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하이데라바드(4) - 마지막날 1
오늘은 Kolkata로 가는 날이다.
아침 7시10분에 check out하고 바로 Secuderabad 역으로 갔다.
우리가 탈 기차는 저녁 5시 40분에 Secunderabad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배낭을 아예 씨끈드라바드 역에 있는 짐 보관소에 맡겨두었다가 찾는 것이 편할 것 같았다.
우리가 묵었던 여관에서 씨끈드라바드 역까지의 거리가 10km이상이 된다고 하였다.
씨끈드라바드 역으로 가는 길 좌측에 우리가 첫날 들렸던 Lumbini Park와 Hussain Sagar가 보였다.
룸비니 공원을 지나서 호수 옆길을 달리는 오토릭샤에서 잠간 내렸다.
후쎈 싸거르 한가운데서 아침햇볕을 받아 선명한 모습으로 서있는 불상을 잠시 바라보면서 사진도 찍었다.
릭샤왈라가 마음이 넉넉한 사람같았다. 시간이 좀 지체하는 것을 개의치 않고 느긋하게 우리의 하는 양을 지켜보고 있으면서 재촉하지 않았다.
첫날은 불상의 옆면만을 보고 돌아갔었는데, 오늘 씨끈드라바드로 가는 길목에서는 불상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아침 햇빛을 받고 서 있는 자비로운 불상이 햇빛을 받아 금빛으로 치장한 찬란한 아름다움을 누리에 비추고 있는 듯하였다.
짐이 없었다면 오토릭샤를 보내고 호숫가를 거닐면서 아름답고 자비롭게 보이는 불상을 보면서 시간을 즐기고 싶었다.
씨끈드라바드 역 주변은 아주 불결했다. 우리가 오토릭샤에서 내리자 수없이 많은 거지들이 우리에게로 달려와서 구걸을 호소하는 게 아닌가?
모두에게 베풀 수 있는 여유도 없거니와 그렇게 할 마음도 생기지 않았다.
늙고 힘들어 보이는 사람에게만 동정을 베풀고 나머지 어린 아이나 젊은 사람에게는 박절하고 냉정하게 그들의 요구를 뿌리치고 역사 안으로 들어가서 짐 보관소에다가 배낭을 맡겼다.
짐을 보관소에 맡기고 역사를 빠져나와 역전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였다.
오전에는 인디라 간디 공원(Indira Ghandi Park)에 들려서 쉬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오후에는 어저께 찾아갔다가 휴무일이라서 되돌아왔던 Salar Jung Museum을 관람하기로 하였다.
씨끈드라바드 역사에도 인파가 몰리는 복잡한 곳이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인디라 간디 공원에 가려다가 씨끈드라바드 역 부근의 시장 골목으로 가보았다.
아직도 가게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더 많았다.
아침 일찍 오토릭사를 타고 와서 내렸던 역사 앞의 주위는 아주 지저분하고 불결하게 느꼈는데, 주택가 골목으로 들어오니 주민들이 자기 집 앞 대로변이나 골목길을 말끔히 청소했거나 이제 막 청소를 하고 있었다.
지나는 길이 깨끗하여 기분도 상쾌하고 보기에도 좋았다.
그런데 깨끗하게 쓸어놓은 골목길을 소들이 어슬렁대면서 지나다니다가 배설물을 쏟아놓고 간 곳도 많이 보였다.
어느 골목길로 접어들었을 때 한 사람이 길 가장자리에 기구를 설치해놓고 옷을 다리미질하는 모습이 흥미롭게 보였다. 입에 물을 한 모금 물고 있다가 옷에 물을 뿜어내는데 흡사 옷에 침을 뱉어놓고 다리미질을 하는 것 같이 보였다.
우리가 그의 동작을 유심히 살피면서 재미있어 하니까 그는 더 신이 나서 열심히 다리미질을 해보였다. 다리미질을 하면서 우리에게 설명을 하였지만 우리는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였다. 그는 우리들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보였다.
다리미질 하는 옆에서는 이발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거리에서 이발하는 것을 지나가면서 흘끔 보기는 했지만 가까이서 서서 지켜본 것은 처음이다. 이발사의 자세는 정중하고 진지하였으며 마치 예술가가 작품을 만들 때의 정성스러움이 엿보였다.
등교하는 학생들과 일터로 출근하는 많은 사람들이 골목으로 쏟아져 나와 바쁘게 움직였다. 아름답게 정장을 한 젊은 엄마와 함께 등교하는 어린이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여 허락을 받아 사진을 찍었다. 여인은 아주 상냥하게 우리를 대해 주었으며 자기는 은행으로 출근하면서 등교하는 아이와 함께 집을 나서는 길이라 하였다.
인도의 야채시장은 우리나라의 재래시장과 같은 분위기를 풍겨서 정겹게 느껴졌다. 재래시장을 구경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씨끈드라바드(Secunderabad) 부근에 있는 야채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붐볐다.
야채시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겼다.
거기는 상인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다. 자기의 물건을 사라고 외치는 소리, 물건을 가지고 흥정하는 소리, 짐꾼들이 복잡한 통로로 물건을 옮기면서 길을 터달라고 외치는 소리, 지인들끼리 오래간만에 만나서 반갑게 담소를 나누는 소리들이 범벅이 되어 시장 안은 떠들썩하였다.
여기가 바로 우리의 삶의 현장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친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시장의 좌판에 벌여놓은 무우 감자 파 양파 고스래 등등 야채류가 있는 곳,
조금 색다른 곡식도 보이지만 쌀과 잡곡들을 파는 곡물상,
감자 고구마 등을 대량으로 쌓아놓고 파는 곳,
포도 바나나 야자수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과일을 파는 곳 등으로 엄격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그렇게 구분하여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사람들의 생김새만 조금 다르지 좌판에 앉아서 물건을 파는 사람이나
그것을 사는 사람들의 행태가 우리의 그것과 별로 다를 바 없었다.
우리는 포도와 바나나 그리고 양파와 당근, 피망 등을 샀다.
<마른 나무잎?을 팔고 있던 노인장>
<우리의 시골장터 할머니 같은 모습>
소들도 장사꾼들이 던져주는 과일껍질이나 당근뿌리 그리고 야채 등을 받아먹고 사람들 사이를 어슬렁대면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계획에 없던 야채시장 구경을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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