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다녀왔습니다
몽골사람들 입는 옷 입어 봣어요!
여행 카페의 모임인 "드라이빙 해외여행"에서 주관한 "몽골여행에 참여하였다.
이런 동호회에서 주관하는 여행에 참여하는 것이 처음이라서 공항의 집합장소에 내 자신을 드러내기가 좀 어색하였다.
그리고 이번에 참여한 회원들이 비교적 고른 연령층이 참여하였으나, 아무래도 팔팔한 젊은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상운님과 나는 너무 늙은이들이라서 주책스럽게 끼어들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은 금년에 칠순을 맞은 나보다 5년 연장자이신 상운 님이 있어서 내가 나이를 운운한다는 것이 그렇기는 하다. 상운님과의 나이 차이 때문에 나는 연령적으로 조금 묻혀지낼 수 있었다.
(사실 여행이 끝나고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우리의 일정이 참으로 대단하였다.
상운님이 그 높은 연세에 젊은이들도 혀를 내두르며 힘들어 했던 행로를 거뜬히 소화해 내셨다.
10여일을 연소가 제대로 되지 않은 자동차가 뿜어내는 기름냄새,
굴곡이 심한 초원의 비포장길을 보통 하루에 10시간 내외를 덜커덩거리면서 달리던 푸르공,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물론 마지막에 울라님이 낙타에서 낙마했던 사고는 있었지만 그 사고 때문에 전체적으로 우리들의 여행이 차질을 가져오진 않았다.)
푸르공을 타고 가면서, 숙소로 배정 받은 게르에서, 혹은 여행지의 어느 곳에서 나는 잘 해보겠다는 마음은 가졌지만 폐를 끼치는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혹은 회원들에게 특히 젊은 회원들에게 심리적으로 부담스런 일을 만들어주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었다.
여행을 하는 동안 실은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한 존재였음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나는 불편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 했는데 회원들이 내색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은연 중에 가까이 하기에는..... 그런 존재였음을 ..... 그러나 회원들이 듣기 좋은 말만 골라서 말씀을 해 주어서 감사하였다.
사실 나는 좀 주책스럽게 몽골을 배낭여행하려고 여러 번 시도해 보았다. 그러나 몽골여행에 대한 자료도 충분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여행했던 지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은 정도로 너무 독특한 지역이라서 몽골에서의 배낭여행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몽골 배낭여행에 대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마침 "드라이빙"에서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마련하였기에 선듯 참여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번 몽골 여행이 더할 수 없이 값지고 소중한 여행이었다. 그래서 "드라이빙 여행"에 감사드리고, 이 카페가 더욱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동호인들을 이끌어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번 여행은 낯선 사람들끼리의 만남이라서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나는 혼자 여행을 해온 버릇 때문에 내 편견과 여행 버릇이 이런 단체 여행에서 일탈된 양상으로 나타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래서 무척 조심하였다. 그런데 내 가벼운 입이 다른 사람들의 귀에 거슬리는 것이 많았으리라.
이번 드라이빙에서 주관한 몽공여행에서는 고른 연령층과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모든 것을 털어내고, 열흘 간 한 식구가 되어 함께 값진 시간들을 가졌다. 함께 해 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8월 1일)
오후 4시 30분에 인천 공합에 집합하여 여행에 관한 간단한 브리핑을 받고 회원 상호간 간단한 소개가 있었다. 카페 동호인이 행하는 해외여행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인데다가 여행에 참여한 카페 동호인들이 모두 처음 대하는 면면들이라 생소하고 좀 어색한 기분도 들었다. 그러나 매일 새벽 마을 뒷산을 함께 오르는 상운님을 동행하게 되어서 의지가 되었다. 몽골여행이 시작 되는 시간이라는 설레임과 기대를 가지고 출국 절차를 밝았다. 그리고 7시 10분 출발하는 대한항공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비행기는 몽골 울란바타르에 도착하여 현지의 밤 10시경에 입국 수속을 마쳤다. 몽고 여행의 사전준비를 하기 위해 미리 와 있던 총책인 허 여사가 우리 일행을 맞아 주었다. 그리고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라 오늘 밤에 묵을 호텔로 향하였다.
