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51.자이살메르(Jaisalmer)로

어르신네 2016. 2. 21. 12:36

 51. 자이살메르(Jaisalmer)로


2005년 3월 14일 (월) 맑음.

주인남자 Joshi가 일찍 일어나서 우리의 출발을 지켜봐 주었다. 그는 언젠가 또 만났으면 좋겠다면서 잘 가라고 문 앞까지 나와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내는 이집 할머니와 작별인사를 나누지 못하고 가는 것이 섭섭하였던 모양이었다. 할머니는 아직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고 하여 그냥 나왔다. Joshi는 우리가 타고 갈 버스가<Bombay moter>에서 운영하는 디럭스 버스라고 했다. 그리고는 주방장을 시켜 오토릭사를 타는 곳 까지 짐을 날라주게 하였다.

30Rs를 주고 오토릭샤로 버스 스탠드까지 왔다. 날씨가 가뭄 탓인가 사막지대라서 그런지 거리에는 먼지가 뽀얗게 일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여 버스에 올라 앉으려 하니 좌석에도 먼지가 뽀얗게 앉았다. 버스 청소를 하지 않았거나 이 지역이 사막지대라서 먼지를 청소로 감당할 수 없어서 그렇거나 어쨌거나 자리에 앉기가 거북할 지경이다.

 

오늘 자이살메루 행 버스는 비교적 시간을 잘 지켜주었다. 그러나 버스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도 사람을 싣고 내리는 일이 잦고 가끔 어느 지역을 지날 때는 초만원 버스가 되기 일쑤였다.

8시 30분에 출발한 버스가 10분을 지나서 Jodhpur 시내에서 외곽지대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외곽 지대는 얕은 산들이 보이는데 산에는 나무가 드문드문 서 있는데 수종(樹種)이 다양하지 않고 거의 단종(單種)만으로 이루어진 듯싶다.

외곽지대로 들어서니 커다란 낙타가 끄는 수레가 많이 보이고 소들이 한길을 어슬렁거리는 일이 자주 빚어져 차의 진행에 방해가 되곤 하였다.

좀더 외곽지대로 들어서니 석재상(石材商)들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이어서 석재가공 공장과 채석장이 연이어 나타났다. 이 지역의 대부분 채석장은 산을 허무는 게 아니라 땅 바닥(평지)를 파고 들어가서 채석을 하고 있었다. 이 지대는 거의 붉은 암석인데, 그 석재 채취 면적이 실로 대단하다. 버스로 가도 가도 계속 채석장이 이어지고 있다.

행길 옆으로 채석하여 쌓아놓은 것을 보니 그 양이 어마어마하였다.

그리고 채석장에는 기계보다는 많은 인력이 소모되는 모양이었다. 많은 남녀 인부들이 채석장 이곳저곳에 몰려 있었다.


버스가 출발한지 1시간이 가까운 9시 30분경에는 끝없는 평원이 펼쳐지기 시작하였으며 그 평원의 많은 부분은 황무지로 버려져 가시나무와 선인장 그리고 이름 모를 풀들이 듬성듬성 나 있고, 경작지로 사용된 땅의 대부분은 추수가 끝난 지 오래고 건기(乾期)라서 그런지 붉은 흙이 파종을 기다리거나, 밀 혹은 유채를 재배하고 있다. 이 지역에도 밀농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보였다.

그리고 맞은편에서 오는 버스가 종종 지나가는데 승객들이 위험천만에 버스의 지붕위에 가득 타고 가는 것이 보였다. 신기하기도 하고 위험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버스가 달리는 길에는 가끔 염소 떼가 나타나거나 소들이 떼 지어 가거나 길을 가로지르는 경우 버스의 지붕에 앉은 사람들이 안전에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미치자 그런 버스를 만날 대마다. 마음이 조였다.


그리고 조드뿌르나 자이살메르가 파키스탄과 가까운 지역이고 전에 군사 총돌이 있었던 지역인 탓에 도로에서 군용트럭 행렬을 자주 대할 수 있었으며 자이살메르 가까운 지역에는 대부대가 주둔한 것도 목격되었다.

또 이 지역으로 들어서면서 눈에 띄게 낙타가 많았으며, 불모지와 같은 사막 밭 여기저기에 듬성듬성 서 있는 가시 나뭇가지에 붙은 시답지 않은 잎을 뜯느라고 긴 목을 늘어뜨린 낙타의 모습이 가엽게 보이기도 하였다.

그 사이를 공작새가 그 화려한 날개를 펴고 맴도는 모습도 보였다.

11시 50분경에 Pokaran이란 도시에 도착하였다. 사막지역이라 그런지 도시가 온통 먼지를 뒤집어 쓴 것 같다. 아마 바람이 일어 모래먼지가 날아다녀서 그런 모양이다.

