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코타이
2009년 2월 27일(금) 맑음
아침 7시에 삼센 로드로 나가서 3번 버스를 타고 북부터미널로 갔다. 8시 40분에 출발하는 쑤코타이 행 버스는 오후 4시 조금 지나서 수코타이 시외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Siri Baan Thai G,H의 지배인 팝이 아침 일찍 일어나 나의 쑤코타이 가는 일을 도와주었고 수원의 이 양도 아침 일찍 일어나 배웅해 주었다.
나이를 먹었다고 대접 받는 것이 미안스럽기도 하였지만 한국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살가운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양은 이름이 점순이였는데 어려서 또래로부터 많은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법원에 개명 신청을 하였고 변경 판결을 받아 개명했다고 했다. 나는 그녀에게 어설프게 ‘점순’ 예찬론을 폈더니 그녀도 막상 개명을 하고 나니 점순이라는 이름에 정이 느껴지더라고 했다.
어쩌면 점순이라는 이름은 촌스럽게 느껴지고 공들어서 지은 이름이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남아 선호 사상과 태어난 여아에 대한 섭섭함이 만든 이름일 수 있겠고, 혹은 신체에 유난히 띄는 점을 특징으로 하여 공들이지 않고 붙인 이름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이름 속에 우리의 삶이 녹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점순이라는 이름 속에는 순박함 순수함 정겨움이 스며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여간 어제 저녁은 점순이란 이름이 소재가 되어 술을 마시면서 유쾌한 시간을 보냈었다.
이 양이 아침 일찍 일어나 고맙게도 골목길까지 나와서 배웅해 주었다.
버스가 방콕 북부 터미널을 출발하여 북쪽지역으로 달리기 시작하였다.
끝이 보이지 않는 벌판과 노변에 나타난 광경들은 남쪽 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이 보였다. 남쪽지방의 독특한 가옥 구조, 도로를 가로질러가는 가축 떼들, 가옥 주변에서 숲을 이룬 이름을 알 수 없는 남쪽 지방에서만 자라는 나무들이 모두 신기하게 보였다.
쑤코타이에 도착하여 TR Guest house에 숙소를 정하고 시장 주변을 돌아보았다.
도시의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은 것 같다.
타이족이 중국운남에서 몽고의 침략을 받아 남쪽으로 이주하여 1238년에 세운 최초의 국가가 쑤코타이였다.
그리고 이곳 쑤코타이라는 도시는 잍뜨라딧 왕(King Intradit)에 의해 건립된 쑤코타이 왕조의 수도였다.
이 왕조의 3대 왕인 람캄행(King Ramkhamhaeng)에 이르러 문자가 창조되었고 영토가 확장되었으며 스리랑카로부터 불교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안산에서 왔다는 청년을 만나 함께 쑤코타이 야시장(夜市場)을 돌아보았다. 시장에 들어가는데 외국인들에게는 20B씩 입장료를 받았다. 우리나라의 재래시장과 흡사하며 쑤코타이 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안산 청년이 라오스를 다녀왔는데 태국에서보다 경비가 더 들었다고 하였다. 나는 라오스에서 사용할 경비를 아주 작게 책정해 놓았는데 걱정이 된다. 그 청년으로부터 라오스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었다.
TR Guest House는 일본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한국인들도 많이 이용한다고 하여 이 여관에 투속한 한국인을 찾아보았더니 여학생 한명만이 투숙중이라고 하였다.
요즈음 한국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서 해외여행의 수가 부쩍 줄었을 개연성이 많고, 또 시기적으로 인도차이나 지역에 대한 여행 시즌이 끝나가는 때라서 그런 것 같다.
2009년2월28일 (토) 맑음
역사공원을 관람하려면 햇살이 따갑지 않은 아침에 갔다가 오는 게 좋다는 여학생을 말을 듣고 아침 일찍 여관을 나섰다. 여관 앞에서 쌩태우를 타고 8시에 역사공원에 도착하였다.
역사공원 앞에서 자전거를 대여하여 역사공원을 돌았다.
걸어서 다녀도 충분할 것 같은데 괜히 자전거를 빌려서 거추장스럽기만 하였다.
대부분의 서양 사람들은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녔다.
쑤코타이 역사공원의 불상들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쑤코타이 역사공원은 유네스코 세계 문하 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다.
쑤코타이는 ‘행복의 아침’이란 뜻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 쑤코타이 역사공원 주변 풍치가 아름답고 푸근함을 곁들인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춘 곳인 것 같기도 하다.
역사 공원 중에서 ‘갓마하탓’이 이 역사공원의 중심지가 되는 것 같다.
불상과 종탑과 기둥들이 어우러져 있는 모양이 아름답고 이채롭다.
건축물은 파손되었지만 죽 늘어선 기둥과 벽돌 담장들이 당시의 영화를 말해주고 있다.
늘어선 기둥 안쪽 부처님 앞의 넓은 공간은 예배를 올리거나 설법을 듣던 장소였을 것 같다. 오랜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유물의 보존상태가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다.
왓 싸씨(Wat Sasi)에서는 스리랑카 양식의 종탑이 볼만하다하여 그것이 다른 것들과 구별되는 특징이 무엇인지 찾아보았지만 관찰력 부족으로 왓 마하탓의 것들과 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왓 싸씨에 있는 왓 뜨라파 응언의 조각이 볼만하다는데 그만 놓지고 말았다.
왓싸와이를 찾아 헤매다가 기운이 지쳐서 오늘의 쑤코타이 역사 공원 관람을 마감했다.
성벽 바깥 좌불상 프라 어쩌나(Phra Achana)가 있는 왓씨춤을 보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날이 너무 더워서 더 돌아다니기에는 무리일 것 같아 숙소로 돌아오고 말았다.
여관에 돌아와서 침대누어 오후 늦도록 잠에 취했다. 점심도 먹지 못하고.......
오늘 저녁에는 여관이 조용하다. 사람들이 다 빠져나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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