몽골 첫째날(8/2)
어제 늦은 밤 징키스간 공항에 도착하여 공항에서 30여 km의 거리에 있는 울란바타르 시내로 들어와서 Voyage Hotel에 투숙하였다. 공항에서 밤중에 이동하였기 때문에 주변상황이 파악되지 않았다. 이른 아침 모닝 콜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다음 행선지로 떠나기 위하여 바삐 움직여야 했다. 호텔식당에서 몽골식 메뉴의 조반을 먹는데 처음 대하는 음식이라 조금 낯설기는 하였지만 내 입에는 그런대로 먹을 만하였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시내에서 번두리 지역 같았다.
첫날 묵었던 호텔
식사를 마치고 여관에서 짐을 들고 나오니 10일 동안 우리를 태우고 다닐 푸르공 6대가 길에 죽 늘어섰고, 푸르공 기사들과 가이드들이 푸르공 앞애서 우리를 맞아주었다. 기사와 가이드들의 생김새가 우리와 너무 닮아 친숙하게 느껴졌다. 상운 님이 우리는 5호차를 타자고 하여 배낭을 5호차에 실었다. 5호차 가이드가 다가와서 자기 이름은 "오유카"이고 5호차 기사는 "더커"라고 소개하였다. 여행 초입에 상냥한 오유카의 친절이 고마웠다.
출발 직전 호텔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푸르공
푸르공 기사들
우리는 서둘러 푸르공에 올랐다. 오늘의 종착지(destination)인 아마르바야스달갈란트를 향하여 출발하다 시가지를 벗어나기 직전에 은행 앞에서 정차하여 여행지에서 사용할 돈을 환전하였다. 환전을 마치고
환전하던 곳
시내를 막 벗어나자마자 푸른 초원과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들과 목동의 말몰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평야와 산들이 어느 한 곳도 예외를 두지 않고 한결같은 초록물결을 이뤘다. 목동들이 초원을 달리며 말몰이 하는 모습을 텔레비와 같은 매체를 통하여 보긴 하였다. 그러나 나는 몽골에 대한 것은 대부분 상상의 세계가 지배한다. 텔레비전을 보기 전에는 내가 상상했던 몽골은 불모지 땅에 풀이 듬성듬성나고 자갈과 같은 돌무더기가 산재한 아주 척박한 곳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지배해 왔다. 물론 몽골의 국토가 넓어서 어느 한 곳을 특정 지어 몽골의 지형이나 기후와 같은 것을 획일화하여 말할 수는 없다. 우리의 여행 지역은 몽골의 극히 일부 지방이다. 즉 울란바타르 서북지역 홉스골을 중심으로 하는 여행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얘기하는 것은 극히 제한 된 지역의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유행가에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와 같이 꿈으로나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을 내용으로 담은 노래가 유행 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 몽골에 와서 보니 실제로 몽골 사람들은 "저 푸른 초원에서 그림같은 게르를 짓고 정다운 님들과 함께 정말로 정답게 살고 있는" 것 같았다.
8월 2일 점심을 먹은 식당
현지 시각 1시경에 어느 지점에서인가 행길가에 있는 KAPAKE Restaurant에서 점심을 먹었다.
몽골은 유적지를 중심으로 하는 관광이 아니라 자연을 관광하는 것이라 하였다. 울람바타르를 벗어나서 지금까지 포장도로를 달려오면서 전후좌우로 펼쳐졌던 풍치는 자연이었다. 우리는 그 자연을 보려고 온 것이다. 조금 전에 지나갔던 초원이 다음 장면에서, 또 그 다음 장면에서도 계속되는 것이었다. 우리는 한번 봤던 장면이 거듭 되면 쉽게 식상하는 버릇이 있다. 그런데 몽골의 초원은 그게 아니었다. 새롭게 전개되는 초원이 볼 수록 더 보고 싶고 눈길을 떼고 싶지 않았다. 초원 한가운데서는 소와 말과 양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오후 3시경에 비양걸이라는 도시를 지나갔다. 비양걸을 지나면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산마루 부근에서는 안개가 피어올랐다.
