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파>
사르우르파는 인구 50만이 넘는 우르파주의 주도로서 기원전 2000~3000년부터 번영했으며 일찍이 바빌로니아 왕조의 치하에 있다가 기원전 325년 시리아 왕국이 세워지면서 이름을 에데사로 바꿨다. 216년 로마 식민지로 전락할 때까지 300여년 동안 에데사는 독립 왕국의 서울이었으며 사산조 페르시아의 치하에 있다가 639년 이슬람군 진출로 점차 이슬람화하다가 한때 십자군에게 점령되기도 했다. 1637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줄곧 터키 영토에 속해 있으며, 쿠르드족들이 많이 살고 있다.
산르우르파는 아브라함(이브라힘)과 욥, 에리아 등 예언자들이 살았다고 하여 ‘예언자(페이간베르)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산르는 전쟁에서 용감하게 싸운 사람들에게 수여하는 호칭다. 그래서 보통‘우르파’라고만 부른다.
우르파는 하란과 더불어 메소포타미아와 아나톨리아를 잇는 교통 요로에 자리잡고 있어 예로부터 교역과 문화의 중심지 구실을 해 왔다.
하란에서 산르우르파로 돌아오니 오후 2시 조금 지났었다. 오토갈에서 바로 우르파 성쪽으로 향하였다. 우르파 성 바로 아래에 공원으로 들어갔다. 오토갈에서 1km 이상 걸은 것 갔다. 공원에 들어가서 처음 찾은 것은 ‘성스러운 물고기의 연못(Halil-ur Rahman Golu)’이었다. 이곳은 앗시리아 영주 님롯이 아르라함을 화형에 처하려했던 장소인데 신이 화형의 불을 물로 바꾸고 한창 타는 장작은 물고기로 변하게 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연못에 있는 많은 물고기를 성스러운 물고기로 숭배하고 있다고 하며 잡아먹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이 연못가장자리에 들어서면 엄청나게 많은 물고기들이 떼로 몰려온다.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려고 몸을 반 이상 물 밖으로 들어 내놓고 몰려다니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성스러운 물고기라고 해서 그런지 보통 물고기와는 다른 것 같았다. 사실은 그렇지 않겠지만..........
‘성스러운 물고기의 연못’에서 우측 산 밑으로 걸어가면 ‘이브라힘’의 탄생지(HZ Ibrahim Peygamberin Dogum Yeri)가 있다. 많은 이슬람순례자들이 참배하고 기도를 올리고 나온다. 나도 그들을 따라 들어가서 그들의 기도하는 모습을 흉내 내고 나왔다. 혹시 내 행동거지가 이슬람 인들에게 마땅치 않게 비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어 조심조심하였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이 나에게 친절하게 다가와서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로 무엇인가를 설명하는데 그냥 눈으로 대답하면서 안을 돌아보았다. 이슬람 인들은 내가 그들에게는 특이한 모습을 지닌 동양인이라서 호기심이 발동하여 그런 것인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그들은 낯선 사람에게도 친절 베풀기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브라힘 탄생지를 둘러보면서 이슬람 인들이 이브라힘이 탄생했다는 곳을 향하여 열심히 기도하고 예배 올리는 모습이 참으로 경건하고 아름답게 보였다.
탄생지 옆에는 큰 자미가 있다. 순례자들은 대부분 가족단위로 성지를 순례하면서 자미에 들어가서 기도하고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앉아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의 시간을 즐기는 모습도 아름다웠다.
공원 내에 ‘이브라힘’ 탄생지 우측에 바자르가 있는데 무척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런가 하면 각종 음식점들도 공원의 중요부분을 차지하여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이슬람 사원은 어딜 가나 한편에서는 기도를 드리는 경건한 장소가 있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신자들을 상대로하는 바자르(가게)가 번창하다.
바자르를 돌아나와서 ‘산르우르파 성으로 올라갔다. 입장권(2TL)을 사서 성벽을 따라 올랐다. 두 개의 석주가 성위에 우뚝하게 눈에 띄었다.
성의 넓이는 그 석주를 중심으로 길이 400여 미터 너비 150여 미터 정도는 되어 보이는데, 적이나 외부의 접근을 막기 위하여 시내 쪽으로는 석벽을 높게 쌓아 올렸고 산 쪽으로는 땅을 깊게 파서 해저를 만들어 놓았다. 성벽의 일부는 보수공사를 하긴 했는데 대부분 그대로 방치해 놓아 계속 훼손되고 있는 것 같았다. 성(城) 내부에는 건물 받침돌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된 것이라든가 여기저기 쓸어져 있는 기둥으로 사용된 듯한 석재들이 당시의 화려했던 시절을 말하고 있었다. 지금은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돌에 지나지 않지만 돌에서 역사의 흔적이 묻어났다. 이브라힘 탄생지나 ‘성스러운 물고기의 연못’에는 많은 사람들이 붐볐는데 이 산위의 우르파 성을 찾는 사람은 별로 없어서 한산하였다. 성을 돌면서 이곳저곳을 살피는데 길모퉁이에서 한 젊은 남녀 한 쌍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나타나자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기에 손을 흔들어주면서 ‘너희들 모습이 아름답다.’고 말해주었더니 알아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웃음으로 화답해 주기에 사진 모델이 되어 달랬더니 흔쾌히 응해주기도 하였다. 이 성의 내력을 알아보려고 표 파는 곳에서 성(城)에 대한 해설문을 부탁했더니 표 뒤에 있다기에 좀더 자세한 것을 요구하였더니 고개를 흔들면서 그런 것이 없다고 하였다. 우르파 성은 기원전 2000경의 전설적인 나라 히타히트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라 하는데 자세한 내력을 알 길이 없었다.
산르우르파 성에서는 시내 전경을 한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날씨가 쾌청하여 시내가 맑게 다가오고 사방의 경계가 아름답게 전개되어 성을 내려가는 것이 아쉬웠다. 성에 대한 관리가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산르우르파‘성을 내려왔다. 성을 내려오면서 시내를 바라보는 경치도 좋았고 성벽을 오르고 내리는 연인들의 모습도 아름다웠다.
여관에 돌아와서 한국여행객들을 만났다. 역시 외국에서 만나는 동포는 반갑다. 그들도 오늘 하란을 갔다가 왔는데 투어를 강요하다시피해서 기분을 잡쳤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만나지 못했을까?
내일 아침 말라타로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일찍 자야겠다.
다음은 "성스러운 물고기의 연못'입니다.
다음은 이브라힘(아브라함)의 탄생지입니다
이브라힘 탄생지 옆에 있는 바자르
산르우르파의 성
산르우르파 성에서
산르우르파 성의 북쪽 해저
우르파 성에서 만난 젊은 연인들
산르우파 성에서 바라본 산르우르파 시내
공원에서 만난 아랍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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