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이르쿠츠크(Irkutck)와 바이칼 호수(Baikal Lake)

어르신네 2013. 3. 20. 23:29

 

이르쿠츠크(Irkutsk)와 바이칼 호수

내가 묵을 호스텔이 이르쿠츠크 역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아 걸어서 갔다. K양과 L양은 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리가 있으면 같은 호스텔에 묵기로 하였다. 그래서 같이 찾아갔다.

 

이르쿠츠크(Irkutck) 기차역사

 

 역사를 나와서 이르쿠츠크 시내를 가로지른 앙가라 강을 건넜다.

 

이르쿠츠크 시내를 가로지른 앙가라강 - 맞은 편 강가 긴 건물이 이르쿠츠크 驛舍  

 

 다리를 건너서 가까이 있는 내가 예약해둔 Admiral Hostel을 찾아갔다. 예약을 하지 않았던 동행인들은 침대가 없어서 매니저가 소개한 다른 호스텔로 갔다. 그녀들은 내일 바이칼 호수의 일흔 섬으로 가서 거기서 2박하고 돌아와서, 10월 1일 저녁에 모스코바 행 기차를 탈 때,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이르쿠츠크는 바이칼 호에서 흘러나오는 앙가라 강과 이르쿠트 강의 합류지에서 앙가라 강변을 끼고 있다. 바이칼호에서 흘러나온 아름다운 앙가라강(예니세이강 지류)은 이르쿠츠크를 통과한 뒤 시베리아를 거쳐 북극해로 흘러 들어간다고 한다.

이르쿠츠크는 러시아의 극동지역과 우랄 지역·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시베리아 동부의 교통 요충지이다. 또 동시베리아와 러시아 연방 극동지방의 교육 행정·문화 등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9월 29일)나는 모스코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구간의 열차표를, 모스코바에 도착하여 예매하는 것보다, 일찌감치 이르쿠츠크에서 구입해 두는 것이 좋은 것 같아서 이르쿠츠크역에서 예매하였다.

기차표 예매를 하고 걸어서 앙가라 강을 가로 지른 교량(우샤코프카?)을 건너 시내 중심지로 들어왔다. 그리고 바로 이르쿠츠크의 중심가인 키르프 광장을 찾았다. 오늘 무슨 행사를 하는지 키르프 광장 주변에서 요란한 마이크 소리가 나고, 공원으로 조성해 놓은 광장에는 울긋불긋 예쁘게 치장한 노점상들이 있고,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밝았다. 역시 먹거리를 파는 곳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손님을 끌기 위하여 재미있는 놀이를 연출하면서 장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 민속적인 물품을 전시한 것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이광장에는 몽골 계통의 사람들의 모습이 유난히 많아 보였다. 

 

   기르프 광장의 노점상들

키르프광장의 임시 야외 공연장

 

 키르프 광장

그리고 곳곳에 경찰들이 배치되었고, 교통정리와 함께 사람들의 통행 지도를 하였다. 내 생각에는 필요 이상으로 경찰들이 많이 보였다. 이런 행사와 관련된 어떤 불상사를 예견해서인가? 키르프 광장 주변에는 주요기관들의 건물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키르프 광장 주변의 주요기관 건물들

 

 

이튿날(9월30일) 이르쿠츠크에서 일흔 섬에 가지 않는 대신 바이칼 열차 투어에 참여하였다. 바이칼 열차 투어에 참여하기 위하여 8시 30분에 버스로 이르쿠츠크를 출발하여 1시간 남짓 후에 바이칼 호수 남쪽에 있는 리스트비양카(Listvyanka)에 도착하였다. 버스가 달리는 동안 바깥 공기가 차가워 버스 유리창 안이 하얗게 이슬이 어리고 게다가 날씨가 흐려서 바깥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리스트비양카 선착장에서 페리를 탔다. 강바람이 차가웠다. 페리를 타고 40여분 뱃길을 달려 앙가라(Angara) 강 하구 가까운 곳의 바이칼 항구(Port Baikal)에 도착하여 하선하였다.

리스트비양카의 선착장

 

바이칼 호의 물은 이 앙가라 강을 통해 북극해로 흘러 들어간다고 한다. 배를 타고 앙가라 강 입구를 건널 때는 웬만한 바닷길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가 앙가라강 입구의 중간 지점에 이르렀을 때는 물의 흐름이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앙가라 강의 물이나 바이칼 호수의 물이 하나로 어울려 존재하고 있었다. 바이칼 호수의 청정함과 광활함에 압도되어 모두가 하나같이 경이와 희열이 충만한 모습들이었다.

 

 

바이칼 호의 물이 앙가라 강 입구로 들어들어가고 있다.

 

바이칼 항구에 환바이칼 철도(CircumBaikal Railway)의 시발역이 있다..

 

환 바이칼 철도의 열차

우리는 환바이칼 철도를 타기 전에 역사(驛舍) 앞에 있는 환바이칼레일웨이 박물관에 들려서 철도의 역사와 환바이칼 철도가 이루어진 배경과 과정 등등에 대한 전시물을 보았다. 안내자가 있었지만 알아들을 수 없는 러시아어라서 대충 전시물만 둘러보고 나왔다.

 

철도박물관

열차는 11시 30분에 출발하여 빠른 사람의 걸음걸이 속도로 종착역인 Sluydyanka로 향하였다.

그런데 우리가 열차를 탈 무렵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비는 내렸지만 안개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바이칼 호수의 광대함과 수정처럼 맑은 기운은 넉넉하게 그리고 자애롭게 모두를 받아 안은 것 같았다.

