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0일(화)
파리를 떠나는 마음이 그리 맑지 않았다. 파리의 리용 역에서 차표를 확인해 보니까 예매한 차표가 리용에서 파리로 오는 티켓이었다. 너무 황당하고 속상했다. 좋은 마음으로 예정보다 이틀이나 더 묵으면서 파리를 돌아보았는데 파리를 떠나기 전날은 노트북을 도둑당하고 오늘은 리용행 열차 티켓을 잘못 예매하여 티켓을 물리고 다시 티켓을 구매하느라고 10유로나 손해를 보았다.
오늘 아침 여관에서 나올 때 매니저가 그 좀도죽에 대하여 나에게 말하였다. 어저께 그 좀도둑이 내 노트북을 훔친 후 내가 여관으로 돌아올 무렵 몰래 채크 아웃하였다고 하였다. 그게 지금와서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동안 노트북에 써놓은 '일기(日記)를 mail에 옮겨놓았어야 했는데', 정말 후회스러웠다.
10시 57분에 리용행 열차에 올랐다. 차를 타고 오는 동안 차창 밖은 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하여 바깥 풍경을 볼 수가 없었다. 리용에 가까워질 무렵에야 안개가 걷혔다. 열차가 파리 리용역을 출발하여 정확하게 2시간만에 리용에 도착하였다.
이용역에 내려서 여관이 있는 곳으로 가는 전차를 타려고 전철역으로 내려갔다. 개찰구 입구에서 전철로선(電鐵路線)을 확인하는데 한 여인이 내 옆으로 오더니 "어디에 가려고 하느냐?"하고 물었다. 내가 종이에 적은 valmy를 보여주었더니,그 여인이 나에게 노선 타는 방법을 설명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어리벙벙해 하니까 자기를 따라오라고 하면서 나를 이끌었다. Valmy로 가는 D선을타려면 리용역에서 B선을 타고 가다가 Gambetta역에서 D선으로 갈아타야 했다. 우선 B선을 타기 위해 긴 통로를 걸어가야 했다. 그여인은 거기까지 나를 인도해 주었다. 대가를 바라고 하는 수작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내가 타야할 'B노선' 타는 곳까지 직접 안내해 주고 또 어떤 여인과 한참 이야기를 하더니 그 여인에게 나를 인계하는 것이었다. 나를 인계받은 여인이 B노선을 타고 가다가 Gambetta 역에서 함께 내려 D노선으로 갈아 탔다. 그리고 D노선 전철이 Valmy역에 도착하였을 때 인계받은 여인의 도움으로 하차하였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었는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의심을 하였다.
어저께 파리에서 도둑을 당한 일에 대한 가슴에 뭉친 응어리가 좀 풀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항상 조심하고 항상 긴장의 끈을 바짝 쥐고 있어야 한다. 어제와 오늘의 내마음은 흐렸다가 조금 맑아지는 것 같다.
여관이 시내에서 좀 떨어진 한가한 곳이었다. 구시가지가 여관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오늘 오후 시간을 소화하기에 충분할 것 같아 Saone 강을 따라 걸어서 구시가지까지 갔다. 그러나 생각한 것보다 상당히 먼 거리였다. 여관에서는 15분 거리라 하였는데 그건 키가 크고 다리가 긴 서양사람들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나 같은 작은 사람은 30분은 족히 걸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은 1시간 이상의 거리였다.
강변 우측은 건물과 인적(人跡)이 좀 뜸하였고, 강 건너 높은 언덕 밑과 언덕 위로도 근사한 가옥과 큰 건물들이 죽 이어졌고 우측보다는 번창해 보였다.
강 건너 높은 언덕 밑과 언덕 위로도 근사한 가옥과 큰 건물들이 죽 이어졌다
Fourviere 언덕 아래에는 있는 구시가지는 여행 시즌이 지난 탓인지 한산하였다. 기념품 가게와 몇 개의 카페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며, 많은 점포들이 문을 닫아 썰렁한 분위기였다.
인적이 뜸한 유적지
그러나 드문드문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낡은 건축물이 있는 곳에서는 교사가 한 그룹의 학생들을 인솔하고 좁은 통로 안으로 들어가서 작은 공간 한쪽에 학생들을 앉히고, 교사가 위로 솟은 낡은 건물을 가르키면서 열심히 설명하는데 학생들은 하나같이 경청하는 모습이 참으로 진지해 보였다. 그 좁은 공간을 에워싼 낡은 여러층의 건물의 역사성과 그 의의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이 아닐까 짐작했다. 나는 그 유적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교사의 설명과 학생들의 경청하는 태도에 감동받았었다.
학생을 인솔한 교사가 이 건물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을 학생들은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었다.
Musee?
St Jean 대성당
St Jean 대성당 앞 광장 우측에는 Musee가 있는데 오락성이 느껴지는 설치물들이 보였다.St Jean대성당은 11세기부터 16세기에 걸쳐완성된 로마네스코 양식의 성당인데 리용(Lyon) 대주교가 있는 곳이다. 성당은 지금 대보수 중이라 안에 들어가 볼 수가 없었다.
우측 산비탈길이 보여서 비탈길을 따라 올라갔다. 가파른 길에 돌을 깔아 놓아 착지감이 좋지않고 걷기가 불편했다.후차게 언덕 가까이에 이르니 2000여 년 전에 로마인들이 건설했던 루그두눔(Lugdunum)이라는 도시의 잔해가 나타났다. 원형극장(로마 극장)이 있고 그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허물어진 건물들의 잔해가 있었다.
In the heart of Lugdunum(Lyon) 2000 years ago
You are standing on the fourviere hill, in the centre of Lugdrnum, the most important city of Roman God. Founded in 43 BC, it covered more than 300 hectares. For four centuries, this district was the hub of city life.
It is here that one finds the main public buildings, in particular buildings for entertainments, The ruins of the two theatres, freely accessible to vistors, have now been included by UNESCO among in World Heritage Sites
로마극장은 기원전 15년경에 세워진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로마 시대 극장. 건립 당시에는 3만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극장이 흔치 않았다고 한다. 현재는 오페라 공연 등 다채로운 야외 공연이 펼쳐지는 문화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로마극장
로마 유적지
로마극장에서 푸에비에르 사원(Basilique Notre-Dame de Fourvirer)으로 갔다. 이 성당은 19세기말에 세워진 화려한 비잔틴 건축 양식을 대표하는 건물로 알려 있다. 이 성당 역시 지금 공사중이다. 해발 281m에 세워진 리용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로 리용 시내 전체가 내려다 보인다. 사원의 287개의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다. 그런데 오늘 오후에는 안개가 시야를 방해하였다.
푸에비에르 사원(Basilique Notre-Dame de Fourvirer)
푸에비에르 사원(Basilique Notre-Dame de Fourvirer)
푸에비에르 사원에서 바라본 리용 시내- 안개가 시야를 방해하고 있다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여관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언덕을 오르내리는 케이불카가 보였다. 하교하는 학생들이 줄을 이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케이블카를 이용하지 않고 언던을 걸어서 내려가서 메트로를 타고 여관으로 돌아왔다.
푸에비에르 사원에서 메트로 역으로 내려가는 길
여관에서 한국여학생들을 만났다. 모두 휴학하고 여행왔다고 한다. 왜 휴학했느냐고 물었더니 졸업하기 전에 직장을 확실하게 잡을 수가 없어서 휴학하고 관망 중이라고 하였다. 젊은이들의 활로가 잘 뚫여야 할 터이데, 한국으 미래를 이끌어갈 이들의 고민이 안타까웠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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