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65세의 젊은이가 중동과 동유럽을 헤매다<68>부쿠레슈티 2.

어르신네 2006. 11. 13. 23:24
 



부쿠레슈티 2.

2005년12월20일(화) 맑음.

아침 늦게 역으로 가서 소피아로 가는 기차 시간표를 알아보고, 대학 광장으로 갔다. 대학광장에서 공원 쪽으로 걸어가다가 큰 공공건물 같은 것이 있어서 들어갔더니 그 건물 안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각종 선물 가게를 임시로 만들어 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한쪽에서는 공연도 하는 곳이었다.

그 건물에서 나와서 공원(Cismigiu garden)을 찾아 갔다. 날씨가 꾀 쌀쌀하였다. 공원에 들어서니 요란한 노랫소리가 들렸다. 어린이들이  산타복장으로 상설 야외무대 위에서 합창을 하고 있었다. 아주 깜찍스럽고 귀여워 한참 지켜보았다. 그리고 어린이들을 지도하는 사람들도 산타클로스의 복장으로 그곳을 찾아온 어린이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공원을 나와서 무슨 고등학교를 지나 골목을 빠져 나오니 규모가 큰 광장이 나타났다. 광장과 공원사이에 맑은 내가 흘렀다. 도시 가운데 이렇게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것이 신통했다. 시내를 가로지른 다리를 건넜다. 저쪽 언덕배기에 우뚝 솟은 아주 큰 건물이 보였다. 그것은 그 전에 루마니아 공산당 본부였는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좌측에 길게 늘어선 웅장한 건물들은 정부 청사라고 하였다.


구 공산당본부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박물관 입장료가 10유로였다. 20유로만 환전해서 사용하다가 남은 돈이 10유로 정도밖에 없어서 박물관을 관람하지 못하였다. 박물관 안에서 언 몸만 녹였다. 박물관 관리인들이 동양인인 내가 이상스러운지 나를 보고 무척 신기해하였다. 그리고 무언가 말을 붙여보려고 하였다. 그리고 나에게 박물관 안에 들어가라고 저희말로 지껄이면서 손짓을 했다.


박물관을 나와서 구공산당 본부를 한 바퀴 돌려고 했더니 건물이 크고 사방을 한 바퀴 돌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포기했다. 건물의 앞뒤 옆이 모두 같은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어느 쪽이 앞이고 뒤인지 분간이 안 되었다. 정부청사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가  정교회가 좀 특이해서 들어가 보려고 했더니 입구가 반대방향이었다. 정교회로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통일광장으로 갔다.


통일광장에서 수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왼편에 한 건물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아서 가까이 가보았다. 그 건물이 무엇인지 좀 별난 것 같아서 확인하고 싶어 갔더니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국립박물관 왕등이 있는 곳으로 갔다. 정부의 중요 기관 같기도 하고 공공기관처럼 보이는 건물들을 유심히 살폈다. 그러나 그것들이 무엇인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음악당 오페라하우스 등등 하여튼 건축물이 예사롭지 않은 건물들이 나의 마음을 묶었다.


정보를 가지고 가야 하는데 엄벙대다가 이 모양이 되었다. 날씨는 춥고 카메라를 든 손은 얼음이 되었다. 여기저기 좀 별난 건물이 보이면 좇아가느라고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겠다. 3시가 지나니 해가 많이 누웠다.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는 북위 45도 선상에 위치한 곳이라, 내가 사는 인천보다 약 10도 정도 위의 위치에 있고 또 유럽에서도 대서양 기후와는 상관이 없는 대륙성 기후의 영향을 받고 있을 터이니 추운 곳임은 당연하다.


아침에 체크아웃하고 짐을 호스텔에 맡겨 놓았다가 6시 30분에 기차역으로 나왔다. 기차역으로 오는데 러시아워 시간대라 버스길이 막혀 7시 27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탈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7시 조금 지나서  역에 도착하였다.

매표소로 가는데 어떤 작자가 앞을 가로막고 서서 경관이라면서 신분증을 보자고 하였다. 당신 신분증을 보자고 하였더니 자기 신분증을 보이면서 가지고 있는 물건을 조사해야겠다는 것이다. 중국 사람들이 마약밀매를 하는 것을 단속중이이란다. 그러면서 가지고 있는 돈도 보이라고 하였다. 에스파한에서 당했던 일이 생각이 나서 경찰서 가서 보이겠다고 했더니 이번에는 권총을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협박을 하는 바람에 지갑을 보였더니 이리저리 만져보고는 나에게 돌려주었는데 도무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는 나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여행 잘하라고 하고는 유유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아무 일 없겠지 하고 자위하면서 기차를 탔다. 그 자리에서 지갑 속을 확인했어야 했는데 ......


기차역에서 표를 사가지고 나오니 가지고 있는 루마니아 돈을 미화로 바꾸라고 달라붙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을 피해서 5번 홈에 들어온 소피아로 가는 열차를 탔다. 정시에 열차가 출발하였다

옆과 앞에 앉은 사람들은 역무원들이었다. 소란하였지만 유쾌하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9시 30분 경 국경역에 도착하여 그들은 내리고 국경검문이 있었다. 1시간 이상 지체하였다. 밖은 하얀 눈 세상이었다.

도나우 강을 건넜다. 국경을 넘어오기 전의 역에서 탄 노파가 지금 지나온 강은 도나우 강이라면서 강을 건너면 불가리아라고 하였다. 노파는 강을 건너서 불가리아의 첫 역에서 내렸다. 기차가 지나는 강폭이 대단히 넓다. 불가리아 지역에 들어와서의 첫 역에서도 꾀나 많은 시간을 보내고야 출발하였다.

한 밤 스팀이 들어오긴 하는데 썰렁하다. 혼자 8인승 객실에 앉아 있기가 좀 겁이 났지만 마음을 강하게 가졌다. 내가 누군데.........!!!!!!

차창밖에는 초저녁에 보이던 반달은 사라지고 구름이 하늘을 가렸다. 열차는 백설의 평원을 굉음을 내며 내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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