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34. 꼴까따(6)<도마뱀>

어르신네 2016. 2. 19. 17:35

34. 꼴까따(6)<도마뱀>

<도마뱀>

 

새벽에 눈을 뜨니 방안 담벼락에 도마뱀이 슬금슬금 기어 다닌다.

‘저놈이 이쪽으로 내려와 내 침랑 속으로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 하고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더 내려오지 않고 천장 밑을 계속 맴돈다. 일어나서 쫓아버릴까?

아니야 여기는 인도인데, 그들도 생명체인데, 나에게 직접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굳이 그를 놀라게 할 필요가 없지...... 그리고는 눈을 감아 잠을 더 청하였다.

그런데 도마뱀 생각을 버리고 잠을 자려고 애써보았지만 감은 눈 속에 그놈의 도마뱀이 생생하게 나타나서 이리저리 종횡무진으로 다니고 있는 게 아닌가?

아무리 떨쳐 내려하여도 도마뱀이 마음속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실제로 도마뱀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 보려고 눈을 떴다.

아! 이놈이 내게로 살금살금 기어내려 오고 있는 게 아닌가?

나는 정신이 바짝 들었다. 방어의 자세를 취하고 좀더 가까이 오면 어떻게 할까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방향을 바꿔 내 머리 쪽 벽으로 기어오른다.

그리고는 내 머리 쪽 방향의 건너 방과 우리 방 사이에 만들어 놓은 틈을 통하여 저쪽 방으로 사라졌다.

 안도의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도마뱀이 사라진 틈을 한참동안 보았다.

넘어가서 아주 다른 곳으로 사라지기를 바라면서............

그런데 이놈이 다시 우리 방으로 넘어오고 있지 않는가!

게다가 한 놈을 더 끌고 오는 게 아닌가? 한 놈이 더 넘어오더니 두 놈이 벽과 찬장을 기어 다니는 속도가 빨라졌다.

한 놈이 갑자기 내얼굴 바로 위의 천장에 딱 멈추어 있다.

아, 저놈이 발을 헛디뎌 내 얼굴에 떨어지면 어쩌지?

나는 극도의 긴장감에 그놈을 뚫어지게 노려보고 있다.

도마뱀도 내가 저를 노려보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을까?

내가 몸을 일으키자 내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는지 천정과 벽이 맞붙은 곳에 만들어놓은 공기창을 통하여 사라졌다.

그 후 도마뱀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오늘 새벽은 도마뱀과 씨름을 하며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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