바리칼 호수를 따라서 철로를 놓았는데, 기차는 진행 방향 우측의 깎아지른 단애에 붙어서 기어가는 것 같았다. 날씨가 맑았더라면 이 경관이 얼마나 아름답게 비춰졌을까... 그라나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전개되는 호수와 주위경관의 어울림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기차가 지나가는 오른쪽의 깎아지른 절벽에 간간히 빨간 단풍나무들이 노랑 잎 일색인 자작나무 사이사이에 섞여서 그 독특함이 전체를 조화롭게 만들기도 하고, 달리 보면 독특한 균형미도 느끼게 하였다. 하늘 끝까지 닿아 있는 석벽의 단애에 자작나무 잎으로 이루어진 노란 바탕에 냉큼 뛰어든 빨간 색, 그러한 정경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데, 난데없이 침엽수들이 밀려와 자작나무와 함께 어울려 이번엔 장중미를 느끼게 하였다.

열차가 서행을 하였기 때문에 전개되는 모든 경관을 느긋하게 관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주변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나 특수한 지역에서는 열차가 정차하면, 관광객들은 하차하여 안내자의 마이크에서 흘러나오는 설명을 들으면서 주변지역을 돌아보았다. 이탈리안 빌리지(Italian Village)라는 곳에 내려서는 어떤 목롯집에 사람들이 몰려 들어가서 술판을 벌려놓고 음악에 맞춰 춤추며 여흥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탈리안 빌리지에서

또 철로를 따라 걸어서 터널을 빠져 나가보기도 하고, 바이칼 호수의 가장자리에도 내려가서 호수를 바라보면서 호수와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게도 하였다.

기차에서 내려 터널을 걸어서 빠져나가서 기차에 다시 올랐다

그렇게 보고 느끼고 즐기면서 7시간을 환바이칼 철도를 타고 하루를 보냈다. 오늘 환바이칼레일은 92km밖에 안 되지만 소요시간은 7시간이었다. 기차는 오후 6시 30분경에 시베리아횡단철로상에 있는 Sludyanka 역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1시간 동안 정차한다고 하여 모두 기차에서 내려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저녁에도 여전히 비가 내렸다. 나도 그들을 따라 음식점에 들어가서 빵을 사서 먹고 다시 승차하였다. 정확하게 1시간 후에 열차가 Sludyanka 역을 출발하여  시베리아횡단철로를 따라 저녁 9시 30분경에 이르쿠츠크역에 도착하였다.

 

다음날(10월 1일)은 날씨가 음산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은 리스트비양카에 가서 바이칼 호수도 구경하고 이르쿠츠크 민속촌도 돌아보았다.

이르쿠츠크 시내를 구경할 겸 호스텔에서부터 40여 분간 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갔다. 러시아 사람들은 표정은 딱딱해 보여도 내가 리스트비양카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도록 친절하게 도와주었다.

버스를 타고 이르쿠츠크를 출발할 무렵에 구름층이 엷어지는 것 같았다. 리스트비양카로 가는 길은 어저께 아침에는 차창에 이슬이 맺히고 비가 와서 우중창한 날씨라서 밖을 볼 수 없었는데 오늘은 전후좌우가 탁 트였다. 길 좌우는 자작나무와 침엽수가 어울린 큰 숲이었다. 숲을 뚫고 난 도로가 곧게 오르고 내리기를 거듭하면서 아름다운 주변경관을 보여주었다. 자작나무는 한껏 노란 치장을 하고 그의 마지막 생명을 불태우고 있었다. 노란 잎을 달고 하늘을 향하여 죽죽 뻗은 하얀 자작나무들이 너무나 멋있어 보였다. 12시경에 리스트비양카에 도착했다. 박물관을 나와서 호수길를 따라 Port로 향하였다.

Port로 가는길

 

호수길 따라 특색있게 꾸민 집들이 늘어있고 니콜라이 정교회가 산자락 아래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아트 갤러리 앞에는 이곳 토착민들의 장승을 목각하여 길거리에 내놓아 발길을 멈추게 하였다.

호수 옆에 늘어서 있는 아름다운 가옥들

바이칼 호 옆에 있는 니콜라이 정교회

 

포트(Port)에서 바이칼 호수가의 식당에 들어가서 점식 식사를 하였다. 호수를 바라보면서 보드카도 마셨다. 점심 식사 후에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호술를 바라보면서 보드카를 마시던 식당의 바같

 

어느 것이 러시아인들의 전통가옥이고 원주민들의 전통가옥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특색 있게 만든 통나무집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집의 구조가 비슷해 보면서도 자세히 뜯어보면 개개의 가옥들이 나름대로 독특한 모양새를 갖추었다.

러시아 전통 가옥들

차(茶) 파는 집을 찾아 한적한 시골길을 거의 1km에 가까운 거리를 걸어갔는데 요즈음은 시즌이 지나서 가게 문을 닫았다고 하여 허탕을 쳤다. 하지만 러시아의 한적한 시골 마을길을 걸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마을을 나와서 이르쿠츠크로 돌아올 때는 봉고차를 탔다. 울창한 숲길을 달리는 봉고차 운전사는 카메라로 주변 경관을 촬영하라고 차의 속도를 줄여주기도 하면서 나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았다.  

울창한 숲을 뚫고 뻗어나간 도로

이르쿠츠크로 돌아와서 모스코바에 도착할 때까지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였다.

스탈린 像?

저녁 늦게까지 호스텔에 염치 없이 있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새벽 2시 30분에 출발하는 239번 열차를 타기 위하여 10시30분에 이르쿠츠크 기차역으로 갔다. L양과 K양은 벌써 역사에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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