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65세의 젊은이가 중동과 동유럽을 헤맸다<25>--쉬라즈(Shiraz)에로--

어르신네 2006. 6. 19. 21:39

 


<쉬라즈(Shiraz)로

2005년 10월 27일(목) 맑음


어저께 저녁 에스파한에서 쉬라즈로 오는 버스의 좌석이 좀 옹색하고 불편했으나, 어저께 낮에 정신없이 많이 걸었던 덕분에 차에 오르자마자 금방 깊은 잠에 떨어졌었다. 눈을 뜬 시각은 새벽 3시였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두 차에서 내려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고 앉았다. 내가 탔던 밤차는 날이 밝아 해가 뜬 다음에 차쉬라즈에 도착하는 차이다. 그래서 이곳 이슬람 사람들은 라마단 기간에는 해가 떠 있는 시간에는 금식하는 관습 때문에 해가 솟기 전에 음식을 미리 먹어 두려고 그러는 모양이었다.


Shiraz에 도착하여 Darya Hotel에 숙소를 정하였다. 숙박비 50,000R을  40,000R로 깎았다. 테헤란에서 만났던 일본인이 쉬라즈의 다랴 여관에 대하여 좋지 않게 평을 한 것을 생각나서 다른 곳을 물색해 볼까 했으나, 한 이틀만 묵을 건데 아무 곳이면 어떠랴 싶어 그냥 들었다.


여관에 도착하자마자 입었던 옷을 벗어 빨았다. 방이 2인실이라서 공간이 넓고 사워실이 딸려 있어서 좋았다. 오전은 빨래를 하고 쉬다가 손녀들에게 엽서를 부쳤다.


오후에는 Arg-e karim Khan만 들러보았다.

Arg-e Karim Khan은 정사각형의 성채로서 성채의 네 귀퉁이에 원통처럼 생긴 탑을 세웠는데  그 중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독특하게 눈길은 끈 그 하나는 인포메이션 오피스 바로 앞쪽에 있는 탑이다. 언뜻 보면 탑전체가 우측으로 상당히 기운 듯하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피사의 사탑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그 탑 바로 앞에 다가가서 살펴보니 좌측은 탑의 윗부분에서 아래쪽으로 경사면을 이루고 우측은 일직선을 이루었다. 그런데 조금 물러서서 바라보면 탑 전체가 우측으로 기울어진 것처럼 보였다.

이 성체는 Zand 시대에 Karim Khan이 에스파한의 Chehel Sotoun에 버금가도록 계획했던 왕궁 안뜰(Royal Courtyard) 부분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보아온 중동의 모든 성채나 모스크의 벽(壁)의 뚜께는 견고하고 크다. 이 성채 역시 벽의 뚜께가 2m정도는 되는 것 같다. 성채 안에는 귤나무를 많이 심었다. 그리고 귤밭 중앙에 장방형의 풀(Pool)이 출입구에서 맞은 쪽 센터 부분으로 가로 질러 있어 운치가 있다.

출입구에서 좌측으로 들어가면 코너에 방이 하나 있는데, 그 방의 중앙에 조그맣고 예쁜 풀(Pool)이 하나 있고 사방으로 아름답게 모자이크한 측실이 하나씩 있는데 바닥은 아름다운 대리석을 깔았다.

그리고 성채 안 곳곳이 이슬람인들의 기도장소로 넓은 공간 바닥에 카펫을 깔아놓았다. 입구 우측에는 각 실을 통로로 연결하고 그 안에 근세의 쉬라즈의 발자취를 담은 사진을 전시했다. 그 사진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어떤 죄인을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화형을 시키기 직전의 장면이었다. 그리고 밀수를 하다가 발각된 사람, 강도질하다가 잡힌 사람과 훔친 물건들 등이 눈길을 글었다.


이곳 역시 사막지대인데, 도시를 에워싸고 있는 산들은 보기 민망할 정도로 나무 한 포기 보이지 않는 삭막한 풍경이다. 그러나 시내의 거리와 공원은 숲으로 우거졌다. 지금까지 이란의 모든 시가지에서 보아왔던 것처럼 시내의 도로변에 수로를 만들어 흐르게 하고 그것으로 가로수나 잔디에 물이 스며들게 장치를 해 놓은 것이다. 석유가 많이 생산되는 나라니까 호수나 강에서 동력을 이용하여 물을 끌어들여 사막을 옥토로 만들어가는 것 같다.


이곳 쉬라즈 사람들의 얼굴 모습이 테헤란이나 에스파한 사람들과는 좀 달라 보였다. 눈 가장자리가 두둑하여 눈의 형태가 좀 달라 보였다. 그리고 테헤란이나 에스파한 사람들은 얼굴 색깔이 아주 흰데 여기 사람들은 약간 그렇지 않게 보였다.<내가 잘못 본 걸까?> 나라가 크니까 각 지역별로 그 종족도 다르고 생활습관이나 풍습이 조금씩 틀릴 수는 있을 것이다.


어저께 에스파한에서 그 도둑놈에게 백 달러를 날치기 당했던 일이 자꾸 떠올라 마음이 자꾸 불편해지려는 것을 억지로 눅이느라고 힘들었던 하루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그 생각도 지워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