으로 점심을 대신하였다.(지금은 라마단 기간이라서 점심을 사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빵과 음료수 등을 미리 준비해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오후의 나머지 시간은 아야 소피아 박물관을 관람하였다. 메이단에서 서쪽으로 약 4킬로  미터 떨어진 곳이라 하여 걸어서 가기로 하였다. 하지만 도로를 넓히고 또 보수하느라고 어수선하여 걷기가 아주 불편하였다.  할 수 없이 걸어가다가 중간에 미니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중간에 허물어진 성벽들이 보였다. 계속 걸어서 갔더라면 그 모습을 꼼꼼하게 살펴 볼 수 있었을 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아야소피아 박물관은 원래 비잔틴시대의 교회였던 것이 트라브존이 오스만 제국의 수중으로 들어가면서 모스크로 바뀌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프레스코 성화가 교회의 벽면을 가득 채웠던 것을 모스크로 바뀌면서 없앴으나 1957부터 1967년 사이에 웅장한 벽화가 발견되어 복원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원형이 많이 훼손되고 현재 있는 것조차 온전한 것이 없다.


이슬람 입상에서는 피비린내 나는 싸움으로 몰아낸 이교의 흔적이 남는 것을 용납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서로를  인정하고 또 역사적 사실로 돌리는 정책으로 인하여 박물관으로 보존하고 있다. 흑해의 넘실대는 파란 물결이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아야소피아의 영욕의 역사가 그곳에 그렇게 놓여 현대인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매이단(Maydan)으로 돌아와서 시내 중심지를 돌면서 터키의 냄새를 맡아보려 했으나 그런 것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내 안목이 부족한 탓이려니.....  본 것이 있다면 터키인들의 인상좋은 웃음과 동양인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 여인들의 차도루 정도를 들어 말할 수밖에 없다 모두가 서구화되어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래사진은 리제와 관련된 사진입니다.) 

 

리제 박물과 앞

 

리제 박물관

 

 

 

리제 민속박물관

 

 

 

리제 시내

리제시내


아래사진은 트라브존의 아야소피아 박물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