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2월 15일(수) 흐림
늦게 일어나서 9시 30분경에 아침식사를 하였다. 2명의 한국여인들이 더 투속하였다. 날씨가 잔득 흐리고 안개로 인하여 전망이 흐렸다. 베네치아의 경치가 아름답다는데 안개가 시야를 가려서 좋은 구경거리를 놓친 것 같았다.
무라노 유리 박물관을 구경하고 돌아와서 두깔레 궁전과 성당을 관람하고 시간이 남으면 다른 섬을 둘러볼 예정이었으나. 11시경에 여관을 나섰기 때문에 너무 늦어서 성당과 다른 섬들은 둘러보지 못하였다.
24시간을 탈 수 있는 승선권을 사서 산 마르꼬 광장 부두에서 승선하여 베네찌아의 특산품인 유리 공예품 공방이 모여 있는 무라노 섬으로 들어갔다.
배를 타고 좀 트인 바다로 향하여 나간 배는 뭍 가까이 붙어서 항진하면서 여러 곳의 정류장에서 승객들을 승하차 시켰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섬들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그런데 안개가 심술을 부려서 시야를 방해하여 무척 속상했다. 만나는 섬들마다 예뿐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고 나무들도 아름답게 가꾸어 놓아 마음을 끌었다. 날씨가 궂고 물결도 좀 높아서 배가 요동을 쳤다. 하지만 항해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다. 배가 이동하면서 보여주는 경치를 좀더 잘 보려고 배의 난간에 서 있으니 바닷바람이 차가웠다. 그래서 객실로 들어가니 창에 붙은 물기와 안개로 인하여 밖을 내다보기가 답답하였다. 그래서 다시 난간으로 나와서 지나가는 섬들을 바라보았다.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광경들이었다.
무라노 섬에 내려서 골목으로 들어서니 길가 상점들은 전부 유리공예품들로 진열해 놓았다. 박물관에 들어가지 않고 거리의 상점에 진열해 놓은 유리제품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섬에 온 값어치는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기묘묘한 형상과 색상들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 다리를 건너 유리박물관을 찾아갔더니 오늘 수요일은 쉬는 날이란다. 나는 매사가 이 모양이다. 정보를 꼼꼼히 챙기지 못하고 이렇게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그러나 섬과 섬을 잇는 배의 이동 경로를 따라 새롭게 전개됐던 광경과 무라노 박물관으로 가는 노변의 유리공예품 상점에 진열해 놓은 예술상품들을 본 것으로 오늘 무라노 관광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자위했다.
오후 2시가 지나면서 무라노 섬을 떠나 3시경에 산타 마르꼬 광장 바로 전역에서 내렸다. 두깔레 궁전을 향해 걸어서 가면서 주변 경관을 보기 위해서였다. 해변 쪽으로는 놀이 시설들과 음식점들이 길가는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조금 걸어가니 그 유명한 “탄식의 다리”가 보였다. 이 다리를 건너 프리지오니 감옥으로 가면 다시는 볕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죄수들이 한숨을 지으면서 건넜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라 한다. 여행 책자에 소개된 내용으로 보아 굉장히 크고 무시무시한 느낌이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건물과 건물 사이를 연결해 놓은 조그만 다리였다. 그러나 잔악한 인간사의 일면을 간직한 다리라서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 다리를 넘어가면 지옥이라니까~.
‘탄식의 다리’를 보고 바로 두깔레 궁전으로 들어갔다. 입장료11유로.
3층으로 올라가니 미술관이었다. 나는 무엇인지 모르고 무턱대고 올라갔는데 서양 사람들이 입구에서 수수료를 내고 빌린 카세트에 이어폰을 연결하여 귀에 꽂고 작품 설명을 들으면서 감상하였다. 나는 작품을 잘 살피지도 못하고 대형 그림의 구도와 색상 그리고 천정화 등에 감탄만 하면서 대충보고 나서 사람들을 따라 다음 전시실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전투에 쓰였던 칼과 창 방패 그리고 각종 총기류들을 전시하였다. 박물관이나 궁정에 들어가면 으레 총기류를 비롯한 각종 무기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서양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였나 보다. 침략 전쟁, 그리고 약탈.....
‘백인들이 오늘날 선진국이라고 하여 뽐내고 있는 것은 사람을 죽이는 저런 무기를 만들어서 타 종족을 침략해서 죽이고 빼앗은 물건들을 바탕으로 부를 누렸기 때문일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칼들을 보는 곱지 않은 나의 시선은 힘없는 자의 비겁하고 소심한 몸 사리기인지 모르겠다.
두깔레 궁을 나오니 벌써 5시가 자났다. 성당문은 열려 있었지만 성당 박물관 입장은 마감이 되었다. 그래서 종루와 성당 외곽을 돌아보고 민박집으로 왔다. 오후에는 부슬비가 계속 내렸다.
민박집에는 낮에 또 한국여인 2명이 들었다. 한국 여인들은 정말로 대단하다. 혼자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또 그들의 돈 씀씀이도 나와는 비교가 되지 않게 잘 쓰고 다니는 것 같다. 밖에 나가서 맥도널드에 가서 빵 하나로로 저녁 식사를 하고 들어왔다. 그런데 저녁식사는 주지 않는다더니 수재비국을 끓여 새로 들어온 여자들과 함께 먹고 있었다. 나도 조금 얻어먹고 내가 사온 맥주를 한잔씩 나누어 마셨다. 젊은 여인들이 자기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로 보아 대단한 술꾼들인 것 같았다.
민박집에서 야간 투어(Tour)를 해 준다고 하여 따라 나갔다. 어저께 저녁에 나 혼자 갔던 리알도 다리의 야경을 보고 산 마르꼬 광장으로 갔다. 리알도 다리는 원래 목조였는데 16세기말에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했다고 한다. 베네치아의 상징 가운데 하나로 군함이 드나들기 쉽게 다리의 가운데를 높게 만들었다고 한다.
산 마르꼬 광장은 사순절 시작 직전에 실시되는 베네치아의 축제를 위하여 구조물을 설치하느라고 어수선하였다. 그리고 무슨 기념탑인지 그것도 수리중이라서 흰 천으로 포장을 하였다. 게다가 안개가 깔려 사진에 담을 피사체가 잘 보이지 않았다. 다시 광장에서 부두로 나갔다. 바다 저쪽에서 섬들은 화려한 빛을 뿜어내고, 부두에 줄지어 매어놓은 곤돌라들는 부두에 설치해 놓은 수은등의 조명을 받으면서 일렁이는 물결에 따라 춤추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오늘 저녁에는 여관주인의 안내에 따라 베네치아 야경의 색다른 면을 살펴볼 수 있었다.
민박집에 돌아와서 다른 투숙객들이 사온 포도주와 민박집에서 내놓은 술을 새벽 1시30분까지 마셨다. 여자들이 주량이 대단하였다. 나는 뒷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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