산마루 부근에 안개가 피어오랐다
비에 젖은 초원에는 드문드문 보이는 몇 채의 게르들이 행길로부터 저 멀리 떨어져서 조그맣게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하였다.
오후 4시경 포장 도로에서 내려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아마르바야스갈란트 사원으로 가기 위하여 비포장길로 들어섰다. 아마르바야스갈란트로 들어가는 길은 정비되지 않았는데다가 또 비가와서 질척거렸고 어떤 곳에서는 차가 튀기도 하고 심하게 요동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체가 공중으로 튀면서 좌우로 흔들어대는 차의 리듬을 도저히 맞출 수가 없어서 지칠 수밖에 없었다. 몸이 지치기는 했지만 마음만은 그대로 살아 있었어 마냥 즐거웠다. 전후좌우로 펼쳐진 비에 젖은 초원은 신선했고, 새롭게 새롭게 나타나는 초록세계의 풍치가 사로 잡은 마음을 놓아주지 않았다.
차량 한대가 고장이 나서 수리하느라고 뒤처졌다. 고장난 차량을 수리하는 동안 우리 일행은 차에서 내려 초원으로 뛰어들어가서 초록의 품속에 몸을 맡기고 어린 아이들마냥 무척들 좋아했다. 날씨가 흐리고 빗방울까지 떨어지는데 자연의 순수함에 안기는 그 모습들이 너무나 밝았다. 마냥 이 초원에 몸을 맡겨두고 싶었다. 이 아름다운 초원에 담궈놓은 발을 빼어 덜덜거기리고 달리는 차속으로 옮기는 것이 왠지 서운했다.
이 지점에서 아마르바야스갈란트로 가기 위하여 우측으로 난 비포장길로 들어섰다
비포장 도로의 어느 고개에 올라서 잠시 휴식
비내리는 비포장길의 힘든 여정이었지만 좌우의 초원이 펼져놓은 초록의 세계에 마음들이 흠뿍적셔졌다.
비가와서 질척거리는 비포장길
자꾸 바뀌는 풍경에 넋을 놓고
울란바타르를 출발하여 11시간 만에 오늘의 목적지 아마르바야스갈란트 사원에 드디어 도착하였다.
- 아마르바야스 갈란트 사원 사원 뒷산에 올라서 본 풍치 -
드디어 오늘 아침 울란바타르에서 8시 조금 지나서 출발하여 오후 7시을 훨씬 지나서 오늘의 목적지인 아마르바야스갈란트 사원에 도착하였다. 아마르바야스갈란트 사원이 풍기는 분위기가 지금까지의 오만 피로와 불만을 맑끔히 덜어 주었다.
"편안한 즐거움"리란 뜻을 가진 아마르바야스갈란트 불교사원은, 몽고가 청나라의 지배를 받을 당시에 청나라 황제 옹정제의 명령에 의하여 몽고불교지도자 쟘마바자르를 기념하기 위하여 세웠다. 이 건축물은 몽골 전통건축형식을 기초로 하여 중국양식으로 건축되었으며 1736년에 완공되었다. 중국의 영향을 받았던 증거로 한자 현판들이 보이기도 하였다. 이 사원은 처음에는 40개의 건물이 있었는데 스탈린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파괴되고 지금은 28개의 건물만 남아 있다.
우리 일행은 1시간 정도 사원을 둘러보고 몽골인들의 전통 가옥인 게르로 이동하였다.
배정받은 게르에 짐을 풀고 정말로 꿈처럼 게르에서의 첫밤을 보내게 되었다. 밤에는 기온이 내려가서 난로에 불을 지펴야 했는데 거미산님과 바둑짱님이 밤잠을 설치면서 불씨를 살려 편안한 밤을 보냈다.
아침에 게르의 뒤산에 올라 바라본 종탑
아마르바야스갈란트 사원 뒷산 봉우리에 있는 어위 (이런 어위는 몽골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어위는 우리나라의 마을 입구에서나 신령스런 소나무나 바위에 각종 천이나 색등을 달아놓고 기도를 드리는 토속신앙고 비슷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묵었던 게르
사원 뒷산의 스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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