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47. 자이뿌르

어르신네 2016. 2. 19. 22:10

47. 자이뿌르


2005년 3월10일 (목) 맑음  9시 15분에 여관 앞에서 나오니 오토릭샤가 대기하고 있다가 우리를 맞아 준다. 2시간에 80Rs로 계약을 하고 City Palace로 갔다. City Palace의 규모가 아주 클 것으로 생각했는데 관람료 180루피를 받는 장소치고는 규모가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제거르(Jaigar) 관람료가 포함된 금액이긴 하지만, 우리의 일정(日程)이 제거르를 소화할 것 같지 않아 암베르와 제거르 관람은 포기하기로 하였다. 제거르와 암베르 관람을 포기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건강과 기동성을 생각하지 않을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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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 팔라스(Cituy Palacd)


우리는 씨티 팔라스를 구경하고 나와서 하와 마할 앞의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여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Main Bus Stand에 들러서 내일 아침 8시 15분에 출발하는 Jodhpur행 버스표를 예매했다.

자이뿌르가 벌써 관광비수기로 접어들고 있는 시기라서 그런지 여관에 빈방이 많았다. 아그라에서도 빈방을 많이 보았는데 자이뿌르는 좀 더한 것 갔다. 사실 씨티 팔라스를 관람하러 들어온 관광객의 수효도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한산했다.


큰 거리에 나서면 자전거 릭샤와 오토틱샤 왈라들이 자기 것을 이용해 달라고 졸라댄다. 그들의 처지가 그렇게 해야 할 정도로 절박해서 그러하겠지만 여행자에게는 정말로 귀찮고 성가시다. 게다가 구걸하는 사람들은 몸을 건드리거나 옷을 잡아끌기도 한다. 오죽하면 그러하겠는가 하는 측은한 생각이 들고 동정도 갔다. 이 도시가 그런 일면을 지닌 도시라는 것을 생각하고 인내하면서 다녀야 했다.


내일 아침에 먹을 간단한 요기를 위하여 과일은 샀다. 같은 물건인데 장소에 따라 값이 들쭉날쭉하다. 포도의 값이 하와 마할 앞에 있는 시장에서 1kg?(or 500g?)에 20루피라고 한 것이 버스 정거장 앞에서는 25루피, 여관 앞 골목에서는 40루피를 달라고 하였다. 그런데 여관 앞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행상들처럼 마이크를 사용하며 골목을 누비는 채소장사는 30루피를 달라고 하였다.


우리 부부는 오늘 만났던 인도인들에게서 대부분 따뜻하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를 태워준  오토릭샤왈라는 인상도 좋아보였지만 우리를 태우기 전에 우리가 앉을 자리가 혹시라도 불편을 느끼게 하는 것은 없는가하고 살펴보았고, 옆에 스쳐가는 차에 부딪힐 것을 염려하여 손잡이 이외에 다른 곳을 잡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하였다. 씨티 팔라스 관람을 마치고 나왔을 때 우리는 다른 곳은 더 관람하지 않고 하와 마할 앞에서 시장 구경이나 하겠다고 하였더니 그러면 약속한 2시간이 넘을 수도 있으니 시간 내에 오라고 하였다.

우리는 눈앞에 나타난 풍물에 이끌려 이름을 알 수 없는 시장골목을 무작정으로 들어갔다. 비단이 주류를 이루고 금은세공점 각종 보석과 장신구점이 이어지더니 좀더 나가니 식료품 및 야채시장이 나타났다.

돌아다니다가 시간도 어지간히 된 것 같아서 되돌아오려고 하였는데  오토릭샤가 있는 하와 마할로 가야 할 길의 방향을 놓쳤다. 나는 그때 꺾어서 들어온 길의 방향을 완전히 잊어버린 것이다. 아내는 우리가 왔던 길이라면서 되돌아가기를 고집하는 길은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한 방향대로 가자고 고집을 부리다가 아내와 길거리에서 언성을 높였다. 인도인들에게 구경거리가 되지 말고 내가 가자는 길로 가자고 하였더니 아내도 고집이 어지간하여 내말이 먹히지 않았다. 지나가던 호기심 많은 인도인들이 우리부부가 서로 언성을 높이는 것이 아주 재미있는 양 가던 길을 멈추고 지켜보는 게 아닌가!

나는 그때 젊잖아 보이는 인도인에게 하와 마할로 가는 길을 물어보았더니 그가 하는 말을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들어갔던 시장골목은 아주 혼잡 곳이었다. 그런 곳에 들어갈 때는 사전에 지리를 잘 파악해놓거나, 잘 아는 사람과 동행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우리는 무조건 큰 길로 나왔다. 그 때였다.

하와 마할 앞 공터에서 우리를 기다리겠다던 오토릭샤 왈라가 우리를 향하여 달려오는 게 아닌가? 그는 우리가 시장구경을 하겠다고 하니까 오토릭샤를 길가에 세워두고 우리를 사뭇 뒤따랐다고 한다. 나는 구세주를 만난 것 같았다. 그런데 오토릭샤는 내가 고집하던 방향도, 아내가 고집했던 방향도 아닌 아주 엉뚱한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다, 좁은 골목길을 벗어나 오토릭샤가 다시 들어선 큰 도로는 내가 되돌아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던 바로 그 길이었다. 그는 큰 길로 나와서 바로 Main Bus Stand로 안내해 주었다. 그와 예약했던 2시간을 조금 넘겼다. 그는 예약금액 80루피 이상을 요구하지 않았다. 우리는 감사한 마음에 10루피를 더 주었다. 

고집 때문에 아내와 나 사이에 끼였던 검은 구름을 친절하고 푸근한 마음을 가진 오토릭샤왈라가 걷어주었다. 그런데 아내는 아직도 내가 고집했던 방향에 대해서 수긍하지 않는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조드뿌르 행 버스를 예매하려고 매표소를 찾았 때의 일이다. 조드뿌르행 매표소가 어디에 있는지 대합실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더니 그는 맞은편을 가리켰다. 우리가 좀 어리둥절해 하니까 소매를 끌면서 그리로 직접 안내해 주는 것이 아닌가? 혹시 무슨 대가를 바라고 하는 행동은 아닌지 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는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를 도와주었다.


점심 식사를 하러 갔던 음식점도 값은 좀 비싼 편이었지만 음식이 깔끔하고 맛도 있고 사람들이 공손하고 아주 친절하였다. 아내도 지금까지 다녔던 식당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식당이라고 칭찬하였다. 여관과 좀 멀리 떨어진 곳이었지만 저녁식사는 일부러 이 식당에까지 와서 하였다.


언제 어디서나 마음을 우울하게 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미소를 짓게 하는 것도 있다. 짜증나게 만드는 일이 있는가 하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많다. 모든 것은 내 마음의 상태에 따라 결정되는 것 같다. 남이 좋아하는 것을 나는 그렇지 않게 느낄 수도 있으니까..... . 릭샤왈라, 장사꾼 그리고 거지들은 여행자와는 땔 수 없는 관계이다.  그들과 관계 속에서의 인도 특히 짜이뿌르라는 도시가 나를 우울하게 했다가 미소짓게 하기도 하고 짜증났다가도 짜증낼 수 없게도 만들었다.

                                 

  

하와마할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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