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롱베이(Ha Long Bay)
2009년 3월 22일 (일) 구름 흐림 하롱베이 - 짙은 구름
5시 전에 하노이 역에 도착하였다. 날이 새지 않아 어둠이 그대로 깔려 있어서 역사(驛舍) 안에서 기다렸다가 날이 밝아지면 여관을 찾아가려고 역사 안으로 갔더니, 너무 혼잡할 뿐 아니라 잠시도 그곳에 있을 만한 곳이 못 되었다.
여관을 찾아가려면 Hang Be 거리로 가야하는데 가는 길에 가로등도 시원치 않고, 거리는 가로수가 그늘을 깊게 드리우고 있어서 걷기에 적당할 것 같지 않았다. 그렇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역에서 나와서 Hang Bong 거리로 들어섰더니, 의외로 새벽부터 오가는 사람들이 많고 차량들도 많이 다녔다.
여관을 정해 놓은 것도 아니고 이른 아침에 여관 문을 열어 놓았을 것 같지도 않아서 호안끼엠 호숫가 벤치에 앉아 쉬다가 날이 밝은 다음에 여관을 찾을 양이었다. 호숫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체조도 하고 워킹도 하였으며, 나처럼 열차에서 내려 여관으로 가지 않고 이곳 벤치에 와서 앉아 있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벤치에 앉아 날이 밝아지기를 기다렸다.
날이 밝은 다음 호숫가를 한 바퀴 돌고 프린스 57이라는 여관에 방을 정하였다. 구석방이라서 다른 방을 요구했더니 지금은 빈 방이 없다는 것이었다. 여행사에 맡겨둔 짐을 찾아서 여관에 챙겨 두고 아침 일찍 하롱베이 투어에 가야 했기 때문에 아침에 다른 여관을 찾아 나설 시간이 없어서 그 방으로 정하였다.
하노이의 날씨가 흐렸다. 하롱베이에 가면 바다이니까 좀 다르겠지 하고 희망적인 기대를 가지고 갔다. 하지만 하롱베이에 도착했을 때 바다에는 해무가 짙게 깔려 시계(視界)가 100미터도 미치지 못할 것 같았다.
하롱베이 선착장 - 날이 궂고 안개가 있어도 바다로.........
선착장에서 Borja 커플을 또 만나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그들은 하롱베이에서 3~4일 묵었다가 훼로 갈 것이라 하였다. 같이 찍은 사진들을 서로 메일로 주고받기로 하였다. 그리고 여행 코스가 비슷하니까 어디에선가 또 만나기를 기대하면서 서로 다른 배에 올랐다.
스페인사람들 - Borja 커플
하롱베이를 찾는 이유가 푸른 바다에서 수영을 즐기기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그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섬들이 점점이 이어져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해 놓은 절경을 보면서 즐기는 곳이라는데 오늘은 그런 모습들이 해무에 묻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니 부풀었던 기대가 물거품이 된 기분이었다. 배가 섬 가까이 다가가면 섬의 밑무분은 보이지만 윗부분은 안개에 묻혔기 일쑤였다. 기대가 컸던 만큼 너무 실망스러웠다.
배에서 삼성전자 직원들을 만났다. 하노이 출장을 왔다가 일요일이라 하롱베이 구경을 왔다고 하였다. 그들과 함께 유람선을 타고 하롱베이 섬 사이를 유람하다가 점심때에는 그들이 산 ‘다금바리 회를 것을 얻어먹었다. 선상(船上)에서 삼성 직원들과 함께 생선회와 Tour agency에서 제공한 점심을 먹은 후 동굴 관람을 하였다.
동굴 입구에서 --- 노르웨인 여인과
동굴에서 나와서
동굴 속이 넓고 여러 가지 색의 전등빛깔에 비춰진 환상적이고 거대한 종유석 기둥이 여기저기 버티고 서 있어서 웅장한 궁전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색전등에 비친 동굴의 종유석
다시 배에 올라 섬 사이를 돌아 뭍으로 나왔다. 하롱베이에 대한 너무 큰 기다가 실망으로 바뀌긴 했지만 삼성 직원을 만나 우리나라에서는 먹기 어렵다는 비싼 다금바리 회를 얻어먹었고, 하롱베이에서 안개 속에 언뜻언뜻 나타난 기암기석 몇 개를 본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안개 속에 신비를 감추고 제 모습을 들어내지 않은 하롱베이, 안개가 원망스럽고 참으로 미웠다.
하노이로 돌아와 방에 들어가니 방이 습하고 환기가 잘 되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샤워를 하려니까 물이 너무 뻣뻣하여 잘 씻기지도 않았다. 아침에 이 방을 좀더 살펴보고 정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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