다시 버스는 출발하여 황량한 평원지를 달린다. 그렇게 많이 달려왔는데도 끝없는 평원은 계속된다. 메마르고 불모지로밖에 생각되지 않는 곳에 민가가 심심찮게 들어서 있고 염소 떼와 소떼를 만날 수 있으며 또 경작지도 보인다. 경작지 가운데에는 밀이 한창 익어가고 있었으며, 어떤 곳에서는 스프링클러를 이용하여 작물을 재배하는 곳도 보였다.

그러나 차창너머 사막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고달픈 잔흔(殘痕)들이 엿보이기도 하였다. 한낮 뙤약볕 아래에서 붉은 천으로 몸을 휘감은 아낙내들이 모래밭 땅을 파는 모습, 소떼나 양떼를 끌고 가는 사람, 일에 지친 몸을 그늘에 의탁하고 있는 모습, 나뭇단을 머리에 이고 가는 여인들의 행렬들은 강렬한 햇볕이 머문 메마른 사막 속에 아련한 그리움을 서리게 하였다.

차창 밖으로부터 열사의 뜨거운 바람이 차창 넘어서 안으로 파고 든다. 13시 30분 자이살메르까지의 거리가 15Km라는 입간판이 보였다. 멀리  자이살메르성이 보였다. 예정된 시간내에 도착하였다. 버스가 자이살메르 버스스탠드에 도착하기 전 20분쯤 되는 지점에서 일군의 젊은이들(삐끼?)이 오르더니 명함을 돌리는데 여관 안내서였다. ‘Lonely planet’에서 버스로 자이살메르를 갈 때 경계해야할 대상으로 소개된 삐끼들의 행태는 보이지 않았다. 여행안내서에 의하면 이들에 대한 소문이 좋지 않게 나와 있다. 이제는 그들(삐끼)도 자신들의 잘못된 여행객 유치행태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반성과 자정의 노력으로 자이살메르의 좋지 못한 이미지를 바꾸려고 하는 것 같았다.


차가 Stop에 도착하자 조드뿌르에서 예약한 여관 사람이 들고 있는 안내표지가 보였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그들이 가지고 나온 지프에 올라서 바로 여관 Namaste에 도착하였다. 직원들이 친절하였다. 조드뿌르 코시 여관의 Joshi와 얼굴모습이 판박인 젊은이가 우리를 환대하여주었다. 우리가 묵을 방의 안내를 받고 바로 짐을 정리한 다음, 점심을 먹기 위해 옥상에 있는 식당으로 올라갔더니 완전히 찜통이다, 점심을 시켜먹고 방으로 왔는데 속이 심상치 않다.

이곳 자이살메르에서 4일간 묵기로 하였다. 15~16일(2일간)은 사막 사파리, 17일은 자이살메르 성 관람 및 휴식, 18일 저녁에 뉴델리로 출발하는 일정을 잡았다. 아내에게 무리한 일정이 아닌지 모르겠다. 아내는 사막사파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더니 무척 호기심이 쏠리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나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말도 안타본 사람이 그 커다란 낙타를 타고 사막길을 잘 갈 수 있을지....... 사실은 나도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 그러나 이정도의 어려움은 이겨내어야 한다. 약한 모습을 아내에게 보여서는 안 된다. 그런데 자꾸 몸이 무겁다.

18일 저녁에 자이살메르에서 출발하는 뉴델리행 기차를 예약을 하였는데 대기표를 받았다. 여행자가 많은 모양이다. 18일에는 꼭 가야 할 테인데.....

역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이 어두워서 여관을 찾느라고 애를 먹었다. 우리가 든 여관의 간판은 보이는데, 들어가는 길이 애매했다. 그래서 옆에서 놀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 여관으로 들어가는 길을 물었더니, 그녀석이 ‘그 여관에 내 친구가 있다’고 하면서  친절하게 앞장을 섰다. 여관에 도착하더니 손을 내미는 게 아닌가? 5루피를 주었더니 50루피를 달란다. 참으로 엉뚱한 녀석이었다. 어이가 없어서 ‘돈을 줄 수 없다. 너가 아니어도 찾아올 수 있었다.’고 정색을 하고 버티고 앉았더니 그 조그마한 녀석도 문에 붙어서서 물러서질 않았다. 여관직원과 한참 얘기하더니, 10루피 받아가지고 갔다. 고녀석 참으로 맹랑한 녀석이었다.

여관을 나설 때는 그 여관의 정보(전화번호 주소)를 가지고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깜빡했던 것이다. 그랬더라면 고 맹랑한 녀석에게 당하지 않았을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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