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65세의 젊은이가 세게를 헤매댜<100>- 피사

어르신네 2007. 9. 27. 12:53
  


2006년 2월 13일(월) 맑음

 오늘은 우피치 미술관을 관람하려고 했으나 월요일은 쉰다고 하여 Prada 공장 직매장과 피사의 탑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아침 일찍 서둘러 여관을 나섰다. 피렌체 중앙역에서 로마 방향으로 1시간가량 열차를 타고 가서 M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Prada 직매장을 향하였다. 황량한 들판에 세운 공장직매장 앞에 제법 많은 버스와 자가용들이 주차해 있었다. 매장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고르느라고 복잡하였다. 물건 값이 생각보다 엄청 비쌌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주저하지 않고 물건을 골라서 수불부로 실어 날랐다. 그들이 물건값을 지불하기 전에 나도 무엇인가를 사야겠다는 다급한 생각에 225유로짜리 잠바와 125유로짜리 신발을 한 켤레 샀다. 분수에 넘는 일 같았으나 저지른 일을 어떻게 하랴! 그런데 물건을 잘 살펴보고 골라야 하는데 그 큰 돈을 주고 산 옷이 그만한 값어치가 되는지 자신이 서질 않아 마음이 개운치를 않았다.

피렌체로 돌아오니 2시가 다 되었다. 역 앞에서 3.5유로짜리 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였는데 푸짐하고 맛이 있었다.

프라다 직매장에 같이 갔던 자매는 로마로 가고 남학생은 저녁에 밀라노로 떠난다고 하였다. 나는 그들과 헤어져 Pisa로 갔다.

3시 30분 경에 피사로 가는 열차를 탔다. 해가 기우는 쪽으로 기차가 따라가는 것으로 보아 피사는 피렌체의 서쪽에 위치한 모양이다. 5시가 되어서야 피사 역에 도착하였다.


피사는 이탈리아 중 토스카나 지방 피사 주의 주도로서 리구리아 해(Ligurian Sea)에서 약 10㎞ 떨어진 곳에 아르노 강을 끼고 있다.  피사는 지금도 대주교관구이며 중요한 철도 교차점이며, 경공업의 발달로 도시가 번창해졌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크게 파괴되어 풍치가 줄어들었으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사의 사탑을 보기 위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피사는 BC 180년 이후 로마 제국의 식민지가 되었으며, 313년에 그리스도교 주교관구가 되었다. 중세 동안 이곳은 강성한 토스카나의 도시국가이면서 활발한 상업 중심지였다. 11세기에는 이슬람교 침략자들에 대한 대항에 앞장섰었으나 1406년에는 내분으로 피렌체인들에게 정복되었다. 그뒤로는 쇠락하여 토스카나 지방의 일개 도시로 명맥을 이어왔다.


피사의 기차역에서 두오모 대성당까지 걸어서 20여분정도 걸린다고 하여 시내를 구경할 겸 걷기로 하였다. 그러나 30분 이상 걸렸다. 두오모 대성당에 도착할 무렵에 해가 그 유명한 <피사의 사탑> 중간 위를 비추고 있었다.

오늘은 이탈리아를 떠나기 전에 <피사의 사탑>은 꼭 보고 가리라는 생각에 무리하게 찾아왔는데, 운명이 다 된 것 같은 모습의 사탑이 일몰과 맞물려 있고 지금 이곳을 찾아온 나 또한 인생의 황혼에 접어 든 것이 묘하게 관련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녘으로 기우는 해가 안간힘을 다하여 보내주는 붉은 빛을 쓰러질 것 같은 사탑에게 안타까운 마음으로 비춰주는 것 같았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말을 남긴 이곳 피사의 출신이며 과학자인 갈릴레이(Galileo Galilei:1564~1642)의 시험(당시에는 물체가 무거울수록 빨리 떨어진다고 믿었는데, 갈릴레이는 사탑에 올라가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직접 증명해 보였다.)으로도 피사의 탑은 유명하다.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하여 사탑과 두오모 대성당을 알뜰하게 보지 못하고 외관만 보고 돌아와야 했다. 두오모는 피사의 로마네스코 양식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건물로 내부는 죠반니 파사노의 설교단(Pulpilo), 6개의 기둥과 조각으로 장식된 지주로 구성되었으며 중앙 조각은 신앙 희망 자애를 상징하며, 세례당은 우아한 원형으로 12~15세기에 지어졌다고 한다. 피사의 탑도 유명하지만 두오모와 세례당 납골당도 굉장한 볼거리인데 안타깝게도 껍데기만 돌아보았다.

 

6시 30분경에 피사 중앙역을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7시 40분경에 피렌체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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