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르우르파를 향하여 돌밭 평원을 지나다>
2005년 11월 9일(수) 맑음
오늘은 디야르바크르에서 산르우르파(Sanliurafa)로 이동하였다.
Van Palace의 주인영감과 각별한 작별인사를 나눴다. 좀 수다스러운 것 같으면서 친절하고 시원시원하게 행동하는 영감이다. 같이 찍은 사진을 꼭 보내달라고 당부하였다.
디야르바크르 버스회사에서 세르비스를 타려면 10시까지는 사무실로 와서 기다리라고 하였다. 10시 30분이 되어도 세르비스가 움직이지 않았다. 버스표를 꺼내보았다. 디야르바크르 오토갈에서 11시 30분에 출발하는 차였다. 한 직원이 오더니 차이를 마시겠느냐하기에 값이 얼마냐고 물으니 무료라고 하였다. 어디에서나 대부분 버스회사 직원들은 손님에게 친절하다. 그런데 이 회사는 세르비스를 타려온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차(차이)까지 대접해 주었다.
10시40분에 세르비스를 탔다. 이 세르비스는 구시가지를 돌면서 손님을 태우고 많은 짐을 아래 짐칸에 실었다. 구시가지를 벗어나 신시가지로도 돌아다니면서 손님을 한가득 싣고 오토갈로 갔다.
점심식사를 버스에서 해야 할 것 같아서 주스와 빵을 사가지고 버스에 올랐다. 11시 30분에 출발해야 할 버스가 짐을 싣느라고 20분이나 지연되었다. 게다가 버스가 출발하려고 하니까 몇 명의 승객들은 배웅 나온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느라고 차의 출발이 더 늦어지는 것 같았다.
버스가 디야르바크 시내를 벗어나 넓은 농장지대로 들어서는 듯하더니 농장이 아니라 완전히 돌밭 한 가운데로 들어섰다. 돌밭 평원이 계속되었다. 간간히 돌을 추려내고 밭을 만든 곳도 보였다. 하지만 평원이 온통 돌로 꽉 채워졌다. 너무나 아까운 들판이 쓸모없는 돌로 꽉 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돌밭에 양과 염소들이 돌 틈 사이로 난 풀을 뜯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돌밭 한 가운데 사람들이 천막을 쳐놓고 양이나 염소를 방목하는 모습도 간간히 보였다.
13:00경 Siverek이란 곳을 도착하기 전후하여 돌을 걷어내고 농토로 이용한 곳이 있기는 했지만 Siverek을 벗어나서 Hilven이란 곳에 도착할 때까지 경작지보다 돌밭이 훨신 더 광활한 지역을 차지하였다. Silverek과 ,Hilven에 들려서도 많은 사람이 내리고 탔으며 짐들도 자리를 맞바꿨다.
디야르바크르에서 Hilven을 지나서 계속 서쪽을 향하여 가던 버스가 진로를 남으로 틀려고 할 무렵 우측 저 멀리에 호수의 한 자락이 보였는데 Atarturk땜이라 하였다. 남으로 방향을 틀어가는 길 양편에는 과수원이었다. 산르우르파가 가까워진 지역이었다.
3시 안 되어서 산르우르파 오토가르에 도착하였다. Ugur여관이 있는 곳으로 가는 돌무쉬 승강장을 물어서 찾았다. 돌무쉬를 타고 조수에게 여관의 이름을 보이면서 위치를 물어보았더니 아는 체 하여서 그를 믿고 마음 놓고 앉아 있었다. Harran Hotel 간판이 보이기에 조수에게 이 부근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조금 더 가야한다고 해서 내려야 할 정거장을 지나쳐버렸다. 그래서 시내 동남쪽 외곽에 있는 종점까지 갔다가 Harran Hotel앞 정거장으로 되돌아 나올 때까지 돌무쉬를 계속 타고 다녔다. 그 덕분에 시내 구경 잘 했다.
Ugur Hotel의 요금이 책에 소개된 것보다 훨씬 비싼 싱글룸 12TL이었다. 여관주인이 얼마 전에 바뀌었다고 한다. 여관이 작지만 깨끗하고 부대시설들도 완비되어 있어서 쓰기는 괜찮았다.
짐을 내려놓고 인터넷 카페에 갔더니 한글 지원은 되는데 너무 느려서 메일을 보내는 일을 포기했다. 아까운 돈만 버렸다.
무려 9TL이나 하는 비싼 저녁식사를 하였다. 세끼니 값을 한 끼니에 다 없앴다
저녁식사을 하고 여관으로 돌아오니 한국인 남녀가 짐을 싸들고 프런트에 앉아 있었다.
20여 일 간 한국 사람을 만나지 못하였는데 여기서 처음 만나게 되어 무척 기뻤다. 그들은 반(Van)으로 간다고 하였다. 그들은 내가 돌아온 코스를 역(逆)으로 가려고 하였다. 그래서 알고 있는 대로 정보를 주긴 했는데 정확하게 전했는지 모르겠다. 여하간 한국 사람을 그리워하다가 만나니 친동기 같았다.
참으로 오랜만에 맥주를 한 통 사서 마셨다. 속이 짜릿하고 기분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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