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고아(3)
오늘은 고아의 북부 지역 맙사 주변의 해안을 돌아보기로 하였다.
아침에는 잔뜩 찌푸린 날씨였는데 10시경이 되니 구름이 걷히고 맑아지기 시작하였다.
만도비 강을 건너 맙싸로 가서 Vagator로 가는 버스로 갈아탔다. 어저께 마드가온을 갔다가 올 때는 버스를 갈아타는데 좀 고생을 했었는데, 오늘은 쉽게 차를 갈아타고 다녔다. 이젠 버스를 찾아 타는 요령도 생긴 것 같다(?)
맙사에서 바가또르로 가는 길 양편은 야자수와 이름 모를 나무들이 어울려 이국의 풍치를 만끽할 수 있다. 아자수와 커다란 교목(喬木) 숲 속에는 별장처럼 아름다운 주택들이 들어 있다. 돌보는 이가 없는지 가끔 퇴락하거나 버려진 것처럼 보이는 집들도 있었다.
비포장 길은 붉은 물감을 뿌려 놓은 것 같다. 그 주변의 땅은 모두 붉은 색깔을 드러내보였다. 실제로 Chapora Fort가 있는 산은 모두 붉은 규석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될 것 같다.
바가토르의 해변으로 가는 곳에서 내려야 했는데, 버스종점까지 갔다. 마침 부부로 보이는 인도인 젊은 남녀와 같이 내렸다. 그는 우리들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보면서 친절하게 말을 걸어왔다.
‘어디서 왔느냐, 남쪽이냐 북쪽이냐, 이름이 무어냐, 직업이 무어냐, 자녀들이 몇이냐, 내 나이가 몇이냐, 자기들은 뭄바이에 사는데 휴가를 위해 왔다, 바가또르와 차뽀라는 아름다운 곳이다, 한국에도 이런 아름다운 해변이 있느냐.... 등등
질문공세가 대단하다.
우리가 차에서 내린 곳은 Chapora라는 마을의 입구이고 해변쪽으로 난 길을 계속 따라가면 바가또르비치가 나온다 하였다. 전면에 바라보이는 산의 성채가 Chapora Fort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우리는 우선 차뽀라 포트에 오르기로 했다. 그들은 숲속에 있는 어떤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면서 아주 친절하게 성에 오르는 길을 일러 주었다.
산이 낮아서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올랐다.
서양인인 노부부가 성(城)에서 내려오면서 반갑게 인사를 보낸다. 나는 서양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마주치면 밝은 눈빛으로 인사하는 좋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잘 되지 않는다.
산 정상의 성안은 공터였다. 성은 포르투갈 식민지로 있을 때 만들어진 것이라 하는데 아마 군사용이었던 것 같다. 성안은 잔디와 돌밭과 중앙에 근자에 만들어놓은 듯한 석물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성을 한바퀴 돌면서 사방의 경관을 바라다보았다. 성에서 내려다보이는 차포라 마을, 서남쪽으로 내려다보이는 바가토르 해변, 북쪽으로 바라다 보이는 차뽀르 해변의 아름다움을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에 감탄사만 연발할 뿐이었다...
우리가 성에 올라오자 어떤 젊은 사람이 다가오더니 친절하게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오렌지 주스를 내놓으면서 팔아주기를 강요한다. 얼마냐고 했더니 40루피를 달라고 하였다. 사지 않겠다고 했더니 이번에는 통사정을 한다. 30루피에 하나 팔아주었다.
성에서 바가또르 해변으로 내려왔다.
고운 모래사장에서 일광욕 즐기는 사람, 자맥질을 하면서 파도타기를 즐기는 사람, 모래사장에서 공놀이를 하는 사람들로 해변은 왁자지껄하다.
바가또르 해변은 남부고아의 꼴바와 베나울림의 해변처럼 해안선이 모래로만 연결된 것이 아니라 모래사장이 끝난 곳에는 커다란 바위들이 모래사장을 대신하다가 그너머로 다시 모래사장이 이어지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파도를 타고 바닷물이 들락이는 모래사장 그리고 파도소리를 크게 만들어주는 크고 둥근 바위들, 그리고 그 뒤로 한발 비켜서서 주위를 싸고도는 늘씬한 야자수들이 어우러진 별세계에 들어온 기분이다.
모래언덕 야자수 그늘에 앉아 우리도 별세계의 일부가 되어 바가또르가 베풀어 주는 향연에 참여한 영광과 즐거움도 가질 수 있었다. 아, 잊지 못할 바까또르 해변..................
바가또르 해변에서 안주나로 가는 버스 정거장까지 20분 이상을 걸어갔다.
안주나 해변 입구에 내려서 점심을 먹고 안주나 비치로 갔다. 햇볕이 따갑고 더워서 해변으로 내려가지 않고 야자수 그늘이 드리워진 길을 따라 수요일에만 열린다는 벼룩시장으로 가는 길을 따라 걸었다. 길을 따라 음식점과 기념품 가게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이 일으키는 먼지 때문에 야자수 그늘 길을 계속 걸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바닷가로 내려가서 모래사장을 걸어 갔다.
2km정도는 걸은 것 같았다. 벼룩시장은 야자수를 비롯한 울창한 수림(樹林) 속에 있었다. 벼룩시장에는 물건을 진열하는 구조물만 보일 뿐 아무 것도 없었다. 오늘 시장이 서지 않는 날이라 하더라도 문을 열어놓은 가게가 몇 개쯤은 있을 것으로 알았는데, 시장 안은 완전히 페허처럼 허허한 빈 공간이었다. 상품진열을 위한 대부분의 구조물들이 엉성하다. 그러나 상품진열용 구조물을 설치해 놓은 그 공간이 엄청나게 넓다. 무질서하게 구조물들을 설치해놓은 그 일대에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로 인하여 땅이 단단하게 굳어 있었다. 벼룩시장이 서는 날은 무척 혼잡하다고 한다.
(아침에 여관을 나올 때 여관주인이 안주나에서 벼룩시장이 서는 날은 날치기와 소매치기가 많다면서 시장에 갈 때는 항상 소지품에 신경을 쓰라고 주의를 주었다.)
우리는 벼룩시장 중간 지점에 있는 우물가에서 물을 깃는 여인들과 어린 아이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우리가 신기하게 보이는지 우리 주위를 떠나지 않는다. 그들과 함께 사진도 찍고 쪼콜랫도 주었다.
버스정류장에서 멀리 내려왔기 때문에 되돌아가는 길이 걱정이 되었다. 버스정류장을 찾아서 2Km이상을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우리가 걸어 나가는 길은 산책로로서 야자수가 늘어선 낭만이 넘치는 참으로 좋은 길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늙고 피로에 지친 우리부부는 괴롭고 힘든 길이 되었다. 게다가 오토바이가 끊임없이 질주하면서 매연을 안겨주어 짜증이 나기도 하였다.
마침 큰 길을 들어서자마자 맙사행 버스가 와서 쉽게 빤짐까지 올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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