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몽골 5.

어르신네 2010. 9. 6. 14:10

무릉  ---> 화이트 랙

 

(8월 / 7일) 

무릉에서 화이트 랙으로 이동하였다. 오늘은 3호차를 탔다.

무릉의 게르에서 09시에 출발하였는데 오늘이 몽골의 10일 여정 중에서 가장 험난하고 힘들게 이동한 날이었다.

무릉에서 화이트 랙으로 가는 길은 울란바타르에서 들어오던 길이 아니었다. 울란바타르에서 무릉으로 들어오던 길보다 훨씬 열악한 길이었다.

무릉 시가지를 벗어나자 푸르공은 정남향으로 계속하여 험준한 산길을 힘겹게 올라갔다. 산길을 올라 고개를 넘고 초원을 달리다가 또 높은 고개를 향하여 올랐다.  어떤 산자락에는 나무들이 울창하게 숲을 이루었고, 또 어떤 곳은 붉은 속살이 약간씩 드러난 초지였다. 남쪽으로 내려 갈수록 산지에 숲의 면적은 줄어들고 민둥산 같은 초지 산들이 많이 보였다.

 

10시경 푸르공이 힘겹게 고갯마루에 올라서자 통나무로 지은 듯한 집들이 몇 채가 있고 거기서 여인들과 어린이들이 뛰쳐나왔다.

고갯마루에서 여행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고갯마루에 올라 잠시 쉬는 동안 아이들과 같이 사진도 찍고, 가게 들어가서 물건을 사는 사람도 있었고, 또 한국에서 가지고 온 간단한 선물을 아이들에게 건네주는 사람도 있었다.

고개에서 다시 푸르공을 타고 가파른 고갯길을 내려 갔다.   

 

 푸르공이 고갯마루로 힘들게 올라왔던 엄청 가파른 길

 

 고갯마루의 어린이들과 함께

고갯마루의 순박한 어린이들

 

11시40분 경이었다. 지금까지 말성없이 달려오던 푸르공 중에 하나가 고장이 난 모양이다. 우리는 푸르공에서 내려 고장이 난 차를 고칠 때까지 고갯마루에서 거미산님이 사 가지고 온 몽골 맥주를 마시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이 광활한 대자연의 품에서  마시는 맥주 맛은 기막히게 좋았다. 게다가 주변에는 지천으로 피어있는 꽃밭이다. 꽃 속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기분.... 그러나 차가 고장이 나면 5분도 안 되어서 고치고 다시 출발신호를 보내니까 또 금방 일어나야 하는 것이 아쉽기도 하였다.

 

꽃이 지천으로 핀 곳에서 맥주를 마시다

 

1시가 다 되어갈 무렵, 넓은 분지의 풀밭 속으로 푸르공들이 줄지어 들어가서 섰다. 피크닉 시간이라 하였다.

우리가 차에서 내린 곳은 풀밭이 아니라 꽃밭이었다. 이곳에서는 희고 붉은 꽃들도 많지만 보라꽃이 중심이었다.

기사들과 가이드들이 우리의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모두 점심먹을 생각보다는 꽃밭에서 노닐고 싶어했다. 또 꽃밭을 어떻게 하면 근사하게 사진에 담을까 하고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아주 진지했다.  

점심은 김밥 하나에 라면이었다. 풀밭 위에 깔아놓은 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데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기 때문에, 차 안으로 들어가서 점심식사를 해결하였다. 우리를 차 안으로 들여보내고 난 후, 기사들과 가이드들은 비를 맞으면서 뒷정리를 하였다. 정리를 마치고 비를 맞으면서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 우리 모두는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없었다.   

 

점심을 먹었던 곳

 

점심을 먹고 나니 비가 멎었다. 

지천으로 핀 꽃받에서의 피크닉을 끝내고 푸르공을 탔다. 길이 험하여 차가 많이 요동쳤다. 

피그닉 장소에서 1시간 30여분 분지의 초원을 달리다가 높은 고갯길을 올랐다. 

고갯마루에서 내렸다. 고갯마루에 세워놓은 표지판이 있는데 오래 되어서 글씨가 지워져 보이지 않았다.      

산마루에도 꽃이 지천으로 피었다. 높은 지대라서 산 아래로 펼쳐진 경관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고갯마루 저 앞으로는 높고 낮은 산들이 겹겹이 이어졌고  그 산과 산 사이에는 초원으로 이루어졌다. 

이곳의 유목민들은 산과 산 사이의 초원을 이동하면서 유목 생활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더니 굵은 빗방이 내렸다.

