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

동남아 여행.16 - 호이안(Hoi An)

어르신네 2009. 6. 8. 22:59

호이안(Hoi An)

 

2009년 3월 27일 (금) 맑음

호이안에서는 올드 타운에 있는 볼거리를 종합입장권을 사서 돌아보았다.

호이안은 지리적으로 해상무역이 발달했던 곳으로 특히 중국과 일본인들이 이곳을 무역 지반으로 마을을 형성하여 거주했다.

 

호이안 올드 타운의 거리

호이안은 중국적인 요소가 많이 보였다

향우회관(Assembly Hallss)조주회관(潮)州會館), 복건회관(福)建會館) 등등 중국 상인들이 이 지역에서 막강한 세력을 지녔던 흔적이 역역하다.

종합입장권으로 들어가려던 몇 곳은 오늘 문을 닿았다. 시간을 잘못 택했는지도 모르겠다. 종합 입장권은 주제별로 다섯 곳을 찾아다니며 보는 게 일반적이다. 나는 다섯 곳을 다 돌아보지 못하고 너무 덥고 힘들어서 두 곳은 포기했다.

 

싸휜 문화박물관은 아주 작고 관리도 좀 허술해 보였다. 다 깨진 도자기과 그 파편들 그리고 사진 몇 개 총기류 등의 자료를 전시해 놓았는데 이 유물들은 2천년 전의 것이라고 한다.

 

싸췬 문화박물관에 있는 총기

 

그 옆의 일본다리는 호이안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라 하는데 밑으로 호이안 시내에서 흘러나오는 하수와 튜본 강물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1594년에 일본인들이 자신들과 중국인들의 거주지를 연결하기 위해 만든 다리라고 한다. 다리에 지붕이 씌워져 있는데 그 안에 사원이 있다. 사원 안쪽을 보았더니 들어오라 해 놓고 입장권 하나를 빼앗아 갔다. 무슨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다.

일본다리

 

일본 다리와 그 내부에 있는 중국 사원 모금함

 

다음에는 복건회관을 갔다. 중국 복건성의 상인들이 1757년에 지은 회관으로 공자를 비롯한 자기들의 조상신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복건회관 중국 복건성 상인들이 1757년 에 지은 회관  

 

 광동회관

 풍흥고가가

 

 

복건회관에서 나와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는데 도로의 차량통행을 차단하고 몸을 풀로 위장한 사람들이 도로를 질주하고, 또 어떤 사람은 모의 대포를 싣고 그물망과 풀로 자전거를 덮어씌워 도로를 질주하였다. 전쟁놀인가? ---아니면 우리나라의 예비군 훈련과 같은 것인가? 대부분 젊은 사람인데 개중에는 나이든 사람들도 보이고 젊은 여성들도 참가하였다.

 

갑자기 골목에서 모의 작전명령을 수행학하고 있다.

골목 여기저기에서 그들의 행동요령을 지시하는 사람의 지시에 따라 아주 민첩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주변을 수색하는 그들의 눈빛이 매우 날카로웠다. 관광객들에게 흥밋거리를 제공한 것인가? 글쎄, 그렇게 생각하기엔 관광객을 아랑곳 아니 하고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아주 진지했다.

 

구시가지의 볼거리도 서너 곳을 둘러보고 나니 피로가 몰려왔다.

투본 강 주변 경치가 좋아서 강변길을 걷고 싶었으나 햇볕이 강하고 그늘이 드물어서 강가 야자수 그늘에 앉아서 쉬었다. 햇볕을 즐기는 서양인들도 하나같이 야자수 나무그늘을 찾아들었다. 강가에서는 보트를 타라고 달라붙는 삐끼들이 많았지만 극성스럽지는 않았다. 오토바이를 탈 줄 알았더라면 오토바이를 빌려서 멀리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 좋았을 것을---. 

 

투본 강

투본 강에는 호화롭게 장식한 이런 배가 여러 개를 보았음 

투본 강변로에서 만난 소녀

투본  강 어구에 세워놓은 탑

 

다음에는 어선들이 들어오는 선착장으로 갔다. 어느 곳이나 이런 소규모의 어물 선착장은 시끌벅적하고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데 호이안은 좀 느긋해 보였다. 떠들썩하지도 않았고 일하는 사람들이 부지런히 물건을 나르기는 하지만 조용하였다. 더운 지방이라서 사람들의 마음도 늘어져서 그러한가?

 

호이안의  어시장

 

 

우리나라 섬진강 하구에서 나는 재첩과 생김새가 비슷한 것을 채취하여 파는데 진주처럼 반들거리고 매우 작다. 내 새끼손가락 손톱만도 못한 조개를 삶아서 그 안의 내용물을 꺼내 먹는데 그 내용물이 정말로 작기가 눈곱만하지만 맛이 있다.

어떤 집 앞에서 청년 둘이서 열심히 그것을 먹기에 이상스럽다는 표정으로 보았더니, 한 청년이 나에게 귤나무 가시를 하나 주면서 조개 속을 끄집어내어 먹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 맛이 달팽이와 비슷하였는데, 속을 꺼내는 것이 어둔해 보이니까 쉽게 끄집어내는 손동작을 보였다. 그것을 꺼내 먹으면서 한참동안 서로 웃었다.

 

작은 조개의 속을 껴내 먹었다

 

어시장을 뒤로하고 채소시장으로 갔다. 우리나라 채소시장과 별로 다르지 않았지만 남쪽지방에서만 재배가 되는 것이 많았다. 처음 보는 채소의 잎을 따서 씹어보았더니 어떤 것은 향긋하고 어떤 것은 역한 냄새가 나기도 하였다.

채소를 맛보는 나의 표정을 재미있다는 듯이 지켜보던 장사꾼들이 자기 가게의 채소를 하나씩 가지고 와서 나에게 맛보라고 드미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이 가지고 온 풀잎을 먹으면서 그들을 한참동안 웃게 해 주었다.

 

호이안 채소 시장

남아 있는 티켓으로 유적지를 마저 보고 돌아가려다가 골목을 질주하는 오토바이들이 내뿜는 매연이 싫어서 여관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여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행객이 다니지 않는 골목으로 들어가서 저녁에 먹을 빵을 샀는데 7,000동을 받았다. 아마 2천동은 외국인이라고 바가지를 씌운 것 같다. 그 여인의 표정에 그런 것이 보였다. 외국인들에 대한 장사꾼들의 덤터기 씌우기가 이 순박한 여인에게도 물들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여관에서 5시 30분에 나짱 가는 버스가 올 것이라 하여 대기하였는데 7시가 되어서야 버스가 왔다. 종업원의 말이 하노이에서 출발하여 오는 버스라서 정시에 도착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그러나 어떤 때는 아주 정확하게 제 시간에 오기도 한다고---

오늘은 쓸데없는 비용을 많이 들였다. 덥기는 했지만 음료수를 너무 많이 사서 마신 것 같다. 그것도 좋지 않은 콜라와 맥주를---

나짱 가는 차는 침대석인데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버스도 3의 2이상이 서양 여행자들이엇다. 버스에 오르자 땀 냄새가 코를 찔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