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쿠레스트 1.
2005년 12월19일(월) 맑음
나는 쉽게 잠들 것 같지 않더니 언제 잠이 들었는지 눈을 뜨니 창밖에 먼동이 트고 있었다.
옆 사람들도 부스스 일어났다. 열차는 새벽어둠을 뚫고 힘차게 달렸다.
7시 정각 어느 공장지대를 지나고 있었다. 바깥 날씨가 추운 것 같았다.
땅위의 물이 꽁꽁 얼어붙었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이 두꺼워 보였다.
7시 조금 지나서 부쿠레슈티 역에 도착하였다. 역에서 10유로만 환전하였다.
환전하고 나오는데 택시기사들이 달려든다. 택시 기사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 때문에 그들을 상대하지 않고 버스 정류장으로 나왔다. 그리고 베오그라드 호스텔에서 만났던 미국인 크리스 카바나가 소개해 준 호스텔을 찾아보았으나 헛수고만 하였다. 그래서 호스텔이 몰려있다는 Romana(Piata)로 갔는데 간판을 읽을 수가 없어서 길에서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았으나 내 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도 혹시 영어 간판이 있겠지 하고 이골목저골목을 2시간가량을 헤맸다. 답답하였다. 끄는 가방을 산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만약 배낭을 짊어지고 다녔더라면 큰 고생을 했을 뻔하였다.
그때부터 여행하는 사람을 찾아서 여관이 있는 곳을 물어볼 요량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만 유심히 살폈다. 버스 정거장에 몇 명이 가방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여행객 같았다. 그들이 여행객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호스텔이 있는 곳을 물었다. 그들이 호스텔로 가는 길을 표시해 준 지도를 가지고 쉽게 찾았다.
Villa Helga Hostel. 일박에 10유로(아침 포함)
짐을 정리하고 통일광장으로 향하였다. 여관에서 길을 익힐 겸 걸어서 Piata Romana로 나갔다. 부쿠레슈티의 중심가가 시작되는 곳이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거리장식이 통일광장(Rata Uninirii)까지 장식을 해놓았다. Universitate(대학광장)을 거처 통일 광장까지 가보았다. 통일광장은 남북으로 긴 그리고 곧게 벋은 대로가 막아섰다. 광장 사방으로 큰 길이 났고 광장중앙은 공원이다. 그리고 주변 건물 위에는 대형 광고판이 올라앉았는데 Samsung이 가장 돋보였다. 한국의 대우 Matiz 선전 간판도 반가웠다.
오늘은 거죽만 보았다. 루마니아 역사를 접해보지 못해서 내일은 역사적 현장을 찾아보아야겠다. 날씨가 춥지만 그냥 들어가기가 아쉬워서 야경을 보고 들어가려고 거리를 돌아다녔다. 땅거미가 지는데도 가로등이 들어오지 않고 도로변의 건물들도 빛을 가지고 있지 않아 거리는 지나가는 차량들의 조명등으로만 밝혀졌다. 가로등과 크리스마스 추리에 불이 켜질 때까지 대학광장 옆의 지하도에 내려가서 기념품 가게와 옷 가게 등을 살펴보면서 몸을 녹였다. 그리고 30분 후에 지하도를 나왔다. 가로등이 켜졌고 거리를 한껏 치장한 크리스마스 추리가 휘황찬란하게 빛을 냈다. 거리의 사람들의 발걸음도 경쾌해 보였다. 그러나 길가에 늘어선 건물들은 어둠을 품은 채 유령처럼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한 무리의 산타복장을 한 아이들이 지하도에서 쏟아져 나왔다. 사진기를 들여댔더니 즐거운 표정으로 포즈를 취해주었다. 그들의 해맑은 모습에 내 마음도 밝아지는 것 같았다.
크리스마스 추리는 1키로 이상 큰 길에 장식해 놓았다. 갖가지 무늬로 장식한 크리스마스 추리가 발산하는 빛을 받으면서 여관으로 돌아왔다. 여관으로 들어오는 길이 멀지만 걸어서 왔다.
Blvd Dacia거리는 인적이 드물고 어둡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음에 켕겼다. 그러나 그건 것에 개의치 않고 걷기로 마음 편하게 먹고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걸었다. 그러나 실을 여관에 도착해서야 마음이 편했다.
같은 방에 미국청년이 한 명 들어왔다. 이름은 리차드.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외국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65세의 젊은이가 중동과 동유럽을 헤매다<69>여행비를 몽땅 털렸다 (0) | 2006.11.14 |
---|---|
65세의 젊은이가 중동과 동유럽을 헤매다<68>부쿠레슈티 2. (0) | 2006.11.13 |
65세의 젊은이가 중동과 동유럽을 헤매디<66>베오그라드 2-부쿠레슈티로 가는 밤차를 타다- (0) | 2006.11.12 |
65세의 젊은이가 중동과 동유럽을 헤맸다<65>베오그라드 (0) | 2006.11.11 |
[스크랩] 65세의 젊은이가 중동과 동유럽을 헤매다<63>사라예보에서 베오그라드로 (0) | 2006.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