우리는 황급히 차에 탔다. 푸르공은 급한 경사면의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이후 비는 간단없이 내렸고 푸르공은 험한 빗길을 달렸다. 

험준한 고개를 오르는 길 

 고개에서 내려가는 길 

 꽃이 지천으로  핀 고갯마루에서 아름다운 주변 경관을 사진에 담는 일행들

 

글씨가 보이지 않는 간판을 세워둔 높은 고갯마루에서 내려와 초원길을 달리다가 또 크고 작은 산들을 넘고 넘어 오후 네 시경에 제법 수량이 많은 강을 건너야 할 목조 교량을 만났다. 안전 문제로 사람들은 차에서 내려서 걸어서 다리를 건넸다. 사람들이 다 건넌 다음에 푸르공이 한 대씩 차례로 아슬아슬하게 목조 교량을 건넜다. 푸르공들이 조심스럽게 다리를 건너는 동안  어떤 분들은 저 초원을 걸어보고 싶다면서 다리를 건너와서 계속 걸어갔다. 푸르공들이 모두 건너온 후에 다시 차에 올랐다. 

 

내 초등학교 시절 개울 건너 마을 아이들이 다니던 목조 교량의 모습이 떠올랐다.  

개울건너의 아이들은 학교에 오려면 큰 내를 가로지른 다리를 건너야 했다. 그 다리는 여름 장마철이 되면 어김없이 떠내려갔다. 그러면 그 마을 아이들은 물을 건너지 못하여 학교에 오질 못하였는데 결석으로 처리하지 않고 출석으로 처리하였다. 나는 그때 그 마을 아이들이 은근히 부러웠다.   

 

 

  목조 교량

 목조 교량을 건너서 만난 마을 맥주와 안주를 사서 차에 올랐다 

 

강을 건너서 차를 타고 한참 달려온 곳은 조그마한 소읍이었다.

우리는 차에서 내려 상점에 들려 맥주도 사고 간식거리도 샀다.

다시 차에 올라 마을 뒤로 난 길을 따라 올라 가는데 심한 진창이라서 푸르공이 힘들게 그 진창길을 빠져나왔다.

 

어느 산간 마을 앞을 지날 무럽 사람들이 천연 과일로 만든 잼을 들고 길가에 나와서 팔았다. 

이런 오지에서 관광객을 상대로하는 상행위가 그들의 순수성에 흠결을 주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했지만, 그런 나의 생각은 어쩌면 나의 오만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연이고 사람이고 오염 되지 말고 순수성이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그들을 지나치고 나서야 좀더 많이 팔아주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자연산 과일을 팔려고 행길 가에 나와 섰는 아이들 - 많이 팔아주지 못하여 우리가 미안한 마음이었다

자동차 길을 막고 가는 양들

 비가 와서 물이 불어난 내를 건너는 자동차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험난한 초원길 

비는 오고 

저 여성분은 어디 갔다가 오는가요? 

 

3호차 기사는 어딜 그리 급하게 뛰어가나요?

 

오후 7시 무렵부터 우리는 산간지방에 들어서서 높은 곳으로만 계속 오르고 있었다. 비가 끊이지 않았다. 길이 엉망진창이었다. 푸르공이 30분 이상을 질벅거리는 산길을 오르느라고 쩔쩔맸다. 산길을 올라온 곳은 넓은 분지였다. 그리고  비내리는 전방에 하얀 호수가 보였고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것이 화이트 랙이었다. 그리고 좌측 산에는 눈이 내려 산봉우리가 하얀 눈으로 덮혔다. 

 

말그대로 오늘은 고난의 여정이었다. 

하이트 랙의 게르에 도착했을 때에는 사람들마다 지친 표정들이었다.

그러나 모두 자신들이 이 어려운 여정을 무사히 소화해 낸 것을 만족하였다. 

내 마음은 잠자리에서도 몽골의 대자연에서 빠져나오지 못 하고  초원에 머물러 있었다.

몽골이 아니면 어떻게 이런 고생을 사서 할 수 있겠는가.....   

한편 화이트 랙과  산봉우리에 내린 눈을 보면서 새로운 정경에 대한 호기심과 설레이는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렸다. 

 

오늘은 남자 7명이 모두 같은 게르에서 자야 했다.

그런데 다운로드님이 무릉에서부터 몸살기운이 있었는데 오늘 여정이 무리하였던지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난로 가까운 침대에서 자도록 했느데,... 빨리 나아 원기를 찾기를..........

 

비가 내리는 화이트 랙

 

산꼭대